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속고 배신당하고 뒤통수 맞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 속고 배신당하고 뒤통수 맞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로버트 펠드먼 지음, 이재경 옮김 / 예담 / 2010년 5월

 

처음 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을 한다란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과연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 거짓말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게 했고 파격적인 내용이다보니 서점에서 신간으로 마주하게 되었을때부터 내 시선을 사로잡은 책이기도 하다. 인간의 거짓말 심리와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거짓말 문화의 실체를 파헤친 책이란 소갯말은 진실의 가치에 대해, 그리고 꼭 알아야 할 세상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 줄 것만 같은 책이란 호기심을 갖게 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미 거짓말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 뿌리를 내리고 많은 부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부정과 불신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대처방법은 무엇일지, 그리고 보다 더 진솔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한 마음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진실만을 추구해야 하고 진실만을 믿으며 살아가기 원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늘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 인생을 살다보면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도 있겠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자신의 본심을 감추며 살아가게 된 것이다. 거짓말 심리학 분야에서 세계 제일의 명성을 자랑하는 저자는 심리 실험을 통해 우리가 평균적으로 10분에 세 번의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란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그리고 왜 하게 되는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거짓말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곁에 자리하고 있었다. 누구나 쉽게 노출할 수 있을 뿐더러 심지어 자신 스스로에게도 우리는 너무 많은 거짓말을 일삼고 있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면서, 때로는 타인으로부터 호감을 사기 위해, 개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조직의 비리를 통해...

거짓말은 놀라울만큼 우리의 일상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제 거짓말은 현대인의 삶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거짓말은 때로는 상대의 마음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아서 거짓말을 통해 상대를 배려하는 선의의 표시로도 이용될 수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와 정치, 문화, 경제 그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세상은 없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거짓과 속임수가 우리의 현실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이해력이나 눈치가 없기 때문에 어린 아이의 거짓말은 반사행동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성별과 계층, 문화권에 상관없이 아이들에게 거짓말이란 워낙 흔하다 보니 연령대별로 거짓말 유형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식별이 가능할 정도였다. 어른의 입장으로 본다면 아이들의 거짓말은 어설픈 것일수도 있지만 대인 관계를 이루어가면서 심리적 욕구에 의해 아이들은 점차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숨기는 역량을 갖추게 되는 것이었다.

속셈이 빤히 보이는 사기꾼들의 속임수와 대중매체를 이용한 기업들의 속임수, 학력을 위조하는 사회와 조직,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기사 날조사건, 사이버상의 거짓에 이르기까지 거짓말이 통하는 분야와 사람들은 셀 수도 없이 많았고 삶과 속임수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절감할 수 있었다. 거짓말은 나쁘지만 진실이라고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철저히 솔직한 것은 우리의 환상을 통째로 허물 수 있는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이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면 자기 방어를 위한 속임수를 쓰게 된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거짓말쟁이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정직의 가치를 알고 살아간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더욱 편안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행복한 삶을 위한 틱낫한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 행복한 삶을 위한 틱낫한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0년 5월

 

종교를 떠나서 틱낫한 스님의 책은 언제 봐도 평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한다. 
이번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란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오랫만에 저자의 책을 만날 수 있겠다는 설레임에 더욱 반가웠던 책이다. 책의 제목중에서 호랑이는 누가 봐도 우리 마음속에 주체할 수 없는 화를 가리키는 것이란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호랑이처럼 날뛰는 화를 길들이는 방법에 대한 책이란 소갯말이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던 것 같다. 평소에도 인문서와 명상에세이를 좋아하는 까닭에 그간 나는 화에 대한 여러 내용의 책을 접해왔다. 모두 좋은 내용들의 이야기였지만 가슴 깊이 오랫동안 새길 수 있는 글들은 많지가 않았다. 틱낫한 스님의 글을 좋아하고 그 분의 화를 다스릴 수 있는 가르침은 어떤 것일지 무척이나 궁금했기 때문에 내심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화를 무조건 참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스님은 화를 풀려면 먼저 그것을 알아차리고 화의 씨앗부터 감싸 안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화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화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어야 근본적으로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화의 씨앗은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하고 잘못된 생각은 두려움의 원인이 되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내는 화는 그 이상의 존재이고 그 이상의 고통인 것이다. 화는 화가 아닌 일상적인 생활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부정적인 마음이 자신의 생각을 지배하는 것을 막는 길은 그 씨앗이 가진 힘을 줄이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가 내는 화 그 이상의 존재이며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 그 이상의 존재라고 믿으며 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화는 언제나 혼란스러움과 무지와 함께 붙어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화, 슬픔과 증오는 모두 덧없는 것이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화의 뿌리에 대해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면 자신의 인생에 그만큼 커다란 축복도 없으리라. 종교인이 아닌 일반인이 화의 뿌리와 그것이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수행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화를 억누르고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화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길이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화는 그대로 방치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으로 변할 수 있지만 화를 잘 보살펴서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긍정적인 에너지로도 변화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화는 가슴 깊이 묻어두어야 하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었다. 조용하고 아늑한 풍경을 담은 사진들, 그리고 마음속 깊이 새겨두고 싶은 말들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화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마음의 씨앗을 찾아내고 화를 다스릴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큼 의미있는 마음공부는 없을 것이다.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란 책은 오랫만에 마음의 휴식처와 같은 시간을 선물해주었고 화에 대해 이제껏 경험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시도를 생각하고 경험하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자신의 화를 다스리고자 하는 이들과 두려움과 절망을 떨쳐내고 싶은 누구에게라도 의미있는 내용과 시간을 선물해 줄 것이다.

소설로 배우는 주식투자

소설로 배우는 주식투자 - ‘300억 비밀 주식과외’편
윤재수 지음 / 길벗 / 2010년 5월

 

처음 주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비롯해서 주식을 하는 누구라도 기초를 탄탄히 공부하고 투자종목의 가치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단발성 조언이 아닌, 나에게 직접 도움이 될만한 실용적인 정보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개미투자자가 주식으로 성공할 확률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려운 일이 아닐까? 
전체 투자인구에서 주식투자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주식에 초보자인 나처럼 일반적으로 주식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낯설고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주식에 대해 기본이라도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에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책을 몇 권 읽어봤지만 그 때마다 어려운 용어들이 가득한 책은 오히려 주식에 대한 거리감만 높였을 뿐이다.

우연히 소설로 배우는 주식투자란 책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이 단순한 소설이라 하더라도 주식을 가까이서 경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궁금해졌다. 소설로 배우는 주식투자란 과연 어떤 것인지 이제껏 경험해 본 적 없는 책이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책이기도 했다. 이 책은 소설형식을 빌려 어렵고 복잡하게만 생각되었던 주식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엮어낸 책이다. 무엇보다 현재 우리의 실정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기 때문에 그만큼 현실감있게 긴박한 상황의 주식시장을 엿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고 멀게만 느껴졌던 증권사나 증권사 직원들에 대한 구체적인 생활을 알 수 있어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전문적인 주식용어들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어가며 부연설명까지 빠트리지 않고 읽어야 했지만 그만큼 주식용어에 대한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고 그렇게 모인 이야기들이 어느새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솔직히 처음 책의 제목만 보고는 주식이야기가 큰 틀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일 것이란 부담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비중있는 인물들을 토대로 스토리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주식에 관한 정보가 어우러져 이야기를 따라 읽어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증권사의 적나라한 현실과 부패된 관리들의 이야기, 그리고 북한의 도발과 세계정세를 바탕으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금융시장의 흐름을 통해 주식에 대해 가장 기본적인 투자정보를 알 수 있었고 선물옵션과 채권, ELW 등 자주 들어보기는 했어도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주식용어들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주식에 관한 책은 언제나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이 책은 다시 한 번 읽어 볼 생각이다. 처음에는 흐름을 따라가며 용어들을 공부하느라 조금 바쁘게 책을 읽어야했지만 다시 읽게 될 때는 주식과 더욱 가까워 질 수 있을것만 같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소설로 배우는 주식투자는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주식에 대해, 그리고 주식을 포함한 알짜배기 경제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책이라 그만큼 유익한 책이었다. 특히나 주식투자가 즐거울 수 있고 행복한 주식투자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소설이란 친근하고 익숙한 장르를 통해 만날 수 있었던 주식이야기는 주식에 관한 스토리도 무척 흥미롭고 궁금한 이야기란 사실을 깨우치게 했고 다음 이야기도 무척 기다려진다.

한국의 시장

한국의 시장 - 일상다반사, 소소함의 미학, 시장 엿보기
기분좋은 QX 엮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5월

 

물건 하나를 두고 실랑이를 오가며 흥정하는 사람들을 보면 괜시리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세련되고 깔끔한 백화점보다 조금은 불편해도 외할머니의 포근한 품처럼 정겨움이 넘쳐나는 곳이 바로 시장이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붙잡고 따라가서 구경할 수 있었던 재래시장의 모습은 나에게 온통 별천지같다는 느낌을 선물했던 곳이기도 하다. 백화점이나 동네 슈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한 인간미와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졌고 굳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재래시장은 그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사람 살아가는 애틋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 거대한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에 밀려 안타깝게도 재래시장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무척이나 오랫만에 책으로 마주할 수 있었던 시장은 어린 시절 신기하고 놀라웠던 그 모습 그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백화점과 할인점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시장과는 멀어지게 되었고 언제부터인가 시장하면 불편하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시장에 대한 아련한 추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겠지만 지역마다 전통시장이 활성화 되기보다는 대형마트들이 줄을 지어 들어서게 되고 그러는 사이 시장과 점차 멀어지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멋과 우리 문화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시장을 더욱 추억하며 그리워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지역마다 특색있는 볼거리와 먹거리를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그 지역사람들의 문화와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을 가장 쉽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신기한 것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후한 인심에 넉넉하게 다가오는 곳이 바로 시장이란 점이다. 요즘은 어딜가나 서비스를 중시하지만 어쩌면 시장은 그런 서비스정신에 대해 잘 모를수도 있다. 친절한 것과 사람사이의 정이란 분명히 다른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시장에서 더욱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비슷한 사람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데 그렇게 각각 다른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서 어울리는 모습, 시장의 풍경은 너무나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지역별로 대표적인 시장과 장터 곳곳의 유용한 정보로 가득한 책을 읽어가다보면 시장의 여러 모습을 담은 사진들에 더욱 정감이 간다. 촌스러운 옷가지와 가재도구, 낡은 간판과 이런저런 먹거리들을 좌판에 늘어놓고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통해 일부러 드러내는 아름다움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지역마다 자리잡은 명물과 장인들의 모습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고 세련되거나 화려하지는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거짓없는 모습에 시장 사람들의 순수함과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도 있었다. 
사람 사는 맛이란 바로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한국의 시장이란 책은 누구에게나 시장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꺼내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줄 것이다.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 우리 시대 명장 11인의 뜨거운 인생
김서령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4월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어찌보면 단순한 글이지만 이 심오한 문장 하나가 오랫동안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때때로 삶이란 무엇일까하는 궁금증에 사로잡혀 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책을 뒤척이며 고민에 쌓일 때가 있지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결국 나 스스로 삶을 살아가며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것이란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삶이란 무척 복잡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헤아리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란 생각을 가슴으로 뜨겁게 세상을 품은 이 시대 진정한 명장들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삶이란 조금씩, 서서히 완성시켜 가는 것이란 진실을 알게 된 것이 아마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소설가 최인호, 소리꾼 장사익, 시골의사 박경철 등 책에 등장하는 명장들은 우리에게 꽤나 친숙한 인물들도 있었고 그 외 11명의 인사들은 모두 각계각층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이었다.

각기 다른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이란 이름을 쓸 수 있는 여러 인사들을 만날 것이란 생각에 찬란하게 빛나는 그들의 삶이 어떻게 완성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이 책을 더욱 궁금하게 했고 어쩌면 그들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반추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설레임에 더욱 행복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완벽하고 화려하기만 할 것 같았던 나의 예상과는 달리 명장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때로는 가난속에서, 때로는 끝없는 기다림속에서 묵묵히 각자의 길을 걸어온 장본인들이었고 가장 놀라웠던 것은 처음부터 그들이 꿈꾸었던 삶의 목적은 지금 누리고 있는 부와 명예가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깊은 고뇌와 깨달음을 반복하며 삶을 천천히 만들어가는 장인들의 모습은 어느새 지금의 나는 과연 나의 삶을 잘 살고 있는가란 둔중한 질문으로 다가와 오랫동안 가슴을 파고들었다.

명실공히 한국 문학의 살아있는 전설 소설가 최인호.
그는 30년 이상 월간지 연재를 해오고 있으며 한글로 가장 많은 글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얼마 전 그의 에세이를 읽었지만 그가 출간했던 작품 속 인물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접해볼 수 있었는데 작가는 개인적으로 별들의 고향 경아를 떠올리며 제일 미안한 인물이라 고백한다. 자신이 만들어 낸 주인공을 향한 그의 깊은 애정과 소설을 통해 표현되었던 삶의 행복, 그리고 인생에서 경험했던 버거웠던 순간 순간들...
최인호 작가의 삶과 작품으로 표출되었던 행복의 크기를 경험하는 내내 끊임없이 탄생할 수 있는 삶의 무한한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죽을 힘을 다해 노래하던 진정한 소리꾼 장사익을 읽으며 애절한 그의 소리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의사나 베스트셀러 작가, 또는 유명한 투자 분석가의 세련된 이미지보다는 왠지 논두렁과 더욱 가까울 것만 같은 푸근한 이미지의 박경철이 이야기하는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과의 동행이 타인과 이 세상을 얼마나 환하고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 사진과 미술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삶을 가꾸어가던 또 다른 명장들의 이야기도 책을 읽는 내내 삶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했다. 또한 명장들은 모두 책을 가까이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 그들이 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삶과 사람에 대한 애정과 애환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무척 의미있는 책이었다. 영웅은 그리 먼 곳에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늘 우리와 함께 숨쉬며 호흡하고 우리 곁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삶에 당당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났던 시간이 오래토록 가슴에 남을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