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런던으로 출근한다 - 해외 취업 2년차, 좌충우돌 고군분투 런던 직장인 리포트 해외 취업 경험담 시리즈 (에디션더블유)
안주현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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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런던으로 출근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기에 앞서 오래 전 나의 출근했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기 전 일찌감치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수많은 샐러리맨들 사이에 바쁜 걸음을 재촉해서 조금 여유있게 사무실에 도착하는 날에는 1층 커피 전문점에서 들러 아메리카노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하루를 시작했던 그 시절, 그 모습을 회상해보니 문득 직장인의 비애가 함께 찾아든다. 모든 직장인의 고민이나 출근하는 모습들은 비슷하겠지만 특히나 해외 취업자들에게 출근의 의미나 그에 따른 고민은 더욱 남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 나이 스물아홉 모아놓은 돈도 한 푼 없고 집에서 받쳐줄 형편도 안 되었지만 그녀는 본인 스스로 그 모든 어려움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고, 결국은 모든 문제들을 해결했고 해외 취업 2년차가 되었다. 지금 그녀는 런던에 있다.




오래전 일이지만 나 역시 해외취업으로 깊은 고민에 빠져 지내던 때가 있었다. 만일 그 당시 지금의 선택이 아닌 새로운 인생으로의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었다면 지금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을까?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문득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고 그런만큼 새로운 인생으로의 도전과 그에 따른 책임과 판단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 새로운 삶의 시작이란 익숙했던 모든 것들을 포기한다는 의미와도 같은 것이기에 그녀의 과감한 결정에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한 가지 아이러니했던 것은 저자는 외국에서 공부를 했던 경험도 없었고 런던에 아는 사람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맨몸으로 런던에 건너갈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과연 그 용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던 것인지 궁금한 마음에 당당하고, 용감한 그녀를 만나보고 싶었다.




런던 이슬링턴의 앰버북스라는 출판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후 그녀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출판사들을 만나고 출장을 다니게 되었다. 현재 출판 중개인의 업무를 할 수 있게 되기까지 그녀의 눈물나는 해외취업기에 관한 모든 사항이 책에 담겨져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면접을 비롯해서 이직에 대한 부분까지 꼼꼼하고 자세한 설명에 해외 취업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만한 책이란 생각에 권해주고 싶다. 자신이 태어나 자란 곳에서도 새로운 직장을 갖고 적응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일 것이다. 하물며 낯설고 물설은 그 곳에서 여성으로, 그것도 혼자의 몸으로 어떻게 버티고 견뎌왔을지 제목만 봐도 그녀의 야무지고 당찬 인생에 슬그머니 기가 죽는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그 어디서든지 자신 스스로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런던보다 더한 곳이라도 출근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통해 해외 출판사와 번역 출간을 의뢰하는 출판 에이전시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수많은 도서전에 관한 이야기도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저자의 좌충우돌 런던 취업 분투기를 읽어가면서 어느새 나 스스로 그녀에게 동요가 되어 이렇게 외롭고 험한 곳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가슴이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 법, 그녀의 빠른 판단과 신속한 추진력은 한국인의 근성을 대변하는 듯 보였고 그 역시 런던에서도 통했던 것이다. 이제 그녀는 어떤 순간에 어떤 자리에서든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더욱 커다란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다. 처음 책을 읽기 전, 나는 런던으로 출근한다란 제목을 보고 무척 설레였지만 책 속에 들어있는 그녀의 귀중한 경험들은 설레임이 아닌, 깊은 깨달음과 진실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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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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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배우려면 일생이 걸린다. 그러므로 늘 배우며 살아야 한다.

행복의 조건이란 책이 출간된 후 하버드 대학교 자료실에 숨겨져 있었던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에 관한 자료로 엮어진 책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과연 이 책이 어떤 책일까 궁금하던 차에 소갯말을 읽는중에 알게 되었던 이 한 문장에 진정한 행복의 열쇠를 풀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되었고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할 책이란 생각도 하게 되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며 또한 평생을 행복한 삶으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아직 인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삶이란 너무나 거대하고, 복잡한 것이며 난해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잠시 후에 우리 눈앞에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는 일만큼 불가사의한 일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책을 읽기 전 행복과 성장이란 비례하는 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단어의 의미로만 해석해본다면 행복과 성장은 엄연히 다른 뜻을 지닌 말이라 생각할 수 있고 행복을 생각하다 보면 단지 행복에 대한 의미만을 꿈꾸며 생각해왔기 때문에 성장과는 관련지어 생각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란 행복과 성장에 대한 우리의 기준이 같아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행복에 대한 의미나 조건을 생각했을 때 성장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지녔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고 나 자신이 계속해서 쉬지않고 성장할 수 있을 때만이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복잡한 환경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자신의 위치에서 성장하지 못한채 언제까지나 제자리인 삶을 살아가는 일은 얼마나 불행한 삶인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제적으로 부족하지 않고, 심적으로 불안하지 않은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갖추어야 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평안한 상태가 이루어져야 완벽한 행복의 조건을 갖추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빠르게 급변하는 세상속에서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게 되었고 날이 갈수록 고령화 시대로 변모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여기에 각종 스트레스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우리의 행복을 앗아가는 이유가 되고 있다.




행복의 조건은 인생의 고통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고통이나 갈등, 불안함에 대해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는데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가, 그렇지 못한가에 따라서 실제 삶의 질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행복의 조건이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그 법칙대로만 살아간다고 해서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일까? 누구든지 살아온 환경이나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 인간관계를 비롯한 삶의 방식이 모두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행복의 기준을 자로 잴 수 있는 것처럼 측정하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란 생각도 해본다. 이런 의미로 생각해보면 어느 위치에서나 재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자신의 삶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행복의 조건을 읽기 전에 나는 이 책속에 반드시 행복해질 수 있는 특별한 비법이 담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버드 대학 전문가들의 연구와 많은 사례를 통해 이제껏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행복해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을 것이고, 그 특별한 비법을 알게 될 것이란 기대감에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행복한 삶의 공식은 그리 특별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건강하게 나이를 먹고,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 행복해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바로 이 두 가지만 실천할 수 있더라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또 한 가지 더욱 중요한 사실은 평생동안 지혜로움을 배우는데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품위있게 나이를 먹어갈 수 있다면 이미 그 사람은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을 알고 살아가는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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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작은 마을 - 앙증맞고 소소한 공간, 여유롭고 평화로운 풍경
서순정 지음 / 살림Life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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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로 여행서적을 좋아해도 일본에 관한 이야기는 자주 접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의 작은 마을이란 책은 책을 읽기에 앞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소갯말을 자세히 읽어볼 수 있었는데 소갯말만으로도 가깝고도 먼 나라였던 일본에 대한 느낌이 조금은 달라지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복잡하고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일상적인 삶들을 엿볼수 있는 소박한 마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았기 때문에 이 책을 접한다면 일본에 대한 시야를 더욱 키울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가질 수 있었다. 허름한 골목길에 위치한 오래된 헌책방과 낡은 레코드 가게를 만나게 된다면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진짜 일본과 일본인들의 삶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책의 저자는 나와는 달리 일본을 좋아하고 그만큼 일본으로 자주 여행을 다녔던 사람이다. 일본인도 잘 모르는 일본의 작은 마을을 훤히 알고있는 그녀의 책에서 나는 과연 일본의 어떤 모습을 만나게 될까?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여행지의 요란함과 떠들석한 풍경보다는 너무 단촐해서 오히려 심심해 보이기까지했던 일본의 작은 마을에는 그 어디에서도 쉽게 만나지 못했던 여유로움과 비움의 미덕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특히나 흐드러진 벚꽃 터널이 인상적이었던 이즈코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즈코겐은 아담한 고원에 자리한 예술가 마을이었는데 마치 동화속 한 장면을 보듯 너무나 아기자기한 예쁜 마을이었다.




국내에는 일본으로 온천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온천 마을에 관심이 많았고 여행을 하게 된다면 어떤 곳으로 떠날지 계획을 짜며 이곳저곳을 알아본 적이 있었는데 바닷가에 자리잡은 이즈 아타가와란 온천 마을은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곳이었다. 바다를 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특색있는 이즈 아타가와는 역에 내리면서부터 증기 기둥을 볼 수 있었다. 세상과의 소통이 단절된 것만 같은 전통가옥이 꽉 들어차 있던 곳이나 산등성이 차밭으로 가득 차있던 소박한 마을, 도자기로 유명한 이름없는 어느 작은 마을에서도 작지만 풍요롭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을 마음껏 맛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일본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나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조금은 순화시킬 수 있었고, 일본 여행을 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들러봐야 할 특색있는 마을도 몇 군데 알게 되었다. 일본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한 여행지보다는 아직 일본인들에게조차 알려지지 않은 보석같이 예쁜 마을들이 많이 있었고 무엇보다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일반적인 여행서적들처럼 그저 틀에 박힌 내용이 아닌, 단출하지만 사람냄새 풍기는 일본인들의 삶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여행을 꿈꾸며 우리가 바라는 멋진 낭만이나 화려한 여행에 대한 기대는 이제껏 누구도 알지 못했던 이름없고 작은 소소한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그런 평범함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여행을 하게 된다면 이 책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것이란 생각에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권해주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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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침묵 - 제3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이선영 지음 / 김영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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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지겹도록 마주했던 공식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다름아닌 피타고라스의 정리이다. a2b2=c2 직각 삼각형의 직각을 포함하는 두 변 위의 정사각형의 넓이의 합은 빗변 위의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 이와 같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무리수와 루트를 이해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공식이었고, 뿐만 아니라 직각삼각형에서의 빗변의 길이, 또는 나머지 함수에서의 두 점과의 거리, 원의 방정식 등 과학의 원리가운데서도 가장 실용적인 불변의 법칙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학을 싫어했던 나에게 문제집 한 가득을 메웠던 피타고라스 정리의 증명 공식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기만 하다. 한국의 대표작가들이 세기의 걸작으로 뽑은 단 한 편의 소설. 천 년의 침묵은 이미 첫 등장부터가 예사롭지 않았고, 더욱이 놀라웠던 사실은 스토리의 배경과 주제였다.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얽힌 진실과 미스터리한 죽음을 다룬 이야기라는 소갯말은 이제껏 내가 접해왔던 수많은 한국소설과는 그 느낌이 너무나 다르게 다가왔다. 그동안 접해볼 수 없었던 배경과 책의 소재가 무척이나 신선했고 어떤 스토리일지 기대감을 갖기에도 충분했지만 한편으로 수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란 까닭에 고리타분하거나 어려운 이야기는 아닐지, 때문에 그만큼 몰입이 어려운 소설은 아닐까하는 조바심을 갖기도 했다. 솔직히 한국소설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추리소설은 일본 작가의 작품들을 많이 읽어왔고 역사소설 또한 국내 작품보다는 해외작가의 작품을 더욱 선호했던 나에게 천 년의 침묵이란 색다른 소설의 등장은 무척이나 놀라운 사건이었고, 한편으로는 한국인의 정서나 취향과는 거리가 좀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만들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 크로톤에 수의 제국을 세운 현자 피타고라스는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으며 남부럽지 않은 명예와 권력을 누릴 수 있는 인물이다. 어느 날 그의 학파에서 수학하던 제자 디오도로스의 시체가 바다에 떠오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자살로 몰아가지만 디오도로스의 시신을 처음 발견했던 그의 동생 아리스톤은 자살이란 결론에 의문을 품게 된다. 부패한 형의 시신은 등짝과 가슴 여기저기 혈관이 터진 채로 매질을 당한 흔적이 보였고, 무엇인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음을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형의 죽음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위해 아리스톤은 귀족회 의원직을 떠나 학파에 입문하게 되는데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현자의 엄청난 음모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엇갈린 운명들이었고, 하나둘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그 속에 얽히고 설켜버린 수많은 사랑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다. 





 

수학과 역사의 만남, 여기에 추리적 요소까지 가미된 엄청난 스케일의 장편소설 천 년의 침묵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역사속 사건의 반전을 느낄 수 있는 짜릿한 소설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미 권력의 마수에 사로잡혀 추악한 이면을 가지게 된 현자 피타고라스와 진실을 파헤치고자 그에 맞서는 젊은 제자들의 모습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인간다운 면모가 무엇일지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고 욕망과 권력, 진실과 사랑 등 삶의 절대가치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천 년의 침묵은 탄탄한 플롯과 사건의 빠른 전개를 통해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던 소설이었고, 여기에 실존 인물과 가상 캐릭터의 접목으로 더욱 더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기도 했다. 앞으로 작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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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나는 당신 안에 머물다 - 그리며 사랑하며, 김병종의 그림묵상
김병종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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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새해로 바뀔 그 즈음에도 내 손에는 작은 묵상집 한 권이 들려 있었는데 한 해를 잘 마감하고 행복한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 마침 마음을 정리하며 읽기에 좋은 묵상집을 알게 되어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묵상이란 마음과 정신을 온전히 하나님께만 몰두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단련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가끔씩 예전에 읽었던 묵상집을 꺼내어 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번에 김병종의 화첩기행으로 더욱 유명해진 저자의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무척이나 설레였다. 더욱이 이 책이 그림묵상집이란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림과 함께 하는 신앙에세이란 말에 더욱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읽어오면서 아직 그림이 있는 신앙에세이는 접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좋은 그림과 좋은 말씀이 가득할 것만 같은 기대감에 책장을 펼쳤다.




처음 이 책을 받게 되었을 때 느낌이 생각난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히 새 책이 배송되어 받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내게 전해진 느낌은 새책이 아닌, 조금은 오래된 듯한 느낌의 낡은 성경책처럼 그런 편안함이 전해졌다. 아마도 이 책이 묵상집이란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오래 된 친구와 오래 된 책이 주는 위로는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값진 것들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밤 나는 당신안에 머물다란 책은 그리스도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세계와 사물에 대한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특히나 글과 함께 담겨져 있던 인상적인 그림들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만났던 사람들과 여행했던 수많은 아름다운 경험속에서 나 역시 잠시 멈춰서서 편안히 쉴 수 있었고, 시간이 멈춰버린 역사를 만날 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 많은 고마움을 잊고 살아간다. 푸른 산, 맑은 공기와 물과 같은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되어주는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늘 가까이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그리고 내게 축복을 내리신 신의 은총에 대한 감사함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그 세상속에서 바쁘게만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고, 고마움과 평안보다는 각박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가엾은 모습은 아니었는지... 그러는동안 상처와 후회에 더욱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은 온통 상처투성이가 된 채 피곤한 몸과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제서야 신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싶은 마음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책을 읽어가는 동안 후회되는 일들 속에서 허우적대며 그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 보냈던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도 해볼수 있었다.




길가에 피어있는 한 송이의 들꽃에서도, 따스한 봄날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에서도, 만년설에 뒤덮인 하얀 지붕에서도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맘껏 느낄 수 있었고 그 모든 것을 허락하시고 보여주신 주님의 놀라운 은총에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온전히 바칠 수 있게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삶에는 반드시 아픔이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그 아픔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흐트러진 삶을 추스리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 어느 책보다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묵상집을 읽어보기를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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