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프 Belief -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는 비밀
권미래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구체적인 꿈은 완전히 다르다. 구체적인 수치화로 작성된 꿈은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을 가진 것과 같다. 내가 어디로 가야 되는지 이정표가 곳곳에 마련된 것과 같은 효과이다. 그것들을 보면서 우리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점점 그 꿈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꿈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꿈은 꼭 필요하다. 끌어당김의 핵심은 머릿속에 자신의 꿈을 그리는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에 있다. 추상적인 목표를 심상화하려고 하면 잘되지 않을뿐더러 그 방향을 못 잡게 되어 나의 배가 바다 한복판에서 덩그러니 길을 잃은 것과 같다. 반면에 구체적인 수치화가 되어 있는 목표는 머릿속으로 상상하기 쉽고 더욱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함으로써 실제로 자신의 현실에 꿈에 끌어당길 수 있게 된다. (p.84) 

 

 

예전의 나는 성공한 이들의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지 않았다. 종종 성공한 사람의 기준에서 “이걸 왜 못해?”하는 느낌의 문장들을 만날 때면 응원이 아닌 질책처럼 느껴져 불편했달까. 처음에는 이 책도 당당한 포스의 작가님의 사진에 혹시 그런 책인가, 하고 걱정부터 앞섰다. 그러나 몇 장을 읽고 난 후 이 책에는 그런 거만함이 아닌 힘든 시간을 먼저 걸어간 이의 위로와 격려를 먼저 느꼈다. 그래서일까, 실패한 자리에서 성공이 시작된다는 그녀의 말을 많은 이와 나누고 싶어지더라. 

 

이 책이 여느 자기계발서와 다른 점을 꼽아보자면 일단 이 책은 주제의 구분이 명확하다. 분량을 세세히 나누고, 제목을 매우 명확하게 붙여두셨기 때문에 발췌독할 때 본인이 원하는 주제, 원하는 내용을 찾아보기에 쉽다. 물론 처음에는 완독을 권하고 싶은데, 글 전반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의지와 노력을 느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녀가 살아온 시간을 기록하였으나 자서전이 아닌 비법서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전체를 읽으며 작가의 의지를 마음에 담고, 두 번째 읽을 때는 그때그때 필요한 주제들을 찾아본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그녀가 책에 담아놓은 '긍정문장들'이다. 물론 긍정 확언이나 응원 문구를 이야기하는 책은 많다. 그러나 이 책에 담긴 문장들은 매우 구체적이다. 꿈도 구체적으로 꾸고, 일기도 구체적으로 쓰는 그녀의 습관이 고스란히 담긴 덕분인지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문장들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렇게 구체적으로 그리는 미래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계획한 것은, 앞으로는 꿈을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하리라는 것이었고, 나도 그런 잠재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물론 그녀만큼의 성과를 내고자 함은 아니다. 나는 나만의 길이 있으니.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 덕분에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내가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람인 것을 믿게 되었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결심을 한 것은 분명하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비밀은 분명 우리 안에 있다. 그것을 우리가 꺼내고 꺼내지 않고도. 그녀는 우리 안에 있는 열쇠를 느끼게 하는 사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도원 정신 - 절벽에도 길은 있다
고도원.윤인숙 지음 / 해냄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꿈의 방향을 바꿔라. 마음의 방향을 바꿔라. 생각의 방향을 바꿔라.

생각의 방향을 바꾸려면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 역설이다. 사람들은 자기의 생각과 한계를 기준 삼아 타인을 판단하고 말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말속에는 자기만의 편견과 두려움이 가득 차 있을 때가 많다. 그것을 잘 분별해야 올바른 방향으로 몸을 틀 수가 있다. (p.89)

 

 

많은 이들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기억할 것이다. 담담하게 응원을 실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내게도 울음이 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그의 새 책, <고도원 정신>을 읽는데, 나도 모르게 내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비옥하다는 것을 느꼈다. 갈증처럼 읽어대던 책들이 나를 촘촘히 지탱하는 벽돌이 되어주고 있었음을, 시답잖은 농담이라도 끄적거리는 시간이 나를 살아가게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이제야 비로소 그가 말하는 '안의 힘'을 이해하게 되었달까.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괜찮아요, 웃어봅시다' 하며 허허 웃는 선배님 같았다면 <고도원정신>은 넘어져도 결국은 다시 일어나게 만드는 단단한 코치님 같았다. 고도원 작가님의 살아온 여정을 이야기한다 싶다가도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문장에 화들짝 놀라기도 하고, 눌러왔던 마음들이 툭툭 터져 나오기도 했다. “자신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 잠시 멈춰 서서 자신에 대해 성찰할 잠깐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생의 좌표를 다시 찍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삶의 고비마다 제대로 된 선택을 할 수 있다(p.118)”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휴직서가 아닌 사직서를 내는 내게 “아픈 거 다 낫고 나면 돈생각 안 날 것 같지? 솔직히 여전히 우리나라 여자가 이 연봉 버는 거 쉽지 않은 것도 알지?” 등의 모진 말을 던지던 사람들의 얼굴을 뒤로하고 의지대로 하는 것이 사실 쉬운 일만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그러길 잘했어”하는 생각이 들며 눈물이 쏟아졌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길, 결과와 관계없이 나만이 낼 수 있는 길을 선택해왔다는 작가님의 문장에서 나도 내가 선택한 길을 부지런히 걸어야지, 하고 다짐했다.

 

한 개의 길이 막히면 열 개의 길이 열린다는 말을 내내 곱씹으며 이 책을 읽었다. 내 삶을 살겠다고 큰소리치면서도 남들이 '옳다'고 정해놓은 길을 박차버린 순간들을 '잘했다'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꿈'이라고 말하면서도 어쩌면 나조차도 나의 꿈을 응원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지금의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나를 만들어가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부지런히 사는 지금의 내가 얼마나 멋진지 깨달았다. 남들 눈에는 그저 책이나 읽는 팔자 좋은 아줌마면 어떤가. 지금 나는 나를 부지런히, 나의 속도로 만들어가고 있다. 

 

내가 의식이란 것을 가진 이후, 내 꿈이 글쟁이가 아니었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듯 먹고산다는 이유로 (혹은 재능이 부족해서) 나는 여전히 '읽고 쓰는' 놈이 아닌 '읽는' 놈이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그래도 글쟁이 그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 십여 년 쳇바퀴 돌듯 바빴던 직장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새벽에 모닝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가족들이 잠든 밤 책을 읽다 잠드는, 그리고 무엇이라도 매일 끄적거리는. 경제는 팍팍해졌을지 모르나, 내 마음은 부자다.

 

나조차 잊고 살던 나를 응원하는 법을 깨닫게 해준 고마운 책, 나를 지탱하게 하는 나의 '정신'이 무엇인지 번뜩 깨닫게 해준 작가님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들의 침묵 (리커버 에디션)
토머스 해리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말 잘 들어. 범죄라는 건 원래 혼란스러운 거라서 수사 또한 뒤죽박죽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어. 다만, 경찰들에게 휘둘려 혼란에 빠지지는 마. 늘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범죄를 자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분리시켜 생각해야 해. 버팔로 빌에 대해 어떤 패턴이나 대칭적인 요소를 부여하려고 애쓰지마. 열린 마음으로 조사하다보면 언젠가는 놈이 존재를 드러낼 거야. (p.113) 

 

 

어린 시절, 우연히 사촌오빠와 함께 한니발을 보게 되었다.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조무래기였기에 영화를 보다 극도의 공포로 구토를 해버렸고, 결국 영화의 내용은 성인이 되도록 끝을 알지 못했다. 직장생활 3년 차인가, 한참 시니컬할 시절, '한니발'을 찾아 읽었고, 그 후 '양들의 침묵'도 읽었다. 책으로 만난 토머스 해리스 작가의 문장들은 한층 섬뜩했고, 놀라울 정도로 탄탄한 구조였다. 서스펜서계의 대부라는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십여 년이 흐른 지금, <양들의 침묵>을 다시 만났다. 이미 35년 전에 출간된 소설이고 나는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것인데도 문장의 긴장감과 탄탄함은 여전했다. 아마 이 책을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읽는다면 어제 출간된 책이라고 해도 믿었을 거다. (2019년 출간된 카리모라를 읽지 않은 것이 아쉬웠고, 읽을 것이 남아있어 기뻤다.) 

 

살인의 목적도 너무 소름끼치지만, 살인을 한 자의 심리도, 살인자로 인육을 먹기까지 하여 수감되었으나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니발 렉터의 심리도, 또 심리전 줄다리기를 하며 고도의 기 싸움을 해나가는 스탈링의 마음도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 한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20대에 이 책을 읽을 때 사건 자체에 더욱 집중했다면, 30대의 지금은 그들의 심리나 환경적인 영향 등이 더 눈에 들어왔다. 전화기 등 시대를 예상하게 하는 소소들이 있었음에도 그저 스토리 자체에, 심리 자체에 빠져들어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더라.

 

이 책을 읽은 사람이나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스토리 자체가 워낙 탄탄하기에 내가 그 스토리를 평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그가 치밀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문장을 '가지고 놀 줄 아는 작가'라는 사실만은 여러 번 반복하여 말하고 싶다. 이미 그는 수천 번 들었겠지만, 그는 문장 속에 영상보다 생생한 공포를 채워 넣고 심리적으로 압박하며 우리를 끌고 간다. 적어도 책을 읽을 동안에는 모든 독자가 스탈링이 되어 범인을 찾기 위해 끝없이 머리를 굴리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고. 

 

아! 이 책을 읽고 싶어 미칠 것 같아도 바쁠 때나, 한밤중은 피해 주길 바란다. 다 읽을 때까지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할 테니 말이다. 그게 몇 시든, 당신이 어떤 순간이든 간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 - 싫어하던 바퀴벌레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 과학자의 이야기
야나기사와 시즈마 지음, 명다인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시회 후 후일담도 들려왔다. 바퀴벌레 전시를 본 후 '집에서 바퀴벌레를 뭉개버렸는데 아이가 울더라'라는 에피소드였다. 바퀴벌레가 가여워서 울었다는 얘기, 키우려고 했는데 죽어서 울었다는 얘기, 바퀴벌레를 한 마리의 생명으로 여겨준 그 아이들에게 고마웠다. 이 전시를 기획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뭉클해지기까지 했다. (P.111)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바퀴벌레를 오해했습니다>라니! 그것도 부족해서 애완용 바퀴벌레 이야기라니! 세상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생명체 중 쥐와 용호상박을 이루는 것이 바퀴벌레 아닌가. 바퀴벌레는커녕 개미도 무서워하는 곤충기피자로서는 솔직히 제목만으로도 '끔찍한' 책이었다. 읽을지 말지를 백번 정도 고민했지만 '알고 나면 끔찍한 느낌이 싹 사라진다'라는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 그래, 알고 나면 덜 무섭겠지, 덜 끔찍하겠지. 읽다가 징그러우면 덮어버리자. 이게 이 책을 향한 내 마음이었다.

 

10장 정도 읽었을 때, 나도 생각했다. 난 왜 바퀴벌레가 유독 더 싫은가. 물론 나는 곤충 자체를 무척이나 무서워하는데, 왜 유독 바퀴벌레는 더 싫은가? 더러운 곳에 살아서? 지구가 멸망해도 살아남는 해충이라서? 한 마리만 보여도 수백만 마리가 숨어있어서? 그런데 그것이 정말 입증된 사실일까? 지구 멸망 시에 바퀴가 살아있는 것은 누가 증명할 수 있지? 

 

이 책을 읽다 보니 지구가 멸망에도 바퀴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이들이 '분해자'이기 때문인 것 같다. 낙엽이나 과일, 동물의 배설물 등을 먹기에 가장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작가에 의하면 바퀴벌레 같은 분해자가 없다면 지구가 썩은 나무 등으로 넘쳐나고 결국 새싹을 틀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는 지구가 살아갈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나의 편견 하나가 무너지게 된다. 바퀴벌레는 정말 완벽하게 해충인가. 그리고 책에 의하면 바퀴벌레는 습하고 더러운 곳이 아니라 곤충이 살기 좋은 곳에 산다고 하니 더러운 곳에 산다는 나의 편견도 무너졌다. 그리고 바퀴벌레를 둘러싼 수많은 괴담도 작가는 '모두 그렇지는 않다'라고 말한다. 해충 방역업체가 소문냈을지도 모를 '바퀴벌레는 한 마리가 보여도 수백 마리가 숨어있다'라는 말은 맞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집의 생태환경에 따라 다른 것일 뿐, 바퀴벌레는 무리 지어 알을 생산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결국 내가 가졌던 편견들은 이 책을 반도 읽지 않을 무렵 깨져버렸다. 

 

물론 책을 다 읽을 동안에도 작가처럼 바퀴벌레가 귀여워 보인다거나 사육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완전히 전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바퀴벌레에게 꽤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어쩌면 바퀴벌레와 닮은 수많은 다른 벌레까지 혐오하고 싫어해 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바퀴벌레 하나에 꽂혀서 바퀴벌레 연구, 바퀴벌레 전시, 결국 신종바퀴벌레까지 발견한 과학자가 된 작가의 엉뚱함과 끈기에 놀라움이 느껴졌다. 사람이 뭐 하나에 성공하려면 이 정도의 끈기는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작가의 의도처럼 내가 바퀴벌레를 좋아하게 되는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사람이 편견을 가지면 어떻게 되는지, 집단의 미움이 얼마나 많은 소문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문학 이야기 - 빅뱅부터 블랙홀까지, 외계 생명체부터 쿼크 별까지 형언할 수 없이 신비롭고 흥미로운 우주과학의 세계
팀 제임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시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점에서 명왕성을 재분류한다는 결정에 사람들이 분노한 것은 별로 놀랍지 않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자. 민주주의가 곧 사실인 것은 아니므로 여론이 진실을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 (반면 자연은 독재 정권으로, 자연이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면 우리는 그것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 단어의 정의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정해지며 많은 사람이 명왕성을 '행성'이라 부르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허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p.48)

 

 

지난주 '도시의 밤하늘'을 읽고 가슴이 뛰었다. 늘 거기 있지만 잊고 살았던 우주가 내 머리 위에 있다는 것에 새삼 벅찼달까. 그런데 운명처럼 '팀 제임스' 작가님의 <천문학 이야기>가 출간되었단다. 팀 제임스 작가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지극히 문과인 나에게 양자역학을, 원소를 재미있다고 느끼게 한 작가님 아닌가. 그런 분의 천문학이라니! 그것도 온 우주에 마음이 가 있는 지금, 천문학이라니! 도저히 읽지 않을 수 없었던 <천문학 이야기>는 어제 밤을 꼬박 새워 책을 읽게 하고도 다시 이 시간까지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설레게 한다. 

 

평생 한 번도 궁금하지 않았던 양자역학을 궁금하게 만든 작가님이니 방대한 지식과 필력은 말할 것도 없는데, 주제도 이번 '천문학'이 제일 친숙할뿐더러, 3권 중에 가장 재미있다. 과학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고 기묘한 우주를 매력적으로 담아내셨다. 우주의 시작부터 태양계의 신비, 빅뱅, 외계 생명체 등을 흥미롭게 풀어간다. 도대체 누가 과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다는 말인가. 정말 이분의 유튜브를 제대로 시청하기 위해서라도 영어공부를 다시 해야 하나 싶을만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어쩌면 과학의 시작이자 최고(最古)의 과학인 천문학을, 오늘 당장 찾아낸 학문인 듯 생생하게 풀어간다. 그 어떤 과학책에서도 우리가 화성에 가기 위해서 하루에 2시간 반이나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네, 작가님 저는 그래서 화성에 가지 않기로 했어요. 영하 5도도 견딜 자신이 없는데 2시간 반이나 운동이라뇨!) 

 

이 책이 특히나 매력적인 건 단순히 천문학에 국한된 지식이 아니라 엄청난 폭의 과학적 지식을 잘 녹여내 쉽게 이해하게 해주면서도, 그것을 어렵고 딱딱한 과학이 아니라 우리 이웃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게 해준다. 우주를 은행으로, 인류를 은하계의 펭귄으로 표현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한 시선으로 따라가게 만든다는 거다. 재미있는 토크쇼를 보듯 그저 편안하게 따라가기만 하면 우리는 그에게서 천문학을, 양자역학을, 원소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당신의 머리에 남기는 상식은, 다른 책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는 특히나 그랬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불안한 마음이 되었다. 책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표지에 작게 적힌 “'원소 이야기', '양자역학 이야기'에 이은 '과학전도사' 팀 제임스의 교양 과학 3부작 완결판”이라는 글씨 때문이다. 이게 완결판이면 더는 작가님의 교양 과학을 만날 수 없다는 건가! 이렇게 재미 들리게 해놓고! 부디 이 책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기도해보며, 현존하는 가장 재미있는 천문학책이라고, 흥미롭고 아름다운 우주를 가득 담았다고 기록해두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