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나는 당신 안에 머물다 - 그리며 사랑하며, 김병종의 그림묵상
김병종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가 바뀌고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새해로 바뀔 그 즈음에도 내 손에는 작은 묵상집 한 권이 들려 있었는데 한 해를 잘 마감하고 행복한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 마침 마음을 정리하며 읽기에 좋은 묵상집을 알게 되어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묵상이란 마음과 정신을 온전히 하나님께만 몰두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단련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가끔씩 예전에 읽었던 묵상집을 꺼내어 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번에 김병종의 화첩기행으로 더욱 유명해진 저자의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무척이나 설레였다. 더욱이 이 책이 그림묵상집이란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림과 함께 하는 신앙에세이란 말에 더욱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읽어오면서 아직 그림이 있는 신앙에세이는 접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좋은 그림과 좋은 말씀이 가득할 것만 같은 기대감에 책장을 펼쳤다.




처음 이 책을 받게 되었을 때 느낌이 생각난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히 새 책이 배송되어 받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내게 전해진 느낌은 새책이 아닌, 조금은 오래된 듯한 느낌의 낡은 성경책처럼 그런 편안함이 전해졌다. 아마도 이 책이 묵상집이란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오래 된 친구와 오래 된 책이 주는 위로는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값진 것들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밤 나는 당신안에 머물다란 책은 그리스도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세계와 사물에 대한 아름다움과 감사함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특히나 글과 함께 담겨져 있던 인상적인 그림들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만났던 사람들과 여행했던 수많은 아름다운 경험속에서 나 역시 잠시 멈춰서서 편안히 쉴 수 있었고, 시간이 멈춰버린 역사를 만날 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참 많은 고마움을 잊고 살아간다. 푸른 산, 맑은 공기와 물과 같은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되어주는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늘 가까이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그리고 내게 축복을 내리신 신의 은총에 대한 감사함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그 세상속에서 바쁘게만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지고, 고마움과 평안보다는 각박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가엾은 모습은 아니었는지... 그러는동안 상처와 후회에 더욱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은 온통 상처투성이가 된 채 피곤한 몸과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제서야 신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싶은 마음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책을 읽어가는 동안 후회되는 일들 속에서 허우적대며 그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 보냈던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도 해볼수 있었다.




길가에 피어있는 한 송이의 들꽃에서도, 따스한 봄날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에서도, 만년설에 뒤덮인 하얀 지붕에서도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맘껏 느낄 수 있었고 그 모든 것을 허락하시고 보여주신 주님의 놀라운 은총에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온전히 바칠 수 있게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삶에는 반드시 아픔이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그 아픔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흐트러진 삶을 추스리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 어느 책보다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묵상집을 읽어보기를 권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