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알수록 돈이 되고 볼수록 쓸모있는 수학이야기 - 기발한 일상 속 44가지 수학지식
마쓰카와 후미야 지음, 김지예 옮김 / 동아엠앤비 / 2022년 1월
평점 :
요즘 학교 교과 과정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수학이라는 과목은 어려운 공식을 써서 문제를 푸는 것에 불과했다. 졸업하면 아무런 쓰임도 없는 그저 수험만을 위한 시험을 위한 과목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학교에서 가르치는 수학이라는 건 그냥 계산과 문제풀이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수학적 사고가 얼마나 늘어나고, 얼마나 계산 능력이 향상될지는 모르겠지만 영어처럼 배워놓으면 일상 생활에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과목은 절대 아니었다. 그래서 써먹을 데도 없고 어렵기만 한 수학을 포기하는 사람이 속출했고, 졸업과 동시에 수학은 그렇게 멀어져갔다.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 사인·코사인은 배워서 뭐에 쓰느냐는 미도리의 질문에 와타나베는 체계적인 사고를 키우기 위한 훈련이 된다고 답한다. 그런데 그런 수학이란게 애매한 능력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알수록 돈이 되고 볼수록 쓸모가 있다니 과연 어떤 내용일지 상당히 궁금해졌다. 책에서는 우리의 사소한 일상이 모두 수학이 된다고 말한다. 다만 우리가 그것이 수학이었는지 인식하지 못할 뿐 수학 개념은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고 있고, 만약 우리가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일상 속의 수학지식을 이해하게 된다면 수학이라는 것이 쓸모가 있게 된다는 뜻.
[알수록 돈이되고 볼수록 쓸모있는 수학이야기]에서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수학 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집에서, 외출할 때, 쇼핑할 때의 3가지 상황으로 구분하여 총 44가지 테마로 산수나 수학 개념을 설명한다. 여러가지 수학 개념이나 공식을 제시하고 그 개념을 우리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상황을 산정하거나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서 거기 수학개념을 대입하여 설명하는 식이다.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계산도 계산이지만 수학에서 말하는 수학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탓도 있다.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니 그 뒤로 나오는 문제풀이는 당연히 못하게 되는데 그 어려운 수학적 개념을 일상의 상황 속에 던져놓고 쉽게 설명을 해주는 것이다.
수학을 다루는 형식은 어릴 때 자주 읽었던 과학 잡지 등에서 많이 보던 문제 형태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상황을 스토리가 있는 수학문제로 치환하여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학개념을 이해시켜주니까 같은 수학문제라도 크게 거부감이 없고 이해하기도 상당히 편하다. 물론 그 중엔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나는 상황'이 아니라 문제를 위한 문제도 존재한다. 하지만 BMI로 이상적인 체중을 계산하는 방법이라던지, 정당 지지율이 어떤 의미이고 얼마나 정확한지,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가는 것이 정말 이득이 되는지, 쇼핑센터에서 포인트 적립하는 것이나 고기 무게와 가격의 단위량 기준 같은 우리가 실제로 살면서 써먹을 수 있는 수학 개념도 배울 수 있어서 생각보다 은근히 유용하다.
사실 돈이 되는, 쓸모있는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수학책이 적지 않은데 실제로 '돈이 되고' '쓸모있는' 책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런 책들은 그냥 수학적 사고를 높혀준다는 수준에 그쳤는데 [알수록 돈이되고 볼수록 쓸모있는 수학이야기]는 단순히 수학적 사고에 그치지 않고 작지만 실생활에서 정말로 써먹을 수 있고,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꽤 있어서 정말 책의 제목에 부합하는 책이라는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3장 쇼핑할 때 편이 상당히 실용적이고 실제 생활에서 써먹기도 좋을만한 내용이 많아서 꼼꼼하게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앞의 집에서와 외출할때 편도 재미있고 도움되는 내용이 많다.
요즘처럼 주유비가 높을 때는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서 주유를 하게 되는데 정말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가는 것이 이득이 되는지도 알아본다. 보통은 그냥 싼 곳이 있으면 일부로라도 가서 주유를 하게 되는데 이왕이면 두 주유소의 ℓ당 주유비와 각 주유소 까지의 거리와 자동차의 연비, 주유하는 휘발유의 양을 전부 고려해서 단위량으로 계산하면 실제로 싸지만 멀리 있는 주유소와 가깝지만 비싼 주유소 어디에서 주유하는게 이득인지 수치상으로 확인해볼 수가 있다. 또 재미있는 내용으로 L사이즈 피자 2판과 M사이즈 피자 3판중 어느 쪽이 더 클지 계산해보는 것이 있다. 피자를 살 때는 보통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 안하고 대충 직관적으로 주문하는데 원의 면적을 이용하여 각각의 면적을 계산해보고, 가격과 비교해보면 싼 가격에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피자를 고를 수 있게 된다.
대선시즌이라 뉴스만 보면 매일 각종 여론조사지표가 쏟아지는데 조사기관마다 전부 결과가 제각각이라 어떤 것을 신뢰해야할지 애매해진다. 여론조사 표 마지막에 표본오차라던지 조사 내용이 나오기는 하는데 그런 수치에서 어떤 것을 읽어내고, 어떻게 감안해서 그 통계자료를 봐야할지 좀 난감할 때가 있는데 책에 나오는 통계 파트를 정독하면 지지율이 얼마인지 해석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여기서 배운 내용으로 요즘 나오는 각 언론의 대선 후보 지지율을 살펴보면 투표할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마트에 가면 고기를 팩에 담아놓고 파는데 양에 따라 당연히 가격도 달라진다. 이때 실제로 어느 팩을 사는 게 더 이득인지 따져보고 사게 되는데 보통은 g당 가격, 즉 단위당 가격을 계산해서 사게 된다. 보통 여기까지는 누구나 쉽게 생각하는데 그럼 얼마나 이득인지까지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이럴 때는 팩의 무게를 같게 만든 후 비교하면 조금 더 자세히 차이를 알 수 있다. 말하자면 같은 무게로 산정해놓고 가격을 빅하면 금액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게 되는 식이다. 또 마트에서 물건을 사다보면 할인을 두번 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한번에 일정 비율을 할인해주는 것과 그것을 나누어서 두번 할인해주는 경우 어떤 것이 이득이 될까?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수학적 사고를 키워주기도 하겠지만 알아두면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아서 한번쯤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