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이 뭐라고?!
케스 그레이 지음, 니키 다이슨 그림, 김서정 옮김, 조민임 감수 / 로이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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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곰이의 그림책 이야기 - 관계 

 

요즘 유독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 올린 리뷰, “이름들”이란 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는 참 흔한 이름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큰진희, 작은진희 등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였던 것 같아요. 오늘은 저와 반대의 경우인 너무 특이한 이름을 가진 동물들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이 책은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서 보고 와서 사달라고 요청한 책이었어요. 나이에 비해 야무진 편이라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메모해오는 편인데, 이 책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계란후라이해파리, 파란발독수리가 나와요.”라고 책 소개를 했고, 그 특이한 이름 덕분에 엄마의 검색 신공으로 찾아내 구매한 책이지요. 

 

앞에서 소개한 녀석들 이름 참 특이하죠? 이 책에는 정말 그렇게 특이한 이름의 동물들이 잔뜩 소개됩니다. 코카똥이라고 소개되는 코카푸의 불만을 시작으로 좀비벌레, 몽키페이스뱀장어, 블롭피쉬 등 정말 이런 이름이 맞는다고? 싶어지는 이름들이 많이 소개되어요. 

 

아이들 웃음이요? 당연하죠. 더욱이 일러스트를 어찌나 웃기게 그려놓으셨는지, 보면서 피식 웃음이 나는 녀석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내용은 주로 이름을 소개하고 웃는 것의 반복이라 내용보다는 일러스트에 더 치중해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만약 이 책이 그냥 깔깔 웃고 끝난다면, 저는 이 책을 소개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자신의 이름에 불편한 마음은 없는지, 이름과 연관된 별명은 무엇인지를 물으면 자연스레 아이의 사회생활을 엿들을 수 있어요. 또 반의 친구들 이름 중 특이한 이름은 없는지, 그 친구를 어떻게 부르는지 등도 물어본다면 우리 집에서는 천사처럼 착한 내 아이가 혹시 가해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도 판단할 수 있겠죠? 물론 그 판단의 가장 큰 목적은 다시 천사 같은 아이로 바꾸어주는 데 있으니, 친구가 놀림을 받으면 어떤 느낌일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고 잘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성급한 일반화일지 모르지만, 친구의 이름을 귀하게 여겨주지 않는다면 그 친구와 진짜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가 친구의 이름을, 또 자신의 이름을 소중하게 여겨주고 아껴준다면 더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기한 동물들을 배우는 것은 덤이고요 ^^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아이의 이름은 불만이 없는지, 이름과 관련된 별명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어요.

2. 친구의 이름 중 특이한 이름, 별명을 이야기해요.

3. 이름으로 놀림을 받을 때 기분, 친구가 어떨지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요.

4. 이름의 소중함에 관해 이야기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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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기르고 있으니까
최현주 지음 / 대교북스주니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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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곰이의 그림책 이야기 - 자존감

 

요즘 너무 제가 읽는 책만 소개하는 것 같아서, 그림책도 한 권씩 소개해볼까 해요. 우리 집 책장에 사는 아이들 진짜 소개해드리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일삼아”라도 소개해야 할 것 같아요. 알아서 잘 크는(?) 책들도 많지만, 진짜 좋은데 사람들이 알아봐 주지 못하는 책들도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그림책을 사랑하는 마곰이가 좀 나서보려 합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이제부터 내 쪼대로 살기로 했거든요. 소개하고 싶은 그림책들을 어떤 방향으로 읽었는지 나누어 소개해보고자 해요. 저에게도 의미 있는 활동이고, 꼬마 친구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뜻깊은 활동이잖아요?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일부러 기르고 있으니까”입니다. 표지 너무 재밌죠? 우리 집 꼬마는 표지에서부터 빵 터져서, “무슨 콧구멍이 이렇게 넓어~”를 외치며 신나서 책을 펼쳤답니다. 그냥 웃긴 책이냐고요? 아니요! 아이들에게 깔깔 웃으면서 다양한 것을 배우게 해주는 대단한 책이랍니다. 

 

늘 그래왔듯, 일러스트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기발한 재미가 가득 담겨있는 그림들이 페이지마다 가득가득 담겨있습니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표정이 다 다르고, 각각의 역할이나 표정을 구경하는 재미도 엄청납니다. 다들 어디에 분홍 털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어서 아이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특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주인공의 표정 변화인데요. 우리 아이들이 친구들과의 일상에서 지을만한 표정들을 다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러스트만으로도 아이의 감정을 엿볼 수 있고, 어떨 때 이런 표정이 지어지는지 이야기 나눌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주인공이 깨달음을 얻은 후의 표정은 정말 우리 아이 얼굴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을 행복과 만족이 가득한 얼굴이었답니다. 

 

일러스트는 좋은데 내용이 좀 빈약하고, 내용은 좋은데 일러스트가 빈약하다 느껴지는 그림책들이 종종 있죠? 그러나 이 책은 작가님을 질투하고 싶어집니다. 글만 잘 쓰시던지, 그림만 잘 그리시던지 둘 중 하나만 잘해도 질투 날 텐데, 작가님은 둘 다에 강력한 소질을 가지신 듯합니다. 

 

내용적인 부분도 이야기할 것이 참 많은 책인데요, 온 마을 사람들은 다 가지고 있지만 나만 없는 데서 오는 부러움과 슬픔을 잘 묘사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처음으로 획득하게 될 때 희열도, 나는 좋지만, 타인이 싫어할 때 느끼는 좌절도 엄청 섬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특히 사람들의 비방 속에서 “얼굴에 불이 나는 것 같았다”라는 표현이 참 좋았습니다. 사실 우리 아이들이 느끼고는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감정표현에 서툰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며 어떤 감정인지, 마음이 어떤 색인지 생각해보고 이야기하기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남들이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깨닫는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우리는 '더불어 사는 사회'에 살고 있기에 타인의 감정이나 평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가끔 너무 과하게 생각하고 살지 않나 싶을 때가 있거든요. 거절이나 거부를 하고 싶어도 어릴 때부터 그렇게 살아왔기에 참 쉽지 않아요. (그래서 요즘 “어쩌라고!”를 연습 중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의 평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배려도 존중도 중요하지만, 배려나 존중을 받을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노력하지 않아도 돼”라는 말을 오늘 아침에도 아이에게 해주었는데, 우리 아이의 말이 “남들이 싫어해도 자기가 만족해서 코털을 일부러 기르는 것처럼 말이지?”하고 대답해주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바라볼 때나 바라보지 않을 때나 자랍니다. 그러나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좋은 곳을 향하게 해주면 “좋게” 자라겠지요. 아이의 자존감이 좋게 자라게 돕는, 진짜 좋은 책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주인공의 표정 변화를 관찰하고, 감정에 관해 이야기해보아요. 

2. 주변 사람들의 말, 표정, 행동이 주인공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야기해보아요. 

3. 주인공의 용기와 나의 용기를 이야기해보아요. 

4. 타인의 시선과 내 생각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이야기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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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는 법 - 당당한 교양인으로 살기 위한
제바스티안 클루스만 지음, 이지윤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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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 얻는 자유를 활용하기보다는 검색 엔진과 포털사이트, 소셜 네트워크의 시장 메커니즘에 굴복하는 편을 택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생각은 엇비슷한 피드 안에서만 맴돌게 되었다. (p.32)

 

가끔 무엇인가 검색하고 난 후 포털사이트에 그 광고가 뜰 때 내가 '좋아요' 한 콘텐츠나 '팔로우'한 사람이 즐겨본다는 콘텐츠가 내게도 뜰 때. 한편으로는 대단한 세상이라고 생각했고, 한 편으로는 무서운 세상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현대인들은 죽어도 '잊힐 권리'가 없다는 어느 책의 한 구절이 이토록 오래 잊히지 않는 것은, 나 역시 인터넷이라는 세상 안에 늘 'in'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보편화한 정보와 진짜 지식의 차이를 고민하게 된 것은, 내 안에 내재한 '정보의 두 얼굴'에 대한 마음이 드러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누구나 의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꾸준히 정보를 수집한다. (...) 하지만 인지의 세계에 웜홀은 존재하지 않는다.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목표 지점이 어디인지와는 무관하게 학습의 과정이 재미있을수록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우리의 의지도 강해진다. (p.51) / 미련하게 달달 외워대는 학습법은 지루할 뿐 아니라 불필요하다. (p.139) 

 

사실 우리는 상식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지겹고 어려운 것들을 떠올린다. 나는 '교양'과 '상식'을 혼용해왔다는 것을 이번 읽기를 통해 깨달았다. 그런데 이토록 재미있는 상식이라니! 이 책을 통해 나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대부분의 지식'이 상식이라는 새 정의를 내렸다. (저자의 말처럼 이 범주화는 어려우니 언제 바뀔지도 모른다..) 

 

저자는 학습에 꽤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했다. 물론 꾸준히 한다고 해서 모두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토록 부지런히 책을 읽는다고 해서 똑똑한 사람은 아니듯 말이다. 그러나 그는 '나'를 잘 알기에 자신에게 필요한 학습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았고, 꾸준히 공부해왔기에 그것을 '알게 되는 과정'을 조금 더 잘 알았다. 내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보다 오래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읽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제시하는 재미있게 공부하는 법은 기억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내가 더 '남기는 독서'를 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했고, 우리 아이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재미있게 접할 방법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관심 있게 읽는 부분은 '청각적 자극에 시각 한스푼'이었는데, “학습에서도 적당히, 그리고 다양한 것이 정석(p.123)이라는 그의 말은 내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다. 읽기와 듣기에 상당히 치중된 우리 집에 필요할 이야기가 참 많았다. 

지혜를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는 없다. (p.162) / 지인 생일에 지식을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그 날짜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이나 같은 날 태어난 흥미로운 역사적 인물을 역사책에서 찾아보라. (p.222) / 이탈리아의 동전을 손에 쥐면 그 나라의 풍부한 문화사와 대면하게 된다. (p.168) / 

 

폭넓은 사실관계들을 이해하고 이것을 실질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상식의 모습이라면 어쩌면 상식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를 디지털 바보로 만들고 있는 '정보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조금만 고개를 들면 진짜 지식이, 상식이 보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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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문해력이 평생 성적을 결정한다 - 문해력을 기르기 위한 최고의 교과서 활용법
오선균 지음 / 부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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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주도권을 넘긴다는 것은 아이가 다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것은 아닙니다. (...) 올바른 습관을 잡아 주고 아이가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엄마의 계획대로만 책을 선정해서 읽도록 한다든지 아이가 책을 읽을 시간에 다른 것을 하게 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p.54)


우리 아이는 아직 “예비 초딩”이다. 그래서 종종 내가 역사 공부나 다양한 독서를 함께 하는 것을 보고 너무 어릴 때부터 “공부”시키는 것은 아닌지 묻는 엄마들이 있다. 그러나 명확히 밝혀두고 싶은 것은 나는 아이가 성적이 좋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다양한 책을 읽지 않은 아이들이 문해력이 좋기 어렵고, 제대로 읽은 아이들이 이해력이 부족하기도 어렵기에 그저 읽는 습관을 들여주고 싶은 것이다. 성적에 운운하다 보면 역사가 암기과목이라고 받아들이게 될까 봐 역사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조금 뿌듯했다. 잘 모르는 내가 그저 아이가 재미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해온 몇몇 행동들이 강남 엄마들이 극찬해온 것들이라니! 강남에 살지 않으면서 강남 엄마들처럼 아이를 키우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적어도 내가 완전히 마이웨이를 걷던 것은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할까.


이해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의 자료를 이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적절하게 활용하며 중요한 정보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해력이 길러집니다. (p.106) / 이해하고 자신의 지식으로 소화해야 하는데 찾은 정보조차 시각적 이미지에 의존하며 쓱 대충 읽고 지나갑니다. (p.162)


아이의 이해력을 키워주고 싶었던 것은 아이가 더 재미있게 세상을 만나고, 타인을 잘 이해해서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길 바라서였다. (살다 보면 이해력 0%의 이상한 사람들을 안 만날 수가 없더라)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이해력이 좋은 아이가 왜 다른 것들을 더 잘 받아들이는지, 아이의 이해력을 다양한 폭으로 키워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좀 감이 잡혔다. 아이를 낳고 7년째 즐거움을 위한 독서를 해왔으니, 이제는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끌어주는 것도 좋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골고루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이가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요? 계속해서 같은 책을 읽어 달라고 하거나 같은 책을 읽는 것은 아이가 그 책을 좋아하고 재미있어서 그런 겁니다. 재미가 없는데 계속 그 책을 읽어 달라고 하거나 계속해서 읽겠어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니 문제입니다. (p.120)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정말 생각이 많았다. 나는 다른 것은 몰라도 독서만큼은 30년째 꾸준히, 즐겁게 해왔기에 우리 아이도 자연스럽게 책을 만나고 읽어온 것 같다. 물론 아이의 성향도 한몫했을 것이고. 그런데 종종 주변에서 아이의 독서를 의논하며 강제로 책 읽히기를 시킨다거나, 엄마의 욕심으로 사들인 책들을 읽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것을 보며 무엇이 맞는 것인가 고민이 들 때가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생각이 명확해지는 기분이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한 점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나 문해력 관련 도서를 한두 권만 읽을 거라면 이 책이면 충분하리라 생각되는데, 앞쪽에는 문해력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해야 키워줄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뒤쪽에는 학년별 진단, 교과서 어휘 등을 다루고 있어서 이론에서 실전까지 잘 정리가 되어있다. (엄마 욕심에 뒤쪽 초등학생용 문해력 진단을 해보았는데, 깜짝 놀랐다.)  


지금 내 또래의 엄마들, 학창시절에 가장 재수 없는 거짓말을 꼽으라면 아마 “교과서로 공부했어요”를 고르는 이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 교과서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문해력을 키우는 다양한 비법을 다루고 있다. 아이가 3학년과 5학년 문턱이라면 더더욱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리고 싶고, 나처럼 예비초딩 엄마들도 미리 만나본다면 갈피를 잡는 데 더욱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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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가볍게 산다
장성숙 지음 / 새벽세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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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감정을 들뜨게 하여 고통에 빠지게 하면 큰 낭패다. 적어도 어른이라면 자신의 감정만 소중한 게 아니라 상대의 감정도 내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배려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p.95)

 

제목을 볼 때부터 책이 너무 궁금했다. 사실 우리가 늘 말로는 깊은 의미를 두지 않고, 누구를 미워하지 않고, 누구에게 기대하지 않기로 하자고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우리는 늘 살면서 기대하고, 상처받고, 미워하고, 사랑하고, 애쓰며 아파하고 산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끄덕, 그저 가벼이 끄덕끄덕했다면 어떤 마음인지 이해하실까. 나는 이 책을 읽었다기보다 나보다 먼저 세상을 산 누군가의 말을 경청한 느낌이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로서 순간의 방식으로 끝없는 나락에 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잔소리해주는 어른이 주위에 있다면 얼마나 큰 복인가. (p.112)

 

정녕 자녀의 행복을 바라는 부모라면, 부모 자신들이 먼저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되고 가정에서의 인간관계 또한 잘 꾸려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p.159)

 

모든 행위의 결과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떨어진다. 그러므로 작은 흠이라도 묵직하게 여기는 자세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p.152)

 

선입견을 품지 않기 위해 사실 작가 내력은 보지 않는 편이다. 일부러 작가님을 찾아 읽는 책 말고는 되도록 작가소개를 본다면, 마지막에 본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긋한 선배님의 말씀을 듣는 듯 편안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심리학 상담전공 교수로 30년을 재직한 분이시란다. 명상이라도 하듯 힘을 뺀 그러나 가볍지 않은 문장들이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이미 아는 것들을 이야기해주신다. 행복과 불행은 내게 있고, 사소한 것을 소중히 해야 하고, 바꿀 수 없는 것들에 집착하지 말아야 하고. 그러나 우리는 그 이미 아는 것들을 실천하지 못해 늘 아픈 것이 아닌가. 안다고 모든 것에 의연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모두 공자님이겠지. 작가님은 우리가 알지만 집착하는 것들, 알고도 놓아주지 못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주신다. 마치 엄마가 등을 토닥이며 이야기해주듯 편안한 말투로. 그래서 그저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평온을 얻는다. 바른 자세로 정독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되고, 읽고 싶은 부분만 읽어도 충분하다. 어떤 부분은 제목만으로도 위안을 얻기도 했다. 

 

가능하다면 이 책은 마음이 닿는 부분을 한구절, 육성으로 읽어 영상으로 남기고 싶었다. 글씨를 읽기 버거워하는 누군가가 그저 듣기만 해도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얼마 전 눈물이 나서 책을 읽지 못하겠다던 한 지인의 말이 가시처럼 마음에 맺혀 있었는데, 그런 이들을 위해 작은 소리로 소곤소곤 읽어주고 싶은 책이랄까. 

 

때때로 우리 마음에는 비바람이 분다. 그럴 때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비를 맞거나, 어느 곳이든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거나, 우산을 쓰거나. 사실 무엇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 비를 맞고 호되게 아파도 배울 것은 분명 있을 테고, 자신을 위해 움츠린다고 하여 욕할 사람도 없다. 그리고 이 책처럼 다정한 누군가의 우산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오늘, 비바람이 부는 당신 마음에 우산이 필요하다면 감히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꽤 튼튼한 긴 우산이 되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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