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행복한 삶을 위한 틱낫한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 - 행복한 삶을 위한 틱낫한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0년 5월

 

종교를 떠나서 틱낫한 스님의 책은 언제 봐도 평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한다. 
이번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란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오랫만에 저자의 책을 만날 수 있겠다는 설레임에 더욱 반가웠던 책이다. 책의 제목중에서 호랑이는 누가 봐도 우리 마음속에 주체할 수 없는 화를 가리키는 것이란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호랑이처럼 날뛰는 화를 길들이는 방법에 대한 책이란 소갯말이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던 것 같다. 평소에도 인문서와 명상에세이를 좋아하는 까닭에 그간 나는 화에 대한 여러 내용의 책을 접해왔다. 모두 좋은 내용들의 이야기였지만 가슴 깊이 오랫동안 새길 수 있는 글들은 많지가 않았다. 틱낫한 스님의 글을 좋아하고 그 분의 화를 다스릴 수 있는 가르침은 어떤 것일지 무척이나 궁금했기 때문에 내심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화를 무조건 참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스님은 화를 풀려면 먼저 그것을 알아차리고 화의 씨앗부터 감싸 안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화를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화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어야 근본적으로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화의 씨앗은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하고 잘못된 생각은 두려움의 원인이 되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내는 화는 그 이상의 존재이고 그 이상의 고통인 것이다. 화는 화가 아닌 일상적인 생활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부정적인 마음이 자신의 생각을 지배하는 것을 막는 길은 그 씨앗이 가진 힘을 줄이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가 내는 화 그 이상의 존재이며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 그 이상의 존재라고 믿으며 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화는 언제나 혼란스러움과 무지와 함께 붙어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화, 슬픔과 증오는 모두 덧없는 것이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화의 뿌리에 대해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면 자신의 인생에 그만큼 커다란 축복도 없으리라. 종교인이 아닌 일반인이 화의 뿌리와 그것이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수행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화를 억누르고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화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길이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화는 그대로 방치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으로 변할 수 있지만 화를 잘 보살펴서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긍정적인 에너지로도 변화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화는 가슴 깊이 묻어두어야 하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었다. 조용하고 아늑한 풍경을 담은 사진들, 그리고 마음속 깊이 새겨두고 싶은 말들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화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마음의 씨앗을 찾아내고 화를 다스릴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큼 의미있는 마음공부는 없을 것이다. 그대 안의 호랑이를 길들여라란 책은 오랫만에 마음의 휴식처와 같은 시간을 선물해주었고 화에 대해 이제껏 경험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시도를 생각하고 경험하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자신의 화를 다스리고자 하는 이들과 두려움과 절망을 떨쳐내고 싶은 누구에게라도 의미있는 내용과 시간을 선물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