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하고 괴이한 세계 풍속사 - 잘난 척 인문학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 여행을 가서 견문을 넓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여러 나라를 보고 경험하면서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와 풍습, 우리와는 다른 관습과 전통을 체험함으로서 나라는 다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편적 가치관과 생활양식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지역, 문화권, 나라 등의 특성에 따라 형성된 독특하거나 특이한, 심지어 엽기적인 그들만의 문화양식이 발달해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이런 그 나라만의 풍속은 한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민족이나 종족의 동질성과 정체성을 지닌 집단의 보편화된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으로 그 지역에서 오래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그들만의 문화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문화에는 우월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그것이 아마 견문을 넓힌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나라, 종족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풍습은 보통 시대와 환경, 종교 등의 요인에 따라 탄생하고 진화하고, 사멸하기도 한다. 매우 오래 지속되다가 최근에 와서야 사라진 풍습도 있고,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엽기적인 것도 있다. 아무래도 이런 독특한 지역적 풍습들은 다른 나라나 종족과의 교류가 많지 않았던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는 시기에 많이 있었다고 한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기이하고 괴이한 세계 풍속사]에서는 동서고금의 여러 독특하고, 특이하며 엽기적인 풍금을 한데 모아놓아서 여행을 하듯 세계 여러나라의 풍습을 둘러보며 인류의 삶을 돌아보고 인문적 교양을 쌓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보통 이런 특이한 풍속들은 앞서 말한 것처럼 오래전 만들어진 것이라 결혼이나 장례, 성과 같은 원초적이고 인간의 생물학적인 영역의 것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과거에 사라진 것이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풍속을 주로 소개하고 있는데 말하자면 21세기에도 이런 엽기적인 풍속이 있다는 것에 더 놀라게 되는 것들이다. 이런 풍습들을 소개하면서 단순히 기이하고 괴이한 문화와 풍속을 믿거나 말거나 같은 재미형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풍속이 형성되게 된 당시 사람들의 원초적인 우주관, 자연관, 가치관과 역사적 배경까지 살펴 보며 그런 풍습을 가지게 된 계기와 의미를 고찰한다. 책은 총 8파트로 되어 있는데 성문화, 축제 풍습, 성인식, 결혼과 장례 풍습, 전통의상이란 테마 들로 세계의 이색적이고 다양한 문화와 풍속을 소개하고 있다. 각 내용들은 한두장의 짧은 내용으로 구성되어져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만의 장점인 얕지만 폭넓은 지식을 통해 다양한 인문적 교양을 쌓을 수 있게 해준다.


잘 보면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하지만 그 유례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었던 풍습들도 많이 나오는데 멕시코의 가장 큰 축제, 죽은 자들의 날이나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선박과 함께 시신을 태우는 바이킹의 독특한 장례, 풍장이나 순장 같은 장례식에 관한 풍습들이다. 이런 것들은 영화 속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그냥 이미지로만 소비했을뿐 그 유례나 의미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리고 한때 한국에서 인터넷 밈으로 엄청나게 유행했던 아프리카 가나의 흥겨운 장례 풍습 관짝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짤만 보고서 가나에서는 항상 축제처럼 장례를 치르는 줄 알았는데 호상이 아닌 경우는 아주 엄숙하게 장례를 치른다고 하니 짤 하나로만 다른 나라의 풍습과 문화를 쉽게 재단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리고 오랜 역사를 지닌 일본의 남녀 혼욕 풍속이나 집시의 풍속, 모든 민족의 공통풍속인 가면, 숫자와 관련된 동서양의 의식 같은 주제가 흥미로웠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에서는 가급적 현재에도 이어지는 풍속을 다루고 있는데 이말인즉 일본에서는 남녀 혼욕 풍속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저자도 일본에서 혼욕을 직접 체험했다고 하는데 더 재미있는 건 혼욕 뿐만 아니라 저자가 찾아간 일반 대형 관광 온천에서도 여탕에 남자 청소원이 들어가서 바닥청소를 하거나, 남탕에 여자 청소원이 들어가서 청소를 하고 게다가 여탕 내부 곳곳에 카메라가 있어서 내부를 다 찍고 있는데도 직원이나 손님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남자 청소원과 여자 청소원이 따로 있다면 굳이 남자 청소원이 여탕에, 여자 청소원이 남탕에 들어갈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한국에서도 여성 청소원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바닥 닦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외국인들은 그걸 보면 질겁을 한다는데 한국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니 말이다.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한국에는 "고려장"이라는 풍속은 없었다는 것이 정설로 말해진다. "고려"라는 명칭 때문에 고려 시대 때 유례한 장례 풍습이라고 알려졌고 실제로도 학교에서 그렇게 배우기까지 했다. 그런데 어떤 사서에도 이런 이름과 이런 풍속은 전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일제시대 때 즈음 고려장이란 게 많이 퍼졌는데 이 때문에 일본이 일부러 한국인을 폄하하기 위해 사실은 일본에 있던 풍속을 한국의 고려장으로 둔갑시켜 퍼트렸다고 온라인 상에서는 그리 말하고 있다. 일본에는 이런 풍습이 17세기부터 19세기 중엽까지 이어져왔고 우바스테야마라는 설화도 있고, 이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도 있으니 일본의 풍속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책을 보니 이걸 꼭 일본이 퍼트린 것은 아닌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