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더불어 - 신영복과의 대화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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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2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를 보면 ‘산티아고’라는 목동이 나오는데, 이 목동이 가진 것이 별로 없죠. 가죽 물푸대와 무화과나무 밑에서 펼치고 잘 담요 한장, 책 한권, 그리고 양떼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되죠? 마지막엔 무화과나무 밑에서 보석상자를 캐내죠. 그 때 독자는 묻습니다. 연금술은 실제로 있는가? 코엘료가 말하는 연금술은 바로 이런 거죠. 삶에서 겪는 고난의 긴 여정이, 매 발자국 그 순간 순간이 황금의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소설이 보여주는 연금술 같아요.

P340 에르되시 팔 (Erdős Pál , 1913 ~ 1996) 이라는 헝가리 수학자가 있었어요. 세계적인 수학자인데, 그 사람이 죽기전에 이렇게 묘비명을 써놓았답니다. "마침내 나는 더 이상 어리석어지지 않는다." 하루하루 깨달아가면 모르는게 더 많아지거든요. 점점 깨달을수록 어리석어 진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중략-
바로 이런 깨달음이 기약없는 무기징역을 견디는 힘이었지요.

P341 책이 중요하지 않고, 많이 읽는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기의 삶 속에서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자기 재구성 능력이 훨씬 중요하지요.
깨닫는 다는 것은 다양한 수평적 정보들을 수직화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지요. 절대로 많은 정보를 얻는다고 깨닫게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 많은 정보를 수직화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자기인식을 심화시키면서 재구성능력을 높여 가는게 바로 공부이고 학습입니다.

P343 감옥에 있을때, 결코 많은 책을 읽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일체의 실천이 배제된 조건 아래서 책을 읽기보다 차라리 책을 덮고 읽은 바를 되새기려고 했지요. 지식은 넓히기 보다 생각을 높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P346 중국 명나라때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친구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스승이 될 수 없고,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은 친구가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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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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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9 힘에 있어서 절대적인 우열의 격차가 있는 경우에 중요한 것은 잘 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패배의 과정과 자세를 어떻게 관리하는 것 하는 것은 다음의 재기와 직결됩니다.

P173 세계화의 바깥이 없다는 사실은 자본주의 세계 전략의 완성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 소멸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가 있는 것이죠.

P179 개인의 경우는 다른 개인에 대해서 희생적인 수 있지만,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위해서 희생할 수 있다는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
-중략-
특히 팀스피리트 훈련이 이른바 핵전쟁 연습이라는 것도 다 알려진 사실이고요

P180 한반도의 전쟁 위험이라는 것이 북한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올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나타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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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더불어 - 신영복과의 대화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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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7 가르친다는 것은 이러한 고정관념, 개념, 사고방식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는 것입니다. 의문을 계속 제기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호박을 손에 쥐어주기보다는 넝쿨을 더듬게 해야 합니다. 결국 가르치는 사람의 자세는 한마디로 기다리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P119 그렇기 때문에 작은 것에서 큰 것을 읽는 관점은 감옥이든 여행이든 여전히 견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작다는 것은 그것이 정말 작은 것일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큰 것이 다만 작게 나타나고 있을 뿐임을 잊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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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더불어 - 신영복과의 대화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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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 시신을 묻는 일꾼들이 "아, 그 사람 잘 죽었다. 그렇게 지독하더니…" 이렇게 나오면 그 사람은 지옥에 간 것이고, "아, 참 이분 좋은 일 많이 하셨어…"라면 서운해하면 틀림없이 극락에 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고 그래요. 그래서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육신의 삶과 죽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일생이 어떻게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가, 이것이 그 사람이 죽었는가 살았는가를 최종적으로 결정해주는 기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P23 저는 교도소에서 어떻게 살아야 되는냐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는 방에서 배척받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교도소에서는 방을 옮겨 가는 경우가 있는데, 옮겨가는 방에 있는 다른 동료들이 환영하는 사람만 되면 된다. 그러면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다"
-중략-
이것은 삶의 시류에 영합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 시대에 가장 많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충분히 화해되고 그 사람들과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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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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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시작을 축하합니다."
P338 첫째, 대학 시절에는 그릇을 키우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릇이란 물론 인간적 품성을 의미합니다. 인간적 품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이성과 감성을 열어야 합니다.

P340 넷째, 대학시절은 땅에 씨앗을 뿌리는 계절입니다. 우리는 추운 겨울을 지내고 농사를 시작하는 정월 보름에 오곡밥을 지었습니다. 겨울 동안 곳간에 갈무리했던 씨앗이 건강하게 살아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오곡밥을 지어 먹습니다. 봄은 꽃의 계절이 아니라 씨앗의 계절입니다. 아름다운 꽃도 결국은 씨앗을 위한 것입니다. 미련없이 떨어져 씨앗을 영글게 하는 멀고 먼 여정의 어느 길목에서 꽃은 피었다 집니다.

"상품문화에 매몰된 신세대"
P351 ‘인간의 개성이 어떠한 고뇌와 방황과 실천과정의 결과로서 경작되는가’ 와는 한 점 상관도 없이 ‘무엇을 소비할 것인가’, 아니면 ‘무엇으로 형식을 삼을 것인가’에서 얘기가 끝나버려요. 상품미학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지요.

"연대없는 노동운동, 미래도 없다"
P361 루카치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히말라야 산맥에 사는 토끼가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자기가 평지에 사는 코끼리보다 크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요. 스스로 작다고 하는, 우리의 역량이 취약하다는 냉철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인체에서도 세포하나가 지나치게 비대한 경우, 그것을 뭐라고 하지요? 암이라고 합니다.

"뉘집 큰 아들이 여기 왔구먼…"
P364 어떤 개인을 뉘집 큰 아들로 볼 줄 아는 그런 관계론적 관점이 우리 사회의 기본적 정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 ‘개인’ 이란 관념으로만 가능한 것일 뿐입니다.

"우경적 실천의 중요성"
P367 ‘이론은 좌경적으로, 실천은 우경적’으로 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시는 거였어요. 이 충고의 배경에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전제해 있습니다. 자신의 생존이 결정적으로 위협받지 않으면 절대로 판 자체를 바꾸려고 하지 않아요.

"가슴으로 생각하라"
P370 사고는 가슴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또 가슴이 원하는 그러한 방향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 사고思考 (考 생각할 / 깊이 헤아릴 / 살필 고)

"석과불식 – 우리가 지키고 키워야 할 희망의 언어"
P375 논어에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 政者正也 이라는 글귀가 있다. 무엇을 바르게 하는 것이 정치인가, 뿌리 本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뿌리가 접히지 않고 바르게 펴질 때 나무가 잘 자라고 아름답게 꽃피듯이 사람이 억압되지 않을 때 우람한 나무처럼 사회는 그 역량이 극대화되고 사람들은 아릅답게 꽃 핀다.

P378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막히면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면 소통하게 되고, 소통하면 그 생명이 오래간다.

변화의 의지가 없는 모든 대화는 소통이 아니며, 또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소통이란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 상대방을 타자화하고 자기를 관철하려는 동일성 논리이며 본질적으로 "소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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