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 -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 8명이 직접 고른
놀이샘 외 지음 / 센시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드게임 즐기는 집 다 모여!! 보드게임으로 아이들의 사회성, 메타인지, 학습능력까지 싹~ 올려주는 책 소개한다. 받아적을 준비 되었나? 책 제목은 『4~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

 

나와 오래 소통해온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 집은 보드게임을 즐긴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무척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을 해왔다. 보드게임을 하며 이기고 지는 법, 전략 짜는 법까지 모두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전자기기 없이도 재미있게 놀아주고 싶었기 때문. 그러다 최근 만나게 된 『4~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 이 책이 우리 아이가 조금 더 어릴 때 나왔다면, 훨씬 유용하게, 훨씬 다양하게 보드게임을 이용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지만, 권장 나이의 딱 중간! 지금부터라도 더 재미있게, 더 도움 되게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자, 그러면 『4~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는 어떤 책인지 자세히 소개해볼까?

 

먼저 『4~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은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현직교사들이 모여 만든 책으로, 보드게임이 수업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다 도움 되는 보드게임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연구하는 분들의 책이기에 정말 실질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더욱이 나이별 추천 게임, 구성이나 전략이 좋은 보드게임, 공부 머리에 좋은 보드게임, 아이나 가족 성향에 맞춘 보드게임, 실전 노하우까지 다루고 있어 보드게임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부터, 이미 보드게임 고인물들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가득하다. 

 

『4~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의 첫 장에서는 보드게임이 왜 중요한지, 보드게임이 왜 유용한지를 다루고 있다. 평소에도 보드게임에 대해 긍정적이었지만, 보드게임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읽으며 내가 어떤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어떤 점을 놓치고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어 좋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이의 성향에 따라 안내해줄 수 있는 팁이었는데, 종종 아이 아빠가 내기하듯 보드게임을 제시한 게 아이에게 필요 이상의 경쟁심리를 불러올 수 있고, 평화주의적 아이에게 어떤 보드게임이 적합한지를 알 수 있었다. 

 

『4~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의 2부에는 보드게임이 56가지나 소개되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보드게임도 많았지만, 아예 한번도 못 본 게임도 있어서 무척이나 집중하며 읽었던 것 같다. 기존에 해본 보드게임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유용한지, 해보지 않은 것은 어떤 것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유용할지 고민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했던 것 같다. 덩달아 장바구니는 좀 무거워졌지만, 곧 다가온 겨울방학이 무척이나 기대되기도 한다. 『4~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는 각각의 보드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기는 법, 비슷한 게임 등을 함께 제시해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5개보다 훨씬 많은 게임을 소개받을 뿐 아니라, 보드게임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공부”가 되는 마법을 발휘하게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4~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의 성향별 보드게임추천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우리 아이의 성향에 따라 게임을 제시해보기도 하고,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키울 수 있는 보드게임을 찾아보기도 하며 말이다. 정말 다양한 각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4~13세 보드게임 베스트 56』이니 꼭 한번 만나보시길 추천해 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0세-10세 영어 원서 필독서 100 - 그림책부터 뉴베리상까지, 아이의 수준과 취향에 맞는 영어책 100권을 한 권에
고은영(령돌맘) 지음 / 센시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그저 책'만' 읽어준 엄마라 “책육아”라는 단어가 좀 부끄럽지만, 요즘은 진짜 똑똑하게 책육아하는 엄마들이 많은 듯하다. 그래서 준비한 똑똑한책육아! 아이가 어릴 때부터 알면 더 좋고, 지금 알아도 너무 좋은 책, 『0~10세 영어원서필독서 100』를 소개한다. 

 

령돌맘 고은영작가님의 신간, 『0~10세 영어원서필독서 100』는 아이들의 꿈을 세계 무대로 바꾸어 줄 '원서읽기의 힘'을 다져주는 책이다. 작가님의 전작, 『세상에서 제일 쉬운 엄마표 영어놀이』가 무척 알찬 정보를 가득 담고 있었기에, 『0~10세 영어원서필독서 100』에도 기대가 컸는데, 이번 도서 역시 내 큰 기대를 꽉꽉 눌러채워주실만큼 좋은 내용이 많았다. 사실 책을 읽기 시작한지는 꽤 되었지만, 소개된 책을 읽기도 하고, 작가님의 가이드대로 아이와 직접 행해보기도 하느라 소개가 늦었다. 

 

이미 많은 엄마들이 수학이나 과학 등을 잘 이해하려면, 일단 문해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오래도록 무시(?)당했던 국어가 다시 사랑받고 있고, 책육아를 하는 엄마들도 많다. 그런데 영어는? 어쩌면 같은 맥락에서 영어역시 문해력이 기반이 되는 편이 훨씬 이해하기 쉽지 않으려나. 『0~10세 영어원서필독서 100』을 읽으며, 영상이나 듣기, 프리토킹이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영어독서가 채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 역시 『0~10세 영어원서필독서 100』의 서두에 영어 원서를 읽는 것은 언어 습득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영어에 대한 친밀함을 키을 수 있어 흥미를 높여줄 수 있다고 기록해주셨다. 물론 영어울렁증을 가진 부모들이 많겠지만(나 역시 그런 사람) 작가님이 보다 쉽게 영어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시니 좋았다. 또 재미와 학습의 균형을 잘 맞추어 책을 큐레이션해주시니, 어떤 책이 좋은지 고민이 줄어들기도 했고. 

 

『0~10세 영어원서필독서 100』의 초반에는 배경어휘를 익힐 수 있도록 단어인지 컨셉북부터 마더구스, 라임북, 패턴문장, 테마그림책 등을 알려준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그림책들. 영어그림책도 쉬운 그림책과 탄탄한 스토리북으로 나누어주셨기 때문에, 아이의 수준에 따라 체계적인 노출이 가능하다. 뒤로는 챕터북, 그래픽노블, 판타지소설, 청소년 소설, 뉴베리 수상작 등이 소개되어, 아주 어린나이부터 10대초반까지 여러모로 활용할 책들이 많았다. 『0~10세 영어원서필독서 100』이 좋았던 것은 단순히 책을 나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책소개, 학습가이드, 책으로 할 수 있는 놀이, 도움영상, 연결해서 볼 책, 참고사항까지 자세히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 영어책 읽기를 시도하는 집에서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0~10세 영어원서필독서 100』의 매력포인트는 QR코드에 담아준 영상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설명도 풍성한 편이지만, 이 영상덕분에 아이와 직접 해볼 포인트들을 체크하며 책을 선별할 수 있었던 것같다. 

 

책으로 놀고 즐기며, 영어를 조금 더 가까이 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으로 『0~10세 영어원서필독서 100』을 추천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심은경 지음 / 담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사람들은 고난 앞에서 무너지고 그 자리에 주저앉지만, 회복 탄력성이 있는 사람은 그 고난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 가시가 박히고 깨질 때마다 아프지만, 그 아픔 속에서 우리는 배운다. 그리고 그 경험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 단순한 기억력 덕분에 나는 오히려 더 빨리 회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렇게 지금까지 즐겁게 일하며 내 일을 사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단순함을 무기로 삼아 계속 나아가고 싶다. (p.180)

 

 

사실 따지고 보면 “시작”은 동사인 편이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이 자체가 낯설게 느껴짐은 내 머릿속의 시작은 그저 “출발점”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한데도 놀라웠던 깨달음으로 펼친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를 읽으며, 심은경 작가에게는 정말 시작이 동사구나,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안주하지 않고 늘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 그것이 작가님에 대한 총평(!)이다.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는 짤막한 에세이들의 모음이다. 그런데 단순히 에세이라고 말하기에는 장마다 담긴 메시지가 무척 명확하다. 그래서 “처방전” 같다. 가령 첫 장에서는 스스로를 응원하는 방법들이 담겨있다. 내 마음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 한다고, 자존감을 높이고 행복해지는 방법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존감의 의미를 잘 짚어준 것. 자존감과 자기애를 혼동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결과에 따라 자신의 가치가 변하는 일이 없다. (p.38)”라고 자존감을 정의해두었다. 이 문장이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졌고, 우리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은 역시나 “자신”임을 되짚어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장에서는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의 기반 이야기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다. 작가가 꿈을 향해 성장하는 과정들을 기록해두었는데, “해보지 뭐!”의 마음으로 여러 가지에 도전할 수 있는 작가의 모습이 신선하고 멋있게 느껴졌다. 영어 강사, 책방주인, 1인 출판사까지. 수많은 도전을 차근히 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감동도 조금 느꼈다.

 

개인적으로 『나는 시작하는 사람입니다』에서 가장 마음에 닿았던 것은 네 번째 장이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도 인상적이었고, 나답지 않은 것에 목숨 걸지 말자는 것은 강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결국,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의 기대나 기준에 얽매여 숨 막히는 삶을 살기보다는 자신의 장점과 본질을 발휘하며 사는 것이 더 의미 있다. 나답지 않은 것에 집착하는 것은 스스로 힘들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릴 뿐이다. 본연의 모습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나를 만드는 길이며, 그렇게 할 때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지고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p.161)”라는 문장을 읽으며, 조금 더 나답게, 조금 더 내게 흡족한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 생각했다. 

 

어느 책에서 사실 돌을 동그랗게 만드는 것은 잔잔한 파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큰 파도에서는 오히려 돌들도 떠올랐다 가라앉지만, 잔잔한 파도에서는 서로들 부딪히며 둥그러진다고. 이 책은 그렇게 스스로 쉼 없이 잔잔한 파도로 자신을 다듬어온 힘이 담겨있는 듯하다. 그래서 독자도 이 책을 통해 나를 둥글게 다듬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아무래도 이 책의 리뷰는, 책의 마지막 줄로 마무리함이 합당할 것 같다.

“결국, 내가 얼마나 뜨겁게 무엇을 원하는지, 그 일을 즐기며 얼마나 깊이 고민하는지가 중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은 능동적
노연경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은 감상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자유도, 사랑도, 우정도,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감정들도 모두 감상에서 나온다. 사전에서의 미하는 대로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감과 기쁨을 느끼는 것이 행복이라면, 행복 역시 감상에서 나온다. 느낄 수 없다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느낄 수만 있다면, 나는 이미 다 가진 사람이다. (p.91)

 

 

오늘 오랜만에, 절친과 통화를 했다. 사는 이야기부터 일 이야기, 요즘 하는 운동 이야기 등을 실컷 하다가 문득 그 사람이 나에게 “너는 역시 뭘 하든 행복한 사람이다. 너는 참 작은 것도 고맙고, 참 작은 것도 발견하는 사람이니까”라는 말을 해서 고마웠다. 점심시간 매일 밥을 같이 먹는 동료가 “역시 성선설”이라며 나를 심성 자체가 착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또 고마웠다. 보고서에 쓸 자료를 검색하는데, 다른 동료가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또 고마웠다. 택배로 곤란한 상황이 되었을 때, 친구에게 물으니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물류센터 상황과 주소까지 알아봐 주었다. 또 고마워졌다. 그리고 이렇게 적고 보니 고마운 사람이 여럿이라 행복한 하루였던 것 같다. 이렇듯 정말, 『행복은 능동적』이다.

 

노연경 작가님의 『행복은 능동적』안에는 이렇게 우리 일상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수많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사십여 개의 에피소드, 짤막짤막한 에세이인데 페이지 군데군데 찡해지는 포인트들이 숨어있다. 처음 내 마음에 닿은 문장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일상을 채우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p.30)”였다. 나 역시 하루를 부지런히 쪼개어 쓰는 사람인데, 15년가량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은 노하우는 부지런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온 까닭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처럼 책에 풍덩 빠져 사는 작가님의 모습에서 동료의식과 함께 “그래 맞아”하는 긍정의 기운을 느끼며 나 역시 좋아하는 것들을 더 알차게 사랑하리라 생각했다. 

 

“아름다운 곳에 와서야 행복해지길 바랄 게 아니었다(p.80)”라는 말도 마치 처음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던 문장처럼 펼치자마자 내게 다가왔다. 나는 원래도 쉬이 행복해지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에 와서 조금 더 그렇다. (그러려고 꽤 노력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던 일인데, 마음 하나 바꾸면 더 쉽게 행복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점점 더 쉽더라. 세상에서 나를 바꾸는 게 가장 쉬운 일임을 이제야 배운 나지만, 『행복은 능동적』을 읽는 내내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처음엔 잘 넘어지는 법을 배우는 거야(p.182)”를 읽으면서는 나의 삶도 삶이지만, 아이를 위해서도 이 문장을 잊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돌아보면 나는 너무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잘 자랐지만, 노심초사가 습관이신 분들이었기에 나는 독립성이 다소 떨어지는 아이였다. 그래서 종종 만나는 좌절에 쉽게 부서지고 주저앉았던 것 같다. 물론 호되게 주저앉으며 이내 단단해지는 법을 배우기는 했지만, 아이에게 조금 더 잘 넘어지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보호자, 아이가 스스로 일어서길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생각했다. 

 

『행복은 능동적』은 마치 노란 해바라기처럼, 스마일마크처럼 긍정이 가득 묻어나는 책이다. 작고 얇아 금방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책의 가벼움과 달리 묵직하고 단단한 긍정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드는 이들이,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고 묵직한 위로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루코와 루이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 있어요. 나는 이제부터 살아갈게요.

그렇게 데루코는 슈트케이스를 끌고 39년간 살아온 그 집을, 아니 45년에 이르는 도시로와의 결혼생활을 박차고 나왔다. (P.16) 

 

 

사실 일본문학을 그닥 즐기지 않는다. 일본문학 특유의 친절함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달까. 물론 이렇게 말하면서도 유명한 일본문학들을 줄줄이 읽어온 것은 '안 비밀'이다. 하지만, 그동안 읽은 일본 소설 중에 가장 좋았다고 말할 소설을 하나 만났다. 『데루코와 루이』. 이것은 평소 즐겨읽는 추리소설도 아니고, 판타지도 로맨스도 아니다. 심지어 두 명의 노인이 주인공이다. 일흔살의 그녀들, 『데루코와 루이』. 

 

『데루코와 루이』는 스스로를 우선 순위에 두지 못하고 살아온 여느 여자들같다. 데루코는 그럴듯한 '사모님'처럼 보이지만 남편은 퇴직금계좌를 애인의 이니셜로 설정해두는 사람이었고, 데루코는 그럴듯한 부부의 모습을 스스로 연기하고 가두며 살아왔다. 루이는 화려한 싱글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결국 실버타운에 사는 외로운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루이가 데루코에게 “도와줘”라고 말하는 순간, 데루코의 마음에 어떤 불씨가 생긴다. 결국 그들은 남의 별장에 몰래 숨어들어 자신들의 삶을 살기 시작한다. 

 

 

일흔이라니. 연금수령이 가능한 나이고, 실버타운에 입주할 정도의 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루이는 생각했다. 나이가 일혼이라도 실버타운을 때려치울 수 있고, 45년에 달하는 결혼 생활이라 해도 끝장낼 수 있는 법이다. 그 정도로 우린 살아가려는 열의로 가득하다. 10대나 20대 젊은이들보다 오히려 더 뜨거울지도 모른다. (P.56) 

 

뜬금없지만 나는 이 대목에서 눈물이 좀 났다. 화려한 솔로로 살아온 루이도 그럴듯한 가정을 누리며 살아온 듯한 데루코가 스스로의 과거를 박차고 나간 장면이라서였을까. 나 역시도 억누르고 살아온 시간때문이었을까. 『데루코와 루이』는 그런 책이었다. 한 장 한 장 공감하고, 울고 웃으며 읽는 책. 

 

책을 읽으며 『데루코와 루이』의 모습을 상상하곤 했는데, 후에 돌아보니 그 과정도 나에게는 치유의 순간이기도 했다. 데루코는 반짝이는 눈이 먼저 떠올랐다. 점잖은 이미지면서도 드라이버 하나로 남의 별장을 훔질수 있는(!) 강단을 가진 사람. 지나가는 이들에게서 상상력을 발휘하고 무엇인가를 떠올리며 살 수 있는 사람. 그런 상상력이 결국 누군가의 에너지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가진 소소한 능력들도 반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루이 역시 화려한 이면 사이 섬세한 영혼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들이 각자의 삶, 모두의 인생마다 다른 포인트가 있음을 기억하게 했던 것 같다. 

 

『데루코와 루이』를 읽는 내내 나는 사람의 삶이 언제까지 반짝일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본인이 원한다면, 언제나”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데루코와 루이』는 단순히 소설이 아닌,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