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 하루 딱! 10분 일본어 일상 단어 (단어장) - 100가지 상황을 담은 일상 단어장!|당장 써먹는 초간단 회화 수록|단어/예문/회화 MP3 QR로 바로 듣기|일본어 회화 동영상강의 제공
해커스 일본어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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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전에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능력시험을 쳤는데 그때 꽤나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그때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시간이 상당히 지났지만 기본적인 문법은 아직 기억을 하고 있다. 그런데 단어는 시간이 흐름과 더불어 다 잊어버렸다. 사실 당시에도 시험을 치기 위해 단어를 벼락치기로 공부한 탓도 있겠지만 단어는 안 쓰면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뭔가 일본어로 말을 하려고 해도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말을 못하는 일이 생겨버릴 때가 많다. 그렇다고 새삼 일본어 회화를 하기 위해 예전처럼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건 상당히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험이라는 목표가 있다면 공부를 체계적으로 할 수는 있겠지만 회화를 위해 시험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들을 공부하는 건 상당히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일상회화를 위해서는 시험 지문에만 나오는 난이도 높은 단어보다는 일상에서 많이 쓰는 단어를 아는 것이 당연히 낫다.


[해커스 하루 딱! 10분 일본어 일상 단어]는 총 100가지 주제로 일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일상 단어와 문장을 배울 수 있는 단어집이다. 사용빈도가 높은 우선순위 단어를 모아놓았기 때문에 여행이건, 취업이건, 유학, 워킹홀리데이 어떤 목적으로 일본에 가더라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일상 라이프, 문화/여가 라이프, 소셜 라이프의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의 파트는 세부적으로 6~8개의 챕터로 구성되고 다시 각각의 챕터는 5~6개의 테마로 구분해놓고 각각 관련된 단어를 15가지씩 소개하고 있다. 사실 하나의 주제나 테마와 관련해서 15가지 밖에 없다는 게 좀 적어보여서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 15개의 단어들은 우선순위가 높은 핵심 단어들이기 때문에 적어도 이 단어들만이라도 꼭 외우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해야겠다.


그리고 테마별 챕터 외에도 부록으로 일본어 기초 단어가 수록되어 있는데 수, 수사, 시간, 날짜, 기념일, 방위/위치, 계절/날씨, 가족, 색깔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기본 단어들도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단어들이다. 일단 책에는 여기 나오는 단어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는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홈페이지에서 JLPT N4 하프 모의고사 문제를 다운받아서 테스트 해볼 수 있는 것으로 봐서 아마 N4정도라고 보여진다. 그외에도 주제별 단어 퀴즈 파일을 다운 받아서 복습할 수 있게 해놓아서 공부한 내용을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게 구성된 것도 좋다. 그냥 단어를 암기하는 것보다 퀴즈의 형식으로 복습을 하면 아무래도 조금 오래 기억에 남고, 공부에 도움이 되겠다.


책은 구성이 상당히 깔끔하다. 한국어 뜻과 후리가나가 달린 일본어 단어가 소개되고, 해당 단어가 포함된 간략한 문장과 그 해석이 바로 따라나와서 그 단어의 뜻뿐만이 아니라 단어가 어떻게 사용이 되는지 이해하면서 외울 수 있다. 또 마지막에는 그 테마에서 사용된 15가지 단어들과 문장을 조합해서 간단한 회화체로 다시 한번 단어와 문장을 종합적으로 복습하면서 회화공부까지 할 수 있다. 단어를 외울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단어만 딸딸 외우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단어를 외우면 외우기도 힘들 뿐더러 어렵게 외운 것도 금방 잊어버리게 되고, 실제로 회화를 할때는 힘들게 외운 단어들을 적용하지 못하는 일이 많이 생긴다. 그래서 가능하면 문장으로 단어를 외우는 것이 좋다고들 하는데 그런 형식으로 단어를 학습할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QR코드를 찍으면 단어들의 발음을 들어볼 수도 있는데 요즘 어학 교재들은 QR코드가 기본으로 나오기 때문에 어찌보면 뭐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쨌건 단어를 외울 때 발음을 들으며 공부하는 건 중요하다. 일본어는 경우에 따라 표기되는 것과 실제 발음이 조금씩 다른 케이스도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발음을 들어가며 공부를 해야 한다. 가령 ?生 がくせい 가쿠세이가 칵세이로 발음되듯이 말이다. 어느정도 공부를 해서 히라가나나 발음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냥도 공부할 수있겠지만 아직 입문자라면 반드시 발음을 들어가며 공부를 할 것을 추천한다. 앞서 책에 소개된 단어들이 N4정도의 수준인 것 같다고 했지만 책의 구성을 고려하면 이 책은 기본기가 많지 않은 입문자인 N5 학습자들도 혼자서 충분히 독학할 수 있게 구성이 되어있다고 하겠다.


하나의 테마당 15개의 단어가 소개되고 있어서 좀 적은듯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하루에 10분 정도면 누구나 다 끝낼 수 있는 부담없는 수준이라서 이제 일어를 막 시작한 입문자와 초급 수준의 학습자에겐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욕심을 부려서 한번에 많은 단어를 공부하려고 하다보면 결국 며칠 안 가서 포기하게 되는 일이 너무 많은데 이 책은 하루 10분 정도면 충분히 다 익힐 수 있는 난이도의 단어가 많지도 적지도 않게 소개되고 있어서 꾸준하게 매일 공부를 지속하며 완독하는 기쁨을 가져볼 수 있겠다. 초급이나 입문자들에겐 이렇게 매일 꾸준하게 조금씩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책으로 공부하면 매일 공부하는 습관도 기르고, 중요한 핵심 단어들도 외울 수 있어서 추천할만하겠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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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원더랜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과학으로 읽다
안세실 다가에프.아가타 리에뱅바쟁 지음, 김자연 옮김 / 애플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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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정말 말그대로 이상한 상상력으로 가득찬 세계이다. 앨리스는 흰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떨어진 후 버섯을 먹고 신체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신체의 변화를 겪기도 하고 제자리에 머무르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기도 한다. 미친 모자장수와 미친 토끼와 함께 차를 마시고, 흰장미꽃을 붉게 칠하는 카드 병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리고 온갖 이상한 동물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모순의 체셔고양이나 유니콘과 재버워크와 같은 환상의 동물 또 지금은 멸종된 도도새를 만나기도 하고, 팔짱을 끼고 버섯 위에 낮아 긴 후카를 빨고 있는 커다란 푸른 애벌레를 마주하기도 한다. 제정신이 아닌 원더랜드 속에는 현실에는 없는 개성넘치고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가득하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앨리스가 원더랜드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동식물들은 모두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한다.


[사이언스 원더랜드]에서는 동물행동학자인 두 명의 저자가 가장 과학과 멀어보이는 판타지의 세계인 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에 숨겨진 자연과학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물론 그렇다고 루이스 캐럴이 책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에 저마다 과학적인 배경을 치밀하게 설정해놓고 그것을 근거로 창조해낸 것은 아니므로 정.말.로. 그 캐릭터들에 과학적인 비밀이 숨겨진 것은 아니다. 단지 소설 속에 묘사된 사람이나 동식물, 곤충의 특징이나 행동에서 과학적인 의미를 부여해서 과학적으로 풀어보거나 과학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말하자면 어떤 것은 제법 그 캐릭터가 가진 특징이나 성격과 저자가 설명하는 과학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맞아떨어지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억지로 끼워맞춰서 실제 캐릭터와는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 것이다. 애초에 과학 소설이 아닌 판타지 소설에서 과학을 뽑아내려고 하다보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일테니 뭐 그정도는 이해해주자.


캐릭터와 과학을 좀 억지스럽게 연결시켰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가장 먼저 소개되는 변태와 변화 이야기다. 앨리스는 유리병에 든 액체를 삼키거나 케이크나 버섯을 먹고서 키가 25cm로 줄거나 2.75m가 넘게 커지게 된다. 이렇게 앨리스의 키가 변하는 것을 저자는 곤충의 급격한 외형 변화 즉, 변태와 연결지어 이야기한다. 다시 생각해도 이건 좀 무리가 있다. 쨌건 형태가 바뀐다는 점에서 저자는 변태를 연상시킨다고 말하며 변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사실 변태라고 하면 이미 초등학교 때 다 배웠을 내용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을 바로 떠올릴 것이고 그 이상 더 특별히 설명할게 있을까 싶은데 좀 본격적으로 들어가니까 의외로 꽤나 모르는 내용들이 많았다. 또 앨리스의 키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을 방어 메커니즘으로 빠르게 키를 늘렸다 줄렸다 하는 동물과 비교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반대로 과학적으로 제대로 된 설명이 가능한 캐릭터도 있다. 모자장수 매드 해터는 19세기에 모자장수들이 모자를 만들 때 쓰이는 수은에 노출되서 미쳐버린 일에서 유래한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까지는 많이 알려진 내용인데 책에서는 한발 더 들어가서 그래서 당시에는 도대체 어떻게 모자를 만들었길래 수은이 사용되었고, 수은의 부작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당시에는 모자를 토끼털 같은 동물의 털을 원재료로 해서 만들었는데 토끼털은 펠트로 잘 만들어지지 않아서 질산에 녹인 수은을 이용해 털을 처리하는 '캐로팅'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방법은 동물의 털을 주황색으로 변하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팀버튼의 영화에서 조니뎁이 연기한 모자장수의 머리카락과 손가락이 주황색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냥 팀버튼 특유의 동화적인 색감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라니 재미있다.


모자장수와 함께 또 하나의 인기있는 정신나간 캐릭터로 3월 토끼가 있다. 이것 역시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번식기에 나타나는 산토끼의 행동 변화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한마디로 발정이 난다는 것. 여기까지만 알고 있었는데 책에는 번식시기에 발정이 난 산토끼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동물들도 소개하고 있다. 그 정신나간 동물들을 앨리스 소설식으로 말하자면 4월 금조, 5월 바위비둘기로 부를 수 있겠다. 앨리스에는 3월 토끼 외에 한마리의 토끼가 더 나오는데 소설 첫머리에 앨리스를 토끼굴로 이끄는 하얀토끼가 그것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하얀토끼는 동글동글하고 3월토끼는 길쭉하게 생겼다. 그냥 캐릭터를 만들어서 그렇게 그린 것인줄 알았는데 책을 보니 하얀토끼와 3월토끼는 아예 다른 종이라고 한다. 붉은 눈동자를 가진 흰토끼로 묘사되는데 이는 가축으로 기르는 토끼일 확률이 높단다. 눈이 빨간 알비노는 야생에서는 생존하기 힘들기 때문이란다. 소설을 읽고, 디즈니 애니를 볼 때조차 토끼의 종이 다르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이렇게 알게 되니 뭔가 신기하다. 말하자면 애니는 꽤 고증을 잘 해서 다른 종을 잘 구분해서 그린 셈이다.


앨리스가 후카를 피우는 애벌레를 만나 이야기하는 장면은 좀 유명하다. 비쥬얼적으로도 좀 많이 알려져있고, 앨리스와 애벌레나 나누는 대사도 명대서처럼 인스타 같은 곳에서 종종 쓰이기도 한다. 아무튼 이 애벌레는 후카라는 담배 비슷한 걸 피운다는 설정인데 이걸 은유적으로 환각제나 마약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이걸 책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과 환각버섯으로 연결지어서 이야기하는데 꽤 재미있다. 또 카드병사들이 하얀 장미에 빨간 칠을 하는 장면에서 야생 장미와 재배 장미, 옛날 장미와 현대 장미 등 장미에 대한 여러가지 썰을 푸는 것도 재미있다. 앨리스가 거울나라에 갔을 때 붉은 여왕을 만나 레이스에 참가한다. 한참을 달린 앨리스는 문듯 자신이 처음 있던 곳에 그대로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러자 여왕은 원래 있던 곳에 있으려면 전력을 다해서 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건 붉은 여왕의 가설이라는 것으로 꽤 유명한 논제인듯 하다. 생물들은 포식자, 질병, 기생충 등의 상황에 맞춰 빠르게 변화해야만 한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환경에서 가만 있다가는 사라져버리게 된다는 진화 경쟁에 대한 진화생물학의 가설이다. 명칭부터 붉은 여왕 가설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소설에서 과학을 읽어낸다는 이 책의 컨셉에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소재가 아닐까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소설을 좋아하는데 판타지 소설을 과학으로 풀이하고 검증한다는 컨셉이 일단 재미있다. 이 소설은 당시 사회에 대한 풍자가 들어있다는데 모자장수의 수은중독이나 차문화 같은 과학 이야기들이 소설 속에 담긴 풍자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기도 하고, 흰토끼와 3월 토끼가 다른 종이라는 정보처럼 소설 속의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있어서 그것을 통해 소설이나 영화를 더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즐겁다. 소설과는 크게 상관없이 과학 이야기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그것대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상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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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물리찾기 1 부엌에서 물리찾기 1
청유재 사람들 외 지음 / 북스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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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끓이고, 굽고, 혼합하고, 절이는 등의 조리과정에는 화학적인 개념과 원리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또 맛을 느끼고 재료를 조합하여 특정한 맛을 만드는 과정이라던지 심지어 음식이 상하는 현상에서도 화학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부엌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은 화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래서 요리법이나 맛, 영양소 등을 화학적으로 설명하는 책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부엌에서 물리를 이야기하는 책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부엌 속의 화학이라면 비교적 쉽게 많은 것을 떠올릴 수 있지만 부엌에서 찾을 수 있는 물리개념이라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언뜻 칼로 자르는 것 말고는 뭐가 더 있는지 쉽게 떠올리기가 힘들다. 하지만 의외로 부엌에서 일어나는 일은 생물학적, 화학적 과정보다 물리학적 과정이 많다고 한다.


[부엌에서 물리찾기]는 부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생각지도 못한 여러 물리 법칙과 물리원리를 찾아내어 설명하는 재미있는 물리학책이다. 가족 모두 물리학을 전공한 네 식구가 부엌에서 일을 하면서 떠올린 엉뚱한 질문에 대해 물리에 관한 여러가지 원리들을 자료를 찾아 보완하고 검증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물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기도 하고 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다. 꾼들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이 전공하는 일들을 떠올리고 전문가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모양이다. 모든 과학은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데 그런 질문이 위대한 발견을 이끌게 된다. 그래서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왜?"라는 질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 책도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는 엉뚱한 질문들로부터 과학적 사고를 확장해나가는 법을 배우기 바란다고 말한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각각 칼로 썰기, 불, 물, 달걀이라는 주제로 각각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물리에서의 원리와 개념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왜? 라는 질문을 보면 질문 자체가 좀 시시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답을 다 알고 있어서 시시하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것들이라서 평소에는 조금도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았던 것들이기 때문에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가령 부엌에서 쓰는 식칼은 왜 대부분 삼각형일까? 왜 칼날이 날카로워야 잘 잘릴까? 왜 물방울은 동그랗게 뭉치나? 왜 국물이 넘치나? 왜 달걀은‘달걀 모양’일까? 이런 물음을 접한다면 대부분은 "그냥 원래 그런 거 아닌가?" "당연히 그런거지"라는 식의 답을 하게 될 것이다.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것들이라서 애초에 "왜?"라고 궁금해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질문들이라서 여기에 무슨 물리학적 원리가 숨어있을 거란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거창하고 깜짝 놀랄만한 질문이 아니라 당연하게 인식되던 것들이라 질문이 성립하게 된다는 생각도 못하다보니 비록 정확한 답을 알지 못하면서도 시시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시한 질문에서 재미있고 신기한 물리에 관한 원리를 찾아내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시시한 질문이 아니라 과학으로 통하는 길이 된다.


시시한 질문이라는 말을 했지만 반대로 흥미롭고 바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들도 있다. 왜 모닥불을 피우면 연기가 내가 있는 쪽으로 오는지, 왜 성냥이 있어도 모닥불을 피우기 어려운지 같은 캠핑을 해본 사람이라면 격하게 공감할만한 질문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종종 라이터 없이 불을 피우기 위해 고생하는 것이 나올 때가 있다. 한참을 고생하고도 결국 불피우기를 실패하자 라이타나 성냥을 던져주면 바로 불을 피우고 라이터가 고맙네 어쩌네 호들갑을 떠는데 실제로 불을 피워본 사람이라면 성냥이 있어도 불피우는 게 어렵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어떤 때는 바로 불이 확 붙는데 어떤 때는 아무리 해도 불이 잘 붙지 않는 것이다. 왜 불이 잘 붙지 않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불이 붙는 것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책은 불이 붙는다는 개념부터 시작해서, 인화점과 착화점, 나무의 굵기, 복사열 등 불이 붙는 현상에 관련된 물리 법칙을 광범위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불을 피우면 연기가 왜 내쪽으로 오는가에 대한 고찰도 재미있다. 모닥불 뿐만 아니라 고기를 구울 때 나오는 연기도 이상하게 나를 쫓아오는 것 같은데 이것도 모닥불 연기와 같은 원리라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텐데 원인은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의 밀도와 부피 차이에 의한 부력과 난류 때문이라고 한다.


중간중간 조금 생소한 전문용어들도 나오긴 하지만 그런 걸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책은 아니라서 가볍게 설명하고 넘어가고 또 전공서적처럼 딱딱하고 어려운 문장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쉬운 언어로 되어 있어서 물리책이지만 부담감은 덜하다. 전체적으로 설명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아무래도 내용이 마냥 쉬운 것은 아니라서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 술술 읽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교적 가독성은 높은 편이다. 칼로 썰기 파트는 비교적 쉬운데 갈수록 어려워진다. 중간중간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가 있어서 텍스트로 쭉 나열한 설명을 직관적으로 한눈에 들어오게 해준다. 또 중간중간 집에서 간단히 따라해볼 수 있는 과학 실험도 소개해놓고 있어서 실험을 통해 그 원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재미있다. 마치 초등학교 여름방학 탐구생활에 나오는 실험 같은 것이 떠오른다. 실험들은 어렵지 않고 간단해서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와 함께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늘 접하지만 조금도 궁금하게 여기지 않았던 일에 "왜?"라는 질문을 들이대고 거기서 과학적 원리를 찾아낸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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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케빈 강.해나 변 지음 / 사람in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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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표현과 존경 표현 사이의 미묘한 늬앙스 차이와 구어체와 문어체 단어들의 늬앙스 등을 잘 정리해놓아서 상당히 유용하네요. 고오급스런 영화 표현을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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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케빈 강.해나 변 지음 / 사람in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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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영어는 존경어가 없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많이들 범한다. 가령 일본어의 경우는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존경표현과 겸양표현 등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서 경우에 따라 존경과 겸양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배우고 공부를 할 때에도 그런 것에 주의해서 공부를 하지만 영어는 존경 표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그런 것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영어 그 자체에 우리와 같은 존경어는 없지만 정중한 표현, 경어 표현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이나 자리에 따라 격식있는 정중한 표현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애초에 영어에는 위아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영어를 접한 사람이라면 이런 정중한 표현을 알리가 없다. 그 때문에 격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당황해하게 될 수도 있다. 이게 다 영어 표현에 담긴 미묘한 늬앙스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보통 영어공부를 할 때면 어떤 하나의 영어 표현에 대해 단순히 그에 대응하는 한국어의 사전적 뜻을 직역하여 이해하는 1대1 대응 구조로만 영어 표현을 익힌다. 그 표현에 닮긴 속 뜻과 늬앙스는 전혀 알려주지 않고 그저 이 단어의 뜻, 이 문장의 뜻, 이 표현의 뜻은 이렇다는 식으로만 주입해주기 때문에 그 표현에 담긴 늬앙스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영어 표현, 더 넓게는 영어 회화를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암기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데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처럼 how are you라는 표현에 대해 상황에 따라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저 말이 나오면 무조건 fine thank you로만 대답을 하도록 훈련을 받기 때문에 공식처럼 외운 저 형태의 회화문 이외에는 영어를 말하지 못하게 되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하면서 저지르는 실수이다. 또 상대가 누가 되었건간에 언제 어디서나 공식처럼 외운 답변만을 내뱉게 되다보니 격식에 맞지 않는 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는 이렇게 단 하나의 고정된 교과서적인 표현에서 벗어나서 상황에 맞게 다양하고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여 말할 수 있도록 여러 영어 표현에 있어서 숨겨진 늬앙스를 짚어주는 영어 표현 늬앙스 사전이다. 늬앙스를 알려준다고 하면 그게 어떤 뜻인지 조금 감이 안 올 수도 있는데 가령 인사를 할 때 친한 친구에게 하듯 편하게 말하거나 격식을 차리고 해야 하는 경우처럼 상황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표현들이 전부 다르다. 하지만 기존의 영어책에서는 거의 한두가지 인사 표현만을 적어놓고 그것이 어떤 경우에 쓰는 말인지 즉, 친구에게 편하게 하는 인사인지 격식을 차린 인사인지는 엄격하게 구분해서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랬는데 여기서는 친한 사이에서 말하는 '쿨한 표현', 중립적이고 관용적인 표현인 '일상 영어', 격식을 차린 표현인 '매너 영어'의 세 가지로 구분하여 각각의 표현들을 쭉 수록해 놓은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에서 말하는 늬앙스라는 것은 해당 표현에 담긴 존경이나 격식의 수준이나 정도 쯤으로 해석해도 좋겠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보면 실제로 표현 그 자체는 그리 어려운 것이 없고 눈에도 많이 익은 표현이지만 그 표현에 담긴 늬앙스 즉, 존경의 레벨(?)이랄까 어느 정도의 격식을 차린 말인지 까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런 걸 모르면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대사 자체의 사전적인 뜻은 알아듣지만 그 표현에 따라 인물간의 위치설정이나 그들이 처한 상황 등의 미묘한 설정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냥 별 생각없이 봤는데 이때 말한 대사 표현은 사실 존경의 의미였고, 그렇다면 그 대사 표현이 두 사람의 인물의 위치나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확장되어 이해되는 것처럼 말이다.


책은 총 세 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챕터1은 일상 커뮤니케이션 표현의 뉘앙스들을 챕터2는 필수 회화 상황에서 표현의 뉘앙스들, 챕터3은 문어체 vs. 구어체 표현의 차이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 사실 아무리 늬앙스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챕터1에 나오는 일상 커뮤니케이션 표현들은 어느 정도는 눈치를 챌 수 있는 것들이다. 예컨데 인사를 할 때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 SUP? What's up?이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것 정도는 눈치껏 알 수 있다. 그리고 표현이 길어질수록 격식을 차리는 표현이라는 것도 대강 눈치로 때려맞출 수 있다. 그래서 챕터1에서는 어떤 것이 쿨한 표현이고, 어떤 것이 일상 영어, 매너 영어인지를 늬앙스를 철저하게 구분한다기 보다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영어 표현을 익히는 수준으로 가볍게 읽고 공부하면 되겠다. 그리고 만약 어떤 표현을 써야할지 헷갈린다면 고민하지 않고 쓸 수 있는 가장 무난하고 대표적인 표현을 하나씩 제시해 놓는데 이게 꽤나 유용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격식을 차린 표현일수록 말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반대로 말하면 너무 짧은 단답형의 말을 하면 실례가 되는 건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꼭 그런것만은 아닌지라 짧은 단답형의 무난한 표현들을 알려줘서 그것들만이라도 기억하고 있으면 굉장히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


챕터2에서는 실제 일상 생활에서 많이 사용할법한 생활 표현들이 나와서 회화용으로도 상당히 유용하다. 여기서도 역시 쿨한 영어, 일상 영어, 매너 영어로 구분지어 놓았고 거기 더해서 일상 영어 관용어와 가장 무난한 표현까지 따로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어서 늬앙스별로 다양한 표현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공부할 수 있다. 여기 있는 표현들만 잘 익혀놓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한 표현으로 적절하게 대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챕터3은 구어체와 문어체를 구분해놓았는데 여기부터는 약간 고급 수준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되겠다. 구어체에서는 익숙하고 보편적인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지만 문어체에서는 문장안에서 의미하고자 하는 늬앙스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사전적으로는 유사한 뜻을 가진 단어들이지만 그 늬앙스의 차이까지는 사전에 나오지 않아서 그걸 모르고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단어를 쓰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것을 방지할 수 있게 구어체와 문어체 단어들의 미묘한 늬앙스의 차이를 알려준다. 말하자면 챕터3에서는 문자 그대로의 늬앙스에 대한 차이를 알려주는 것이다.


사실 단어의 늬앙스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이 책은 일단 구성이 좋고 정리가 꽤 잘 되어 있어서 각 단어들의 차이랄까 구분이 한눈에 들어와서 가독성이 높은 편이다. 단어와 문장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다 적혀 있어서 영어 표현의 늬앙스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꽤 공부가 된다. 일상 회화 상황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이라 이 자체로 회화 공부가 되는 것도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순히 사전적 의미가 아닌 단어와 영어 표현에 담긴 미묘한 늬앙스 차이를 알게 되어 좀 더 고급스러운 영어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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