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컨의 신기관 - 근대를 위한 새로운 생각의 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손철성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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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로 유명한 베이컨은 데카르트와 함께 근대 철학 사상의 문을 연 인물로 꼽힌다. 베이컨은 자연 과학적 지식의 유용성을 강조하였는데 자연을 알고 지배함으로써 더욱 윤택한 인간 사회의 삶을 이룩하고자 한 것이 베이컨의 목적이었다. 그리고 베이컨의 이는 사상은 중세의 신 중심의 철학을 인간 중심주의의 철학으로 바꾸어 놓았다. 베이컨은 논리학이라는 것이 지식을 생산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했고 새로운 기관이라는 의미로 신기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베이컨의 신기관은 우상과 귀납법이라는 두가지 키워드가 핵심이다.


베이컨은 자연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가로막는 편견이나 선입견을 '우상'이라고 비판했다. 우상은 인간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듦으로써 우리가 진리에 도달하는 것을 가로막는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가 사물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에게 편견이나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올바른 지식을 획득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기 때문에 이를 타파해야 한다는 것. 학문적으로 말하면 기존이 잘못된 학문을 개혁해 올바른 학문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상에 빠지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베이컨은 우상에는 네가지 종류가 있다고 했는데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이 그것이다. 종족의 우상은 인간을 베이스로 놓고 생각하는데 인간의 감각과 정신은 우주를 반영하고 있지 않고, 인간의 지성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반영할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의 지성은 마치 표면이 고르지 못한 거울 같아서 인간의 본성과 자연의 본성이 뒤섞이며 왜곡되고 훼손된다는 것. 인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약간 원죄와 같은 느낌의 우상처럼 보인다. 동굴의 우상은 기본적인 본성이나 교육, 사회적 학습 등의 이유로 가지게 되는 개인적인 편견이다. 개인이 가지는 특수한 개인적 본성에 의해 사물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빛이 차단되거나 약해진다. 


시장의 우상은 언어의 혼란으로 발생하는 우상으로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상이다. 애매하고 잘못된 언어 사용 때문에 발생하는데 다른 우상보다 귀찮은 우상이라고 한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의 지성이나 사고가 언어를 지배한다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언어가 우리의 지성이나 사고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왜곡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은 그것을 인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마지막 극장의 우상은 극장에서 보여주는 이야기가 현실보다 더 실감나게 그려낼 때 우리는 그것을 실제라고 착각하게 된다. 특정한 철학체계가 우리의 삶을 너무나 잘 설명할 때 그것이 진짜라고 착각하게 된다는 것.


베이컨은 자연과학에서 처음으로 귀납법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연역법이 주류로 취급되고 있었는데 베이컨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연역추론은 새로운 지식을 얻는데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논리학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귀납법이다. 베이컨은 학문이 진보하기 위해서는 대전제에 해당하는 일반적 원리나 공리를 발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연역법처럼 이미 알려진 원리나 공리에만 의존하면 학문이 발전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베이컨은 참된 원리나 공리를 발견하기 위한 새로운 학문 방법이 필요한데 그것이 귀납법이라고 주장했다. 귀납법은 현실의 경험 세계에서 출발한다. 실험과 관찰이 참된 지식의 토대라고 믿었고 경험으로부터 공리를 추론하고, 공리로부터 다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연을 해석할 때는 이런 우상에서 벗어난 후 참된 귀납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컨의 신기관과 우상론, 귀납법은 학생 때 배웠던 기억은 나는데 오래되서 다 잊어버렸었다. 이 책을 통해 서양 근대 사상의 기반이 되는 베이컨의 귀납법과 경험주의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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