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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포레스트 에디션) - 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ㅣ 곰돌이 푸 시리즈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는 디즈니표 곰돌이 푸의 삽화와 메세지를 담은 에세이다.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일련의 에세이집이 몇권인가 출간되었는데 그중에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가장 유명하고 베스트셀러까지 되었던 꽤나 인기가 있던 책으로 알고 있다. 그 책이 몇 년만에 새롭게 포레스트 버전이란 이름으로 재출시되었다. 약간 생소할 수도 있는데 책임 의식 있는 방식으로 산림자원의 경영 및 관리가 이루어지는 숲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FSC 인증'도 받았고, 석유 의존도와 독성이 낮은 콩기름으로 인쇄를 한 '포레스트 버전'이란 이름에 걸맞는 그야말로 친환경 컨셉이다. 곰돌이 푸라는 캐릭터 자체가 숲에서 자연과 함께 어울려 유유자적 살아가는 자연인과 같은 느낌이고, 거기다 책의 내용 역시 팍팍한 현실과 숨가쁜 생활 속에서 잠시 쉼을 주는 메세지라서 전체적으로 이 책과 포레스트 에디션이라는 컨셉이 잘 들어맞는다고 느껴진다.
책 표지가 곰돌이 푸 단독샷에서 푸와 친구들의 단체샷으로 바뀌었는데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느낌이 들어서 이쪽이 더 좋다. 그리고 매끈한 캐릭터 디자인에서 파스텔풍의 삽화로 바뀐 것도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더 좋다. 표지의 촉감도 참 좋다. 비닐이 아닌 까슬까슬한 종이라서 책을 들고 읽을 때 손끝에 닿을 때마다 따스함이 느껴진다. 말하자면 매끈한 펜이 아니라 사각거리는 연필을 쥐고 글을 쓸 때와 같은 감성이 느껴진다고 하겠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삽화는 아마 디즈니 만화영화의 장면들이 사용된 것 같은데 그외에도 캐릭터 스케치와 일러스트 같은 여러 형식의 삽화가 들어가 있어서 다양한 푸의 그림을 즐길 수가 있다. 삽화가 상당히 퀄리티가 높고 깔끔해서 이것만으로도 곰돌이 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소장가치가 있겠다.
책의 형식은 곰돌이 푸나 그 친구들의 삽화와 함께 '다 잘될거야, 걱정하지마' 느낌의 짧은 감성 메세지가 보여지는 식이다. '인생의 늪에서 빠져 나오는 힘' '모든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인생이라는 숲속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면'라는 3가지 테마로 챕터가 나뉘어져 있지만 챕터에 따라 그 내용이 많이 다르다거나 각 챕터별로 특별히 차별점이 많이 느껴지는 건 아니다. 여기 소개된 문구들은 아마 원작 만화에서 나왔던 대사들인 것 같다. 디즈니표 곰돌이 푸는 캐릭터 자체가 느긋하고 긍정적인 아이라서 주변에서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특징이다. 욕심을 내지도 않고, 좀처럼 화를 내지도 않으며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또 어떤 일이건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해결해나가는데 이런 점 때문에 애니메이션 자체가 상당히 밝고, 힐링물에 가까워서 작품 속에 나오는 대사들도 감성적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인스타 명언 같은 문장이 많은 것 같다.
책에 소개된 문장에 인생의 의미에 대한 깊은 철학적 고찰이나 인간에 대한 대단한 통찰이나 거창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의 시각처럼 너무나 단순하고 원론적인 내용인 것이 많고 때로는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서 무책임하게 들리는 것조차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글에서 편안함과 작은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너무나 팍팍한 삶 속에서 우리는 답도 없는 수많은 고민, 걱정, 근심을 안고 살아간다. 아무리 걱정을 해도 뚜렷한 답도 없는 일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너무 허무하게도 들리지만 결국은 그것만큼 명징한 해결책도 없을텐데 해답은 언제나 가까이 있고 누구나 알지만 막상 생각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아둥바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는 그런 누구나 알고 있지만 내가 처한 어려움과 팍팍한 삶 속에서 잠시 잊고 있던 진리가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행복을 매일 느낄 수는 없지만, 한번의 행복이 내 삶을 의미 있게 해줘요
요즘들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엄청 많아졌다. 힘든 회사일, 빡빡한 사회생활, 숨막히는 인간관계에서 잠시 벗어나서 여행을 훌쩍 떠나는 것으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데 여행이란 건 단순히 현실을 떠난 며칠간의 행복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날의 좋았던 기억과 앞으로 또 그런 여행을 떠날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으면 힘든 현실도 조금은 견디기가 좋다고 한다. 매일 계속되는 힘든 일상도 한번의 행복한 기억으로 견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꼭 여행이 아니어도,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갔던 일이나, 멋진 공연을 봤다거나 하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수많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있다. 한번의 행복을 자꾸자꾸 쌓아가면 매일이 행복으로 가득찰 수도 있지 않을까?
가끔은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보세요
어릴 때는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했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주위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입장이나 위치를 생각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참고 하지 못하게 되는 일도 너무 많다. 내 삶의 중심이 가족이나 연인, 회사 등 다른 사람이나 다른 주체로 넘어가버리게 되는데 그런 삶을 살게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게 된다. 가끔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보는 것이 진짜 행복이 아닐까 싶다
무엇을 하고 싶은 지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어요
선택장애가 있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인데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선택을 미루게 된다. 문제는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선택을 맡길 경우 대부분의 경우 다른 사람의 선택이 내 마음에 꼭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엔 결정을 대리시킨 사람을 원망하기도 한다. 나의 행복을 다른 사람의 선택에 맡기지 말자.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는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물론 그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하겠지만
‘멋진 하루를 보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삶
언젠가부터 소확행이란 말이 크게 유행했다. 하루하루 내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행복에 감사하자는 의미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룰 수 없는 큰 행복을 포기한다는 일종의 현실과의 타협인 셈이다. 어차피 우리는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멋드러지고 잘난 인생을 살 수는 없다. 물론 그런 멋진 삶을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을 부러워만 해서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나 초라하고 불행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들처럼은 아니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복을 찾는 노력은 좋은 것 같다. 매일 작은 소확행을 누리고 멋진 하루를 보냈다고 만족해한다면 일상이 행복해지겠지
이미 선택한 것에 미련을 두지 마세요
후회는 현실의 자신을 가두는 영겁의 감옥이다. 과거를 후회하고 지나간 일에 미련을 가지게 되면 그 인생은 고달파진다. 이미 선택한 것에 미련을 두지 말자. 그 당시의 선택은 그 때의 내가 많이 고민하고 내린 결정일테니 그 때의 나를 믿어야 한다. 결과론적으로 나쁜 선택이 되었다고 해도 그건 그거대로 의미가 있다. 모든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감당하는 것이다. 언제나 좋은 선택만을 하게 되지는 못한다. 때로는 나쁜 선택을 감당하는 것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기도 한다.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정직하세요
우리는 자기 변명을 참 많이 한다. 결심한 것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를 굽힐 때, 소신과 신념을 저버릴 때도 항상 자기 스스로도 믿지 못할 거짓말로 자신에게 변명을 늘어놓는다. 자기를 속이기 시작하면서 나중에 후회할 짓을 많이 하게 된다. 적어도 스스로에게 정직하다면 적어도 시간이 흐른 후 후회하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