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나라 켈름이라는 제목보다 사실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단어가 더 눈에 띄인다. 작가가 00상을 받았다고 하면 사실 어떤책을 내어도 인기는 절로 얻어질 수 밖에 없다는 약간의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왜 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인 줄 알게 된다. 유쾌하고 웃음을 주지만 그 웃음뒤에는 무언가 심오한 뜻이 담겨져 있는 듯하다. 바보들이 사는 나라 켈름. 그들에게 고민거리라고는 단지 물자가 부족하다는 것 이외에는 그다지 불편한것도 어려운 것도 없었다. 하지만 문제와 위기라는 단어가 생기자 그 사람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두 단어를 발견한 그로남은 켈름의 통치자이자 현자였다. 그로남과 함께 나라를 통치하는 현자 역시 바보들이었다. 마을이 처해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자와 통치자는 회의를 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엉뚱하고 우습게만 보이는지...그들은 과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너무도 의문스러웠다.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지만 어리숙한 작전으로 그들은 스스로의 위기를 만들고 문제를 만든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듯 또 다른 이들에게 통치자의 권한을 넘겨주고 쫓겨난다. 바보들의 나라 켈름의 통치자 그리고 현자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네 정치판을 풍자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진정 나라를 위해 백성들을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나라를 버리는 꼴이 되어 버려 말 그대로 바보들의 놀음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쟁의 패배, 정치권의 변동등으로 남성들의 통치에 신물이 난 여성들은 자신들이 통치를 하겠다고 나선다. 통치를 하던 그로남이 앞치마를 입고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라 참으로 우습기도 하지만 유쾌하다. 앞으로 켈름은 어떤 나라가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자신들의 욕심 때문에 전쟁을 하고 돈과 권력의 이기적인 모습들을 풍자한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기만 하다. 켈름에 사는 그들의 모습이 단순히 바보같아 보여 신나게 웃을 수 있지만 웃음뒤에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앞으로 해야할 일을 자연스레 작가는 알려준다. 어떤 길을 가야할지 독자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