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 신영복의 언약, 개정신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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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사람들 사이에 박힌 불신이 사라지고 갇혀있던 역량들이 해방될때 세상의 봄은 옵니다. 모든 것을 넉넉히 포용하면서 어김없이 옵니다.

P26 우리는 새로운 꿈을 설계하기 전에 먼저 모든 종류의 꿈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꿈보다 깸이 먼저입니다. 꿈은 꾸어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서, 누구한테서 꾸어 올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꿈과 동시에 갚을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P31 목표의 올바름을 善이라 하고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의 올바름을 美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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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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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근대의 독법으로 읽는 임꺽정 – 벽초 홍명희 문학비와 생가

P89 임꺽정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이미지가 ‘강자’의 면모로 읽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가 최소한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대응방식에 관해서도 무관심하지 않아야 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 결코 약하게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회적 약자는 문신을 하거나 성깔있는 눈빛을 만든다. 위악 僞惡을 연출한다.

생각하면 사회적 약자는 위악을 주 무기로 하고, 반면에 사회적 강자는 위선 僞善을 무기로 한다. 극적 대조를 보인다. 시위현장의 소란과 법정의 정숙이 그것이기도 하다.

P91 나는 종종 교도소는 ‘산’이라고 대답한다. 쫓기는 사람들이 내일을 기다리는 곳이다. 산적에서부터 화전민, 천주학쟁이, 동학꾼….그리고 오늘날은 도시의 거대한 원심력에 밀려난 사람들이 주말마다 산을 찾고 있다.

지혜, 시대와의 불화 - 오대산 상원사
P100 종메는 고래 鯨 (고래 경)요, 종은 용뉴 龍紐 (끈 뉴)에 틀고 앉아 있듯이 용 龍이다. 용과 고래의 한판승부가 바로 타종이라는 것이다. 종소리는 긴 여운을 이끌고 가다가 이윽고 정적 靜寂(고요할 정, 고요할 적)이다.

소리가 없는 것을 정 靜이라 하고, 움직임이 없는 것을 적 寂이라 한다.

P101 기형도의 소리의 뼈
‘김 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그 다음학기부터 우리들의 귀는
모든 소리들을 훨씬 더 잘 듣게 되었다."

P102 불가에서는 애초부터 세계를 분석하지 않는다.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깨달음이 지혜의 본질이기 때문이리라. 공부란 깨달음이며 자기변화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P103 진정한 깨달음이란 근본에 있어서 시대와의 불화 不和이어야 하리라. 마침 현기스님의 전화가 왔다. 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너무나 간단했다. "깨달음은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반성해야 하는 것은 깨달음마저도 소유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끊임없는 불화와 긴장 그 자체가 지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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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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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 묘역의 주인공인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삶은 ‘스스로를 추방해온 삶’이었기 때문이다. 낮은 곳, 변방으로 자신의 삶을 추방하는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이게도 ‘대통령’이라는 중심에 서게 되는 그야말로 변방의 창조성을 극적으로 보여준 삶이다.

이 궁벽하고 작은 묘역에 매년 100만의 순례자가 찾아오고 있다. 죽음의 자리가 생환의 현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난 곳에서 다시 통절한 각성과 당찬 시작이 이어지고 있음에 있어서랴

P26 우리는 왜 문명이 변방으로 이동하는 지, 변방이 왜 항상 다음 문명의 중심지가 되는지에 대하여 고민해야 한다. 중심부가 쇠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변방이 새로운 중심이 되는 것은 그곳이 변화의 공간이고, 창조의 공간이고, 생명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광활함과 구원함을 생각한다면 인간의 위상 자체는 언제 어디서든 변방의 작은 존재일 수 밖에 없다. 변방의식은 우리가 갇혀있는 틀을 깨뜨리는 탈문맥이며, 새로운 영토를 찾아가는 탈주 (脫走) 그 자체이다. 스스로를 조감하고 성찰하는 동안에만 스스로 새로워지고 있는 동안에만 생명을 잃지 않는다. 변화와 소통이 곧 생명의 모습이다.

변방이 창조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콤플렉스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심부에 대한 열등의식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P28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는 우리가 어떤 콤플렉스(열등감)을 가지고 있는가를 깨닫는 일이다.

P30 모든 글들은 독자들의 것이다. 빈약한 글들은 이제 독자들의 풍부한 상상력의 날개를 달고 비상을 시작하리라고 기대한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완고한 벽을 깨뜨리지 못한다. 그러나 깜깜한 어둠 속을 달려가 벽에 부딪치는 ‘작은 소리’를 보내옴으로써 보이지 않는 벽의 존재를 알리기에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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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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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 여행이란 자기가 살고 있는 성城을 벗어나는 해방감이 생명이다. 부딪치는 모든 것들로부터 배우려는 자세가 없다면 여행은 자기 생각을 재확인하는 것이 된다.

P13 무소유와 지혜는 팔리지 않으면서도 살아남는다는 사실이다.
용과 고래의 한판 승부라는 타종의 엄청난 굉음을 좇아가 이윽고 도달한 곳은 묵언이었다. 어느 시인의 고백처럼 소리의 뼈는 침묵이었다.

P14 지혜는 자기와의 불화 不和이고 시대와의 불화이다. 지혜가 고요와 깨달음의 초월 공간이라고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지혜에 대한 오해이다. 마찬가지로 무소유 역시 사회와의 불화이다. 타인의 불행으로부터 자신을 안전하게 격리시켜주는 소유라는 이름의 요새, 그 완고한 요새를 향한 싸움이다.

소유란 사람과 물건이 맺는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관계이다. 물건을 다른 사람의 접근으로부터 차단하는 격리와 고립이 소유이다.

P16 나는 아픔이 없는 기쁨과 기쁨이 없는 아픔은 진실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거나 어떤 우연한 여행지라 하더라도 항상 그것이 담고 있는 빛과 그림자, 애 哀와 환 歡을 편견 編見하는 시각을 늘 불편해한다. 그것이 아마 내가 동상 앞에 오래 머물지 않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P17 추억이란 세월과 함께 멀어져가는 강물이 아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숱한 사연을 계기로 다시 되살아나는 것이다.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사소한 일들도 결코 우연한 조우가 아니라 인연의 끈을 따라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필연 (必然) 임을 깨닫는다.

P20 노자는 도덕경에서 가장 좋은 정치란 임금이 있기는 있되 그가 누군지 백성들이 모르는 경우라 했다. ‘태상 부지유지 太上 不知有之". 차선의 정치는 임금이 백성을 친애하고 백성이 임금을 예찬하는 경우(친이예지 親而譽之), 그 다음에 두려운 정치, 포악한 정치이며, 최악의 정치는 백성들로부터 모멸을 받는 정치이다. 불신과 조롱을 받는 정치는 최하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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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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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피라미드의 해체
P389 절대권력은 고금을 막론하고 그 역량과 인성이 못 미치는 무리와 결합하는 것이 역사의 진리입니다.

P390 사림과 훈구세력이 싸워서 사림이 화를 당하는 걸 사화라고 합니다.

25 화합의 언어 석과불식 碩果不食

P420 첫번째는 엽락 葉落입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잎사귀를 떨어뜨려야 합니다. 잎사귀는 한미디로 ‘환상과 거품’입니다. 엽락이란 환상과 거품을 청산하는 것입니다. 논어의 불혹과 같은 뜻입니다. 가망없는 환상을 더 이상 갖지 않는 것이 불혹입니다. 어려움에 직면할 수록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환상과 거품을 청산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P421 다음이 체로입니다. 體露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구조와 뼈대를 직시하는 일입니다. 환상과 거품으로 가려져 있던 우리의 삶과 우리 사회의 근본 구조를 직시하는 일입니다. 뼈대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 정치적 자주성입니다. 둘째 경제적 자립성입니다. 셋째 문화적 자부심입니다.

마지막으로 분본입니다. 糞本 분본 (나무의 뿌리를 거름하는 일). 분은 거름입니다. 분본이란 뿌리를 거름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뿌리가 곧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P422 해고와 구조조정 그리고 비정규직이 바로 사람으로 사람을 거름하는 것입니다.
절망과 역경을 ‘사람’을 키워내는 것으로 극복하는 것, 이것이 석과불식의 교훈입니다.

P426 ‘자기의 이유’, 이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자기의 이유’를 가지고 있는 한 아무리 멀고 힘든 여정이라 하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않습니다. ‘自己의 理由’ 를 줄이면 自由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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