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 - 세계사 중심을 관통하는 13가지 질문과 통찰력 있는 답변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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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웠던 역사 수업은 시간순서에 따른 사건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는 것에 치중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연표외우기와 순서외우기에만 급급했고 딸딸 외운 연표를 가지고 단답형의 답을 찾는 훈련을 하는 식으로 역사를 공부했었다. 그러다보니 그 역사적 사건과 사건 사이에 놓여있는 상호연관관계나 인과성, 역사적 의미 등을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부족했었다. 그렇게 됨으로써 역사에 대한 지식은 단편적이고 제한적이 될 수 밖에 없고 역사적 맥락이나 사건의 배경, 당위성 등을 알기도 어렵고 전체적인 맥락을 잡기도 쉽지는 않았다.


[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는 기존의 역사 수업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배경을 살펴보며 역사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서 역사의 흐름과 맥락을 이해해본다. 또 만약이라는 가정을 통해 그 당시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기도 한다. 즉, '왜' 라는 질문과 '만약'이라는 의문으로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좀 더 탄탄하고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역사적 의미를 밝혀보려는 시도인 것이다. 이런 질문을 저자는 '역사의 급소'라고 표현한다. 아마 역사적 사건의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를 짚어보고 흐름을 이해하자는 의미에서 급소라는 표현을 한 것 같으네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지만 솔직히 그다지 와닿는 표현은 아니다.


통상 알렉산더 대왕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그리스 반도를 넘어 인더스강에 이르는 인류 역사강 가장 넓은 알렉산드리아 대제국을 세운 마케도니아의 왕국의 왕이다. 마케도니아의 확장은 알렉산더의 선왕인 필리포스 때부터 시작되었고, 필리포스가 아테네 연합군을 무찌르고 그리스 영역의 지배자가 된 것을 기반으로 알렉산더 대왕은 점점 영토를 넓혀갔다. 저자는 알렉산더 대왕이 세계정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오랜 세월 축적된 과거의 유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우선 마케도니아는 그리스에서도 변방이어서 무사 안일주의에 빠지지 않은 점, 필리포스에서 알렉산더로 이어지는 걸출한 영웅의 탄생, 그리고 인더스 문명과 오리엔트 상업망에서 시작하여 페르시아가 공들여 정비한 교역로를 아우르는 교통망 덕분이라고 말한다.


흔히 역사 시간 때는 누가 언제 영토확장을 이만큼 했다 라는 식으로만 배우기 때문에 그건 전적으로 개인의 업적으로만 생각하게 된다. 가령 광개토대왕, 알렉산더대왕 같은 능력있는 개인이 등장해서 개인의 능력으로 그런 업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저자도 말했듯이 그런 업적은 과거로부터 축적된 유산과 뛰어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역사 수업시간에는 그런 디테일한 부분은 알려주지 않고 오로지 한 영웅적인 개인이 모두 이루어낸 일처럼 배우기 마련이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역사의 진실을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말하자면 이런 부분이 저자가 말하는 역사적 급소인 것이다.


이런 내용을 들으면 한가지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알렉산더 대왕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후 그 거대한 제국은 여러 나라로 분열되었다. 그런데 만약 알렉산더 대왕이 오래 살았다면 제국은 분열되지 않고 넓은 영토를 오랫동안 제대로 통치할 수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이다. 더불어서 알렉산더 대왕의 영토확장이라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힘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내려온 유산과 잘 만들어진 시스템도 큰 역할을 했다면 알렉산더가 없더라도 제국을 움직이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을텐데 그러면 그렇게나 제국이 빠르게 몰락한다는 것이 조금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저자는 알렉산더 대왕이 살아있었더라도 광대한 영토를 질서정연하게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했을 거라고 말하는데 당시 마케도니아에는 영토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체제와 지식, 경험 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말하자면 정복과 지배는 또 다른 영역이라는 것. 진시황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중국을 통일할 후 법과 제도를 통일하고 문자, 도량형 등을 하나로 만드는 등의 통일시대에 맞는 여러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진왕이 죽자 진 제국은 순식간에 몰락했다. 심지어 통일왕조에 맞게 나름의 법과 제도를 시행한 진나라조차 한순간에 무너졌는데 그런 지식이 없는 마케도니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알렉산더 대왕이 살아있었더라면? 이라는 가정으로 역사를 말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를 흥미거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시대상황과 배경, 국제정세 등의 맥락을 통해 그 시대를 좀더 잘 이해하자는 시도인 것이다. '만약에?' '왜?'  '과연 그럴까?' 라는 여러가지 질문으로 당시의 역사적 사실들을 데이터로 하여 역사를 폭넓게 생각해보면 단답형의 질문과 답에서는 알 수 없었던 시대의 흐름과 배경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서 세계사를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게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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