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끝내는 해커스 일본어 문법 - 기초 문법부터 회화·JLPT까지 한 권으로 끝ㅣ문법 핵심 요약 노트ㅣJLPT N5-N3 기출 문형 자료ㅣ일본어 문법/어휘 무료 동영상강의ㅣ교재 MP3
해커스 일본어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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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는 같은 한자권이고 우리말과 어순이 비슷해서 상대적으로 영어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영어보다는 조금 쉽게 접근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말과 "비슷해서 쉽다"는 점이 나중에는 오히려 발목을 잡게 되는데 아무리 쉽다고 해도 일본어 역시 명색이 외국어인지라 너무 쉽게만 생각하다가 갑자기 확 어려워지는 구간이 나오면 체감적으로 더 어렵게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우리말과 유사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놓지 않으면 그 둘이 뒤섞여서 헷갈리게 된다. 그리고 의외로 일본어가 디테일한 부분이 있어서 세세하고 꼼꼼하게 공부해놓지 않으면 엄청 헷갈리게 된다. 즉, 말하자면 기초가 상당히 중요한데 너무 쉽게 생각하고 기초를 설렁설렁 하다보면 나중에는 엄청 힘들어진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구성이랄까 레이아웃인데 이 책은 페이지 구성이 상당히 깔끔하다. 어차피 기초 수준에서 다루는 문법은 어느 책이나 그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 대동소이한 내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가 하는 것이 핵심일텐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구성이 굉장히 깔끔하고, 문법 내용을 포인트별로 정리하여 한눈에 들어오게 도식화시켜놓아서 내용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점이 최대 강점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컬러풀하게 여러색을 활용해서 가독성을 더욱 높혀서 확실히 내용과 설명이 눈에 잘 들어온다. 그냥 설명과 예문을 일방적으로 쭉 나열해놓는 형식이면 그 예문에서 눈여겨 봐야할, 즉 지금 다루고 있는 문법 내용이 문장의 어디에 어떻게 쓰였고,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봐야할지 알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구성으로 복잡한 문법도 눈에 확 들어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옆줄에 해당 페이지의 예문에 활용된 어휘를 소개하고 있는데, 뜻과 읽는 법, 품사 같은 것까지 어휘를 세세히 분석하듯 설명해놓아서 따로 사전을 찾을 필요없이 이 책만으로도 어휘 공부를 충실하게 할 수 있다. 페이지 안에서 설명 파트와 어휘 파트가 눈에 잘 들어오도록 나뉘어져 있는데 그래서 마치 정리를 잘 해놓은 정답 노트 같은 느낌이다. 하나의 문법 강의가 끝나면 마지막에 짧게 "바로 체크"라는 내용으로 그 강의에서 공부했던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문제가 나오고, "실력UP 연습문제"라고 하는 심화학습문제도 출제되고 있다. 실력UP 연습문제에서는 문법을 회화식 문장 형태로 복습하며 약간이지만 회화 연습도 할 수 있고, JLPT 문제 형식으로도 연습문제가 제시되고 있어서 시험 대비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어 문법이라고 하면 문장의 뼈대가 되는 동사, 명사, 형용사 등의 품사 활용 같은 문법 뿐만 아니라 또 한가지 문형이나 숙어, 관용구 같은 것을 활용한 문법도 있다. 이런 식의 문법을 정확히 뭐라고 지칭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영어에서 전치사 같은 걸 구분하는 식으로 일본어에서도 어휘와 숙어, 문형을 문법이라는 이름으로 배운다. 이런 것들은 시험 문제로 출제하기 딱 좋은 것들이고 실제로 JPT나 JLPT을 준비하려면 꼭 알아야 하는 문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은근 까다롭고 헷갈리고 잘 틀리는 것들이라 공부할 때 상당히 주의를 요한다. 책에서는 따로 JLPT N5부터 N3까지 문법 문제에 나왔던 문형들을 정리하여 소개해놓고 있는데 이게 꽤 공부가 된다. 개인적으로도 이 부분이 많이 약한데 시험에 나왔던, 말하자면 중요한 문형들을 한꺼번에 정리해서 공부할 수 있어서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일본어 문법을 공부하다보면 현지인이 아니면 구분하기 까다로운 미묘한 문형들이 나오는데 가령 조건 표현의 と ば たら なら 네가지 형식 같은 것들이다. 이것들은 그냥 가정형이라고 묶어서 말을 하지만 분명 각자 사용되는 뉘앙스는 분명히 다르지만 각각 어떨 때 사용하는지 구분해내기는 꽤 어렵다. 그리고 많은 교재에서는 이 네가지의 뉘앙스 차이를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여기서는 이렇게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르게 쓰이는 문형이나 표현들의 뉘앙스 차이를 설명해주고 있어서 이게 상당히 마음에 든다. 물론 모든 문형들을 이렇게 뉘앙스 비교라는 형식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법의 용법을 도식화, 공식화하여 보여주는 교재의 기본 구성 덕분에 각각의 쓰임의 차이나 뉘앙스의 차이도 눈에 바로바로 들어오고 쉽게 이해되기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문형과 문법을 비교하며 공부하는데도 매우 좋다.


그 외에도 동사 활용 연습표가 나오는데 일본어 입문자나 초급 학습자라면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겠다. 개인적으로는 동사 활용은 대충 알기 때문에 없어도 상관없는 부분임. 그리고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동사의 활용과 숫자 읽는 법도 나오는데 이 역시 기초 수준의 학습자에겐 유용한 내용이다. QR코드를 찍으면 책에 나오는 예문과 문제 정답을 다 들을 수 있는데 이건 솔직히 요즘 나오는 외국어 교재라면 어느 것이라도 다 있는 기능이라서 특별히 더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든다. 문법을 도식화, 공식화해서 표현하여 전달력과 이해력을 높힌 부분이 꽤나 좋았다. 이런 구성은 역시 초급 학습자에게는 매우 효과적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들고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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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하고 괴이한 세계 풍속사 - 잘난 척 인문학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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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여행을 가서 견문을 넓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여러 나라를 보고 경험하면서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와 풍습, 우리와는 다른 관습과 전통을 체험함으로서 나라는 다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편적 가치관과 생활양식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지역, 문화권, 나라 등의 특성에 따라 형성된 독특하거나 특이한, 심지어 엽기적인 그들만의 문화양식이 발달해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런 그 나라만의 풍속은 한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민족이나 종족의 동질성과 정체성을 지닌 집단의 보편화된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으로 그 지역에서 오래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그들만의 문화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문화에는 우월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그것이 아마 견문을 넓힌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나라, 종족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풍습은 보통 시대와 환경, 종교 등의 요인에 따라 탄생하고 진화하고, 사멸하기도 한다. 매우 오래 지속되다가 최근에 와서야 사라진 풍습도 있고,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엽기적인 것도 있다. 아무래도 이런 독특한 지역적 풍습들은 다른 나라나 종족과의 교류가 많지 않았던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는 시기에 많이 있었다고 한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기이하고 괴이한 세계 풍속사]에서는 동서고금의 여러 독특하고, 특이하며 엽기적인 풍금을 한데 모아놓아서 여행을 하듯 세계 여러나라의 풍습을 둘러보며 인류의 삶을 돌아보고 인문적 교양을 쌓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보통 이런 특이한 풍속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오래전 만들어진 것이라 결혼이나 장례, 성과 같은 원초적이고 인간의 생물학적인 영역의 것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과거에 사라진 것이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풍속을 주로 소개하고 있는데 말하자면 21세기에도 이런 엽기적인 풍속이 있다는 것에 더 놀라게 되는 것들이다. 이런 풍습들을 소개하면서 단순히 기이하고 괴이한 문화와 풍속을 믿거나 말거나 같은 재미형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풍속이 형성되게 된 당시 사람들의 원초적인 우주관, 자연관, 가치관과 역사적 배경까지 살펴 보며 그런 풍습을 가지게 된 계기와 의미를 고찰한다. 책은 총 8파트로 되어 있는데 성문화, 축제 풍습, 성인식, 결혼과 장례 풍습, 전통의상이란 테마 들로 세계의 이색적이고 다양한 문화와 풍속을 소개하고 있다. 각 내용들은 한두장의 짧은 내용으로 구성되어져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만의 장점인 얕지만 폭넓은 지식을 통해 다양한 인문적 교양을 쌓을 수 있게 해준다.


잘 보면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하지만 그 유례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었던 풍습들도 많이 나오는데 멕시코의 가장 큰 축제, 죽은 자들의 날이나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선박과 함께 시신을 태우는 바이킹의 독특한 장례, 풍장이나 순장 같은 장례식에 관한 풍습들이다. 이런 것들은 영화 속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그냥 이미지로만 소비했을뿐 그 유례나 의미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리고 한때 한국에서 인터넷 밈으로 엄청나게 유행했던 아프리카 가나의 흥겨운 장례 풍습 관짝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짤만 보고서 가나에서는 항상 축제처럼 장례를 치르는 줄 알았는데 호상이 아닌 경우는 아주 엄숙하게 장례를 치른다고 하니 짤 하나로만 다른 나라의 풍습과 문화를 쉽게 재단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리고 오랜 역사를 지닌 일본의 남녀 혼욕 풍속이나 집시의 풍속, 모든 민족의 공통풍속인 가면, 숫자와 관련된 동서양의 의식 같은 주제가 흥미로웠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에서는 가급적 현재에도 이어지는 풍속을 다루고 있는데 이말인즉 일본에서는 남녀 혼욕 풍속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저자도 일본에서 혼욕을 직접 체험했다고 하는데 더 재미있는 건 혼욕 뿐만 아니라 저자가 찾아간 일반 대형 관광 온천에서도 여탕에 남자 청소원이 들어가서 바닥청소를 하거나, 남탕에 여자 청소원이 들어가서 청소를 하고 게다가 여탕 내부 곳곳에 카메라가 있어서 내부를 다 찍고 있는데도 직원이나 손님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남자 청소원과 여자 청소원이 따로 있다면 굳이 남자 청소원이 여탕에, 여자 청소원이 남탕에 들어갈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한국에서도 여성 청소원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바닥 닦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외국인들은 그걸 보면 질겁을 한다는데 한국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니 말이다.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한국에는 "고려장"이라는 풍속은 없었다는 것이 정설로 말해진다. "고려"라는 명칭 때문에 고려 시대 때 유례한 장례 풍습이라고 알려졌고 실제로도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기까지 했다. 그런데 어떤 사서에도 이런 이름과 이런 풍속은 전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제시대 때 즈음 고려장이란 게 많이 퍼졌는데 이 때문에 일본이 일부러 한국인을 폄하하기 위해 사실은 일본에 있던 풍속을 한국의 고려장으로 둔갑시켜 퍼트렸다고 온라인 상에서는 그리 말하고 있다. 일본에는 이런 풍습이 17세기부터 19세기 중엽까지 이어져왔고 우바스테야마라는 설화도 있고, 이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도 있으니 일본의 풍속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책을 보니 이걸 꼭 일본이 퍼트린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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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를 깨우치는 영문법 - 딱 한 권으로 암기 없이 영문법 완성하기
이동현 지음 / 넥서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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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암기하던 방식이 아니라 원리와 개념을 이해시켜주니 이론을 몰라도 문법이 눈에 들어오네요. 설명이 쉽고 어렵지도 않은데 문장을 보면 이해가 되니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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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를 깨우치는 영문법 - 딱 한 권으로 암기 없이 영문법 완성하기
이동현 지음 / 넥서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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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문법은 한국어와는 완전 달라서 거기 익숙해지는 것도 어렵고, 기본 문법을 알지 못하면 사실상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영어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 일단 문법부터 공부하게 되는데 여러가지를 암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보통 8품사의 용어의 정의를 외우는 것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나와 같은 대다수의 영포자들은 벌써 이 단계에서 힘들어한다. 그러니까 품사 그 자체가 실제 문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쓰이는지를 익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인지 품사의 뜻과 해석을 단어 외우듯이 암기하려고 하다보니 언어를 암기과목처럼 접근하다가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과거 학교에서 배웠던 영어는 수능문제를 풀기위한 영어로 마치 수학 공식이나 계산문제 풀이하듯이 문법을 암기해야했는데 이런 식의 공부법이 영어를 어렵게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가령 to부정사의 경우 명사적 용법, 형용사적 용법, 부사적 용법으로 나뉘며 문장 속에서 to부정사의 역할이 무엇이냐에 따라 용법이 달라지고, 해석도 달라진다..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예전에는 이런 식으로 실제 to부정사를 공부할 때는 이런 이론적인 공식을 먼저 외워야만 했고 이딴 것에 집착해서 공식만 외우다가 실제 문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익히는 것은 뒷전이 되기 일쑤였다. 즉, 원리가 아닌 암기에만 집중해서 공부를 하였고 이런 어려운 공부법 때문에 수많은 영포자가 양산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원리를 깨우치는 영문법]은 이런 불필요한 암기는 빼버리고 실제 원어민들이 사고하는 방식으로 품사와 문장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문법의 원리를 통해 영문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암기가 아닌 이해. 이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목표이다


보통의 문법책은 명사로 시작해서 형용사 동사의 순으로 진행되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 전치사로 시작한다. 명사 형용사 같은 것은 아무리 영포자라도 기본적인 개념은 잡혀있을테니 그런 건 빼버리고 누구나가 어렵게 생각할, 하지만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문법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우선 처음에는 문장의 구성 원리와 구성 요소에 대해 설명한다. 아무래도 영어는 한국어와 문장 구조가 다르다보니 어떻게 다르고, 우리식으로 생각하면 문장이 어떻게 틀려지는지 예시를 통해 쉽게 설명해준다. 한국식 문장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 부분을 통해 영어의 기분 뼈대와 구조를 파악하고 품사의 기본 개념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바로 전치사로 넘어간다. 영어를 조금만 공부해보면 문장 내에서 전치사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크고, 의미에도 많은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시험에서도 단골로 나오는 부분임에도 좀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전치사로 시작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영문법책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다.


다음으로 문제의 to부정사가 나오는데 앞서도 말했던 과거 학교에서 배웠던 공식같은 용법이나 그런 것은 싹 빼고, to부정사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설명하며 그것의 개념을 이해시킨다. 일단 to부정사는 방향과 도착의 이미지를 가지는 to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시간의 흐름을 가진다. 저자는 이것에 기인해서 시간의 흐름만 알면 굳이 문장의 5형식 같은 것을 외울 필요도 없이 바로 문장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문장의 5형식으로 말할 것 같으면 주어, 동사, 목적어, 목적격보어 어쩌고 하면서 공식처럼 이것만 외우다가 정작 실제 영어 문장에서는 이게 목적어인지 간접목적어인지 직접목적어인지 구분도 못 하고 허우적거리던 아픈 기억이 있는 영어공부에서 첫 좌절감을 맛보게 한 녀석이다. 그런데 저자의 설명대로 원리를 이해하고, 개념을 잡으니까 신기하게도 이런 공식을 암기하지 않고도 문장의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오히려 그런 공식이 없으니 더 쉽게 눈에 들어온다.


책의 초반부터 이 to부정사가 나오고 꽤 많이 강조를 하는데 이후 나오는 약간 고급 수준문법인 사역동사나 지각동사 같은 것들도 기본적으로는 이 to부정사의 개념으로 바로 설명을 해버린다. 형식은 약간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시간의 흐름에 기반한 to부정사의 기본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 개념만 완벽하게 이해한다면 의외로 긴 문장도 쉽게 구조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된다. 현지들은 예전 우리가 배웠듯이 이론적 문법을 배우지 않고 문장의 구조를 개념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일텐데 바로 현지인들의 그런 사고방식으로 영문법을 이해하게 훈련하는 것이다. 책에는 연습용으로 많은 예문이 나와있고 문제풀이 형식으로도 복습을 할 수 있게 해놓아서 차근차근 따라하다보면 충분한 연습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암기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전에 학교 수업 때는 무작정 외우고 딸딸 암기해야 했던 문법을 하나씩 분해해서 규칙성을 찾아내거나 그 속에 담긴 원리를 이끌어내며 딱히 외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전혀 외우지 않을 수는 없지만 암기를 위한 암기, 문제풀이를 위한 이론 외우기가 아니라서 외울 것이 그리 많지도 않고, 그리 어렵게 외울 필요도 없다. 영어 문장을 어려운 문법에 대입시켜서 분석하고 해석하려다보니 답이 안 나오는데 오히려 과거의 문법을 지우고 개념만으로 생각하니까 바로 의미가 보이고, 쉽게 이해가 되는 것이 참 재미도 있고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아직 책을 완벽하게 마스터한 것은 아니지만 이정도의 수준이라면 영포자인 나도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해도 안되는 문법을 외울 필요가 없다는 점이 너무 좋다. 영문법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그건 실제로 영문법을 어렵게 공부했기 때문이다. 암기를 위한 이론이 아닌 개념과 원리를 파악하면 이론적 문법은 암기하지 않아도 저절로 영어 문장이 눈에 들어오는 신기함을 경험하게 된다. 영문법을 포기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보면 생각보다 쉽게 영어 문법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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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 진주성 - 전라도로 가는 마지막 관문
정용연 그림, 권숯돌 글 / 레드리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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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라고 하면 (당연하게도) 언제나 자동적으로 성웅 이순신을 떠올리게 된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을 승리로 이끈 구국의 영웅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의 공이 물론 엄청나긴 하지만 이순신 장군 외에도 수많은 장군들과 이름없는 영웅들이 목숨을 바쳐 싸웠다는 것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중 한명이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1차 진주성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시민 장군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동안 이순신 장군의 활약을 들으면서 내내 한가지 궁금한 점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는데 전쟁 초반에는 왜의 육군이 조선군보다 훨씬 강했으니 육로로 이순신 장군의 수군 군영을 치면 쉽게 이길 수 있었을텐데 도대체 왜 왜군은 이순신 장군에게 상대도 안되면서 계속 수군으로만 싸움을 걸다가 판판이 깨진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김시민 장군이 전라도로 진격하는 왜군을 진주성에서 막아내어 전라도를 지켜내고 이순신 장군의 군영도 안전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만큼 진주성 전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었다.


[1592 진주성]은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김시민 장군의 1차 진주성 전투를 그린 만화이다. 만화는 임진왜란이 시작되기 전의 평화로운(?) 시절에 김시민 장군이 전쟁준비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왜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시 조정에서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선조도 북방에 있던 이순신을 전라좌수사로 보내는 등 나름대로 전쟁 준비를 지시했지만 전쟁준비에 동원된 백성들의 원성이 높았다는 자료도 있었다고 하니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당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최근의 해석인데 책에서도 이미 그런 전조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순신이나 김시민 같은 몇몇 사람들 외에는 크게 위기감이 없었던 것 같다. 김시민이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무기를 개량하는 것들이 아주 자세히 나온다. 특히 조선 병사들의 전술들을 자세히 그려놓는데 꽤 연구를 많이 한 것처럼 보인다.


김시민은 단순히 진주성을 수성한 수성의 달인으로만 알았는데 전임목사 이경이 죽은 후 김시민은 임시로 진주성 목사가 되어 진주성전투 이전까지 사천성과 고성, 진해, 거창까지 탈환하며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에 의해 바닷길이 막히자 왜군은 한양으로의 보급로를 확보하기 위해 전라도로 들어가기로 하고 조선군 주력이 주둔해 있던 전라도의 관문인 진주성을 치기로 한다. 조선군 3천이 지키고 있는 진주성에 왜군 3만이 처들어왔는데 그 시점까지 단일 전투로는 가장 많은 병력이 동원된 전투라고 한다. 책의 중후반은 여러 병법과 전략으로 10배나 되는 왜군을 막아내는 모습을 상당히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마도 실제 사료에 나와있는 기록들을 토대로 사실적인 고증을 통해 재현한 것 같은데 공선전의 박진감이 느껴지는 꽤 재미있게 전투장면을 묘사했다. (물론 참혹한 전쟁을 "재미있다"고 말하는 게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물론 진주성전투를 승리로 이끈 것은 김시민 장군이지만 김시민 장군을 도와 돌을 던지고, 뜨거운 물을 붓고, 활을 날리고, 총통을 쏜 병졸들과 성안의 백성들의 노력과 희생이 없었다면 결코 이길 수 없는 전투였다고 하겠다. 그래서 여기서는 단순히 김시민 장군 혼자만의 영웅서사시가 아니라 그 순간 그 곳에서 나라를 살리고, 가족의 생명과 터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모든이들을 주인공처럼 다루고 있다. 춤추던 기생과 철없던 어린아이, 늙은 노인, 빨래하던 아낙, 고된 훈련에 불평하던 병졸 그리고 왜군에게 잡혀있다가 왜군의 거짓퇴각하여 조선군을 끌어내어 공격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몰래 탈출하여 그 사실을 김시민에게 알린 아이라던지 이렇게 민초들 한명한명의 희생과 고충을 보여주다보니 오히려 김시민 장군의 영웅적인 면모가 작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그래픽노블(만화)인 만큼 그림체가 중요한데 일단 그림체가 일본만화스럽지 않아서 좋다. 약간 60년대에 나왔던 한국 만화의 느낌이랄까. 캐릭터가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하고 뭔가 한국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깨닫지 못했는데 고증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 같다. 백성들의 옷이나 조선군의 군복 그리고 왜군 장군과 병졸들의 복장에 상당히 공을 들여 그린 것 같다. 첨엔 줄거리만 따라가며 텍스트 위주로 읽다보니 그런 걸 잘 못느꼈는데 일단 한번 읽고 나서 다시 가볍게 책장을 넘기며 보니 디테일이 꽤 섬세하다고 느껴진다. 복장의 고증뿐만 아니라 전투장면이나 동작 같은 것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이다. 처음 책을 읽을 때 그런걸 잘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그게 어색하지 않고 장면장면이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술술 넘어갔기 때문인 것 같다. 뭔가 장면이 어색하고, 동작이 튀고, 고증이 좋지 않았다면 책을 읽는동안 계속 거슬렸을텐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역시 상당히 잘 그려진 그림이라고 하겠다.


책의 뒷부분에는 부록처럼 작가가 책을 그리며 알게 된 것들, 즉 일종의 트리비아가 덧붙여져 있다. 화승총은 총구쪽으로 탄알을 넣어서 발사하는데 성위에서 아래로 쏘려고 총을 기울이면 총알이 굴러 빠져나온다. 그런 것을 막기 위해 종이 같은 걸 끼워서 빡빡하게 했다고 한다. 당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조선 병사들이 쓰고 있는 모자에 하얀 솜뭉치가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냥 장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비상시에 지혈을 멈추게 하기 위한 응급붕대 같은 용도였다고 한다. 천민들이 썼던 패랭이모에도 이런 목화솜이 달려있는데 같은 용도이다. 그외에도 일본과 한국의 복장, 조왜 장군들이 들었던 지휘봉, 깃발과 가문의 문장, 병부와 병부주머니, 임진왜란에 참전한 왜군의 수 같은 깨알같은 디테일이 실려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작가가 얼마나 많은 조사와 연구를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진주성전투가 얼마나 중요한 전투이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조금 더 상세히 적혀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점이다. 물론 책을 보면 왜가 진주성을 공격한 이유나 그런 것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조금 더 그 중요성과 김시민이 진주성에서 승리하고 전라도로 들어오는 왜군을 막아냈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더 강조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2년여전 쯤 유튜브 역사 강좌를 통해 임진왜란사를 배웠는데 이때 이 진주성전투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요하지 않은 전투가 있겠냐마는 특히 이 진주성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했고, 왜놈들이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진주성을 함략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기어이 진주성을 지켜냄으로서 그것이 이후 전쟁의 향방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금만 더 강조했다면 좋았을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그만큼 이 진주성전투는 조선과 왜군 양쪽 모두 큰 전략적 의미를 가진 전투였으니까 말이다.


임진왜란이라고 하면 이순신만을 떠올리는데 이 진주성전투도 꼭 알아두고 기억해야겠다. 유튜브에서 강의형식으로 진주성 전투에 대해 듣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정성으로 그려낸 그래픽노블로 그 위급했던 전쟁의 순간을 직접 보는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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