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는 날 - 존엄사의 최전선에서, 문화인류학자의 기록
애니타 해닉 지음, 신소희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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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영혼을 위해 우리가 입을 모아 낭송하는 동안, 엘리스는 어머니의 몸 위에서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의 영혼을 풀어주려나느 듯 손가락을 펼쳐 머리에서부터 온몸을 쓸어 내렸다. 낭소잉 끝나날수록 손놀림도 점점 더 길고 묵직해졌다. 일종의 정화과정이었다. 죽음이 종말이 아니라 하나의 여정이라면 엘리스는 어머니가 무사히 여행하기를 바랐다. (p.276)

 

얼마 전, 『미 비 포유』를 다시 읽으며, 진정한 사랑 등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했었지만 가장 깊이 생각했던 것은 바로 “죽음”이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존엄사”. 내가 조금 더 어릴 때에는 『미 비 포유』를 읽으며 사랑이 먼저 눈에 보였다면, 마흔이 넘어 읽은 『미 비 포유』에서는 스스로 선택하는 죽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올바른 정신 상태의 삶”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 그래서일까. 『내가 죽는 날』을 받아들고, 읽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과연 나는 이 책을 감정없이 읽을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것. 

 

『내가 죽는 날』은 문화인류학자인 애니타 해닉의 글로, 의료진과 함께 삶의 마지막 순간을 동행하는 참여관찰자로서 가까이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책이다. 그렇다보니 단순히 누군가의 죽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배경, 법적 사회적 쟁점, 개인의 감정과 신념, 문화적 차원에서의 의미까지의 존엄사를 다루고 있어, 다소 묵직한 점이 있기도 하고 또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기도 하는 깊이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읽기 어려운 책은 절대 아니다. 마치 소설을 읽듯 편안하게 읽히지만, 그 안에서 죽음에 대해, 진정한 삶의 영역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고, 현재의 내 삶까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존엄사에 대해 내가 가졌던 가장 큰 부정적 생각은 책을 50장도 읽기 전에 한 문장 앞에 드러났다. “자기 삶을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 죽음의 과정과 시기를 선택할 권리를 원하되 그 결정이 다른 사람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않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게도 공감과 관심, 그리고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선의가 주어져야 마땅하다.(p.48)” 사실 나는 한 사람의 생명이 딱 그 사람만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왔기에 존엄사를 반대해온 사람이다. 가령 나의 목숨은 내것이겠지만, 나의 부모님이나 아이를 생각하면 오직 나만을 생각하여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내가 죽는 날』의 이 문장을 읽으며 나의 생각이 너무 단편적인가, 아직 닿지않은 문제의 것이라 막연하게만 생각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또 내가 평소 조력사망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상세하게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는데, 『내가 죽는 날』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너무 막연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점들을 깨닫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나는, 종교적 관점에서도 개인적 신념에서도 조력 사망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내가 죽는 날』을 통해 이미 조력사망은 세계 여러곳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우려하는 부분들에 대한 어두운 측면 대신 보다 의학적인 접근, 인권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음에 나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내가 『내가 죽는 날』을 읽으며 가장 오래 머물러 있던 곳은 “건너가다”라는 장이었다. 우리가 농담처럼 사용하곤 하는 “가는데 순서없다”등의 말들 뒤에 숨겨진 죽음의 불확실성을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임종 전의 용서와 작별, 추모와 애도 등을 보다 계획적으로 맞이하게 하는 측면에서는 인간으로서 존엄한 상태에서 준비된 죽음을 맞을 수 있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죽는 날』을 다 읽은지 며칠이나 지났다. 그런데도 선뜻 리뷰를 남길 수 없었던 것은 긴 세월 내가 가지고 있던 신념을 마구 흔든 책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나는 결론을 짓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생명이 길어지고 여러가지 독한 질병들이 발생하는 요즈음, 존엄사를 완전히 미래의 이야기로 미뤄둘수만은 없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내가 죽는 날』은, 나에게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생각을 여는 책이 되고야 말았다. 물론 여전히 나는 그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완전히 닫힌 문이 아닌 채 존엄사에 대해 생각을 열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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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7080 명곡 100
한스미디어 편집부 엮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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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필사가 사랑을 받고 있다. 나 역시 몇 년째 꾸준히 필사를 하는 편이다보니 이런 흐름이 반가운 마음이 든다. 진짜 수백번은 말하는 것 같지만, 필사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고, 조금 더 오롯이 나의 시간을 갖도록 도와준다. 아무튼 최근 만나게 된 필사책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 앞서 출간되었던 『삶의 애환을 달래주는 필사 트로트 명곡 100』에 이어, 통기타 멋쟁이들이 가득했던 70년대 80년대 명곡을 다루고 있어 중년의 필사를 더욱 즐겁게 해주리라는 예상이 든다. 

 

사실 처음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을 받아들고, 80년대 중반에 태어난 내가 아는 노래가 몇 곡이나 있으려나 생각했다. 두 세곡이나 있으려나 했던 생각과는 달리 아침이슬, 모닥불, 그리움만 쌓이네, 연극이 끝난 후, 그대 그리고 나, 나의 옛날이야기, 그대 먼곳에 등 아는 노래들이 은근히 많아 흥얼거리며 필사를 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또 놀라웠던 것은 전혀 모르는 노래인데도 마치 가사가 시처럼 아름다워서 노래를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 인기차트의 노래 가사를 못 알아듣게 되는 순간 “구세대”가 되는 거라는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영어와 한국어를 마구 짬뽕한 요즘 노래보다 훨씬 아름답게 느껴지는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의 가사들을 보며, 차라리 나는 구세대로 살겠다 싶어지더라. 이토록 감성짙은 구세대라니, 대환영이다! 

 

사실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을 쓰며 더욱 코가 시큰거렸던 까닭은, 평소 우리 엄마가 빨래를 개거나 설거지를 하며 흥얼거리던 노래가 무척이나 많았던 것. 특히 어린시절 엄마가 자주 흥얼거려, 지금의 나도 좋아하는 “그대 그리고 나”를 쓰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한참을 훌쩍거렸더랬다. 문득 그 시절의 엄마의 삶이, 엄마의 꿈과 젊음을 먹고 자라난 우리들의 삶이 생각이 났던 건지, 나이 먹어가는 내 모습에 빗대어 진건지 알 수 없지만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를 읽고 쓰는 내내 마음이 뭉클하고 울컥했다.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을 쓰는 내내 생각했던 것은, 명곡은 시대를 아무리 지나도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이 책에 담긴 수많은 노래들이 여전히 리메이크되고, 젊은 가수들을 통해 계속 불리는 것이 그것을 반증하는 결과가 아닐까. 

 

긴 여름밤,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필사 - 7080명곡 100』을 통해 추억을 여행하시기를, 우리의 엄마와 아빠가 사랑했던 노래들을 통해 조금 더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기를. 

 

더불어 출판사에 강력히 바라오니, 90~00년대 명곡 100 간절히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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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별한 도시락 - 2025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체리 모 지음, 노은정 옮김 / 오늘책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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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 가게 된다는 것. 더욱이 그 곳이 언어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면 두려움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 터. 오늘 우리가 만나게 될 주인공은 바로 그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 작은 소녀, 준이다.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나의 특별한 도시락』은 체리 모 작가님의 그림책으로, 고향을 떠나 낯선 환경인 미국에 이사를 가게 된 준이 “안녕”, “고마워”, “몰라”만 할 줄 아는 상황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이야기다. 

 

『나의 특별한 도시락』의 첫 장면은 낯선 곳에 이사를 왔지만 엄마의 뽀뽀 세례 속에 행복하게 첫 등교를 한다. 감사하게도 한 다정한 친구가 이름을 물으며 다가오지만, 알아듣지 못한 준은 “고마워”라고 대답하며 친구 사귀기에 실패한다. 홀로 앉은 스쿨버스에서 준은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대화가 통하지 않으니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것은 당연해지고, 준은 점점 외톨이가 되어간다. 그러나 어느 날, 준이 도시락을 열었을 때 옆의 친구가 관심을 보여주고, 서로의 음식을 나눠먹으며 마음도 나누게 된다. 비록 여전히 준의 영어는 서툴지만, 음식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점차 친구가 되어 간다. 

 

비록 그림책 한 권이지만, 결코 『나의 특별한 도시락』가 얕은 느낌이 아니었던 까닭은 준의 심경변화에 따라 그림의 색이 달라져가는 것. 첫 등장에서는 화사했던 배경이, 준이 외로움을 느끼게 되며 점차 어두워지고, 준의 주변은 회색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다시 친구들과 소통하게 되고 용기를 내는 준의 모습은 점점 붉게 물들며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빛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색감이 결코 그림책만의 일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 우리 아이들의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니 아이들의 주변을 환하게 지켜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 또 작은 도시락하나로 행복한 세상이 열릴 수 있다는 것에,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행복은 결코 멀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했고. 

 

그저 잔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넘겨버리기에는 『나의 특별한 도시락』이 남기는 여운이 너무 크다. 그리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많고.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준, 그 준의 작은 도시락을 발견해주는 따뜻한 눈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길 바라본다. 

 

한편, 『나의 특별한 도시락』을 출간한 오늘책에서는, 이 사랑스러운 책과 함께 사랑스러운 도시락가방을 함께 선물하고 있으니, 그림책과 함께 마음도 나누어보면 어떨까. 더불어 오늘책에서 제공하는 독후활동지를 통해, 아이와 함께 더 깊은 읽기, 다문화사회를 향한 따뜻한 이해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세상을 빛나게 만드는 도시락, 『나의 특별한 도시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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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생애
찰스 디킨스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폴리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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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가톨릭이다. 나 역시 아주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믿었고, 우리 아이 역시 하느님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느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책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노출해왔는데 최근 기대되는 영화, <킹오브킹스>가 개봉되어 아이와 언제쯤 보러가면 좋을지를 고민하던 찰나, 해당영화의 원작소설인 찰스디킨스 고전소설,  예 그리스도의 생애를 담은 책 『예수의 생애』를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예수의 생애』는 대문호 찰스디킨스의 고전소설로, 북미 박스 오피스 한국 영화 역대 1위를 달리고 있는 <킹오브킹스> 의 원작 소설이다. 더욱이 『예수의 생애』에서는 <킹오브킹스> 장성호 감독 특별 서문이 수록되어 더욱 뜻깊게 느껴질 뿐 아니라 장성호 감독이 인정한 오리지널 도서라고 하니 더욱 신뢰도가 높고, 큰 의미를 느낄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에게 예수님을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 가톨릭 신자로서 한가지 전하고 싶은 말은 비록 하나님으로 표현되어 기독교 신자들에게 더욱 적합한 책이라 느끼실 수 있겠지만, 하느님, 하나님 모두 한 분이라 생각하기에 가톨릭 신자, 기독교 신자 할 것 없이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예수의 생애』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부활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전 생애를 담은 책으로, 찰스디킨스가 자신의 후손들을 위해 직접 쓴 책이라고 한다. 찰스디킨스는 이 원고가 세상에 공개되지 않기를 바랐다고 하는데, 그의 사망 85년 뒤 세상에 공개되었다. 어쩌면 이 책은 작가로서가 아닌 아버지로서, 깊은 신앙을 지닌 사람으로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나 역시 평생을 가톨릭신자로 살았지만, 『예수의 생애』를 읽으며 또 한번 예수그리스도의 생애를, 그의 희생을 생각하게 되더라. 특히 아이가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지금, 더욱 깊은 감동과 감사를 느끼게 되기도 했고. 

어떤 면에서는 기생충의 흥행을 뛰어넘은 한국영화로서도 큰 의미가 될 <킹오브킹스>. 물론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는 것도 큰 의미와 기쁨이 되겠지만, 오래오래 책장에 넣어둘 수 있는 책으로 만나는 것도 한가지 기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찰스 디킨스의 고전소설, 『예수의 생애』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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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 - 한 줄 코드로 재밌게 읽고 평생 기억하는
서경석 지음, 염명훈 감수 / 창비교육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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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야 엘리트 연예인이 무척 많다지만, 이분이야 말로 원조 엘리트 연예인이 아닐까 싶다. 더욱이 코미디언은 “딴따라”라는 평가절하를 받던 시절, 서울대 출신이라 더욱 놀라움을 안겨주었지. 그런 그의 브레인 타이틀은 여전하다. 방송인 최초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만점을 맞은 것은 물론, “그래서 경석”을 통해 맛있는 스토리텔링 한국사를 연재하는 등 꾸준한 걸음을 걸어왔다. 나 역시 그의 유튜브를 종종 시청해왔기에,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앞서 소개했던 『한 권으로 끝내는 로빈의 한국사』에서도 한 말이지만, 역사는 스토리텔링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을 더욱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영상을 통해서도 짤막하게 소개했지만,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은 한국사의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에 쉽게 기억하는 법을 연결해주어, 독자에게 역사가 팡팡 이어지게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학생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막연히 외우기만 했던 역사가 그의 재미있는 입담을 통해 입체적인 이야기로 살아나고, “청계고 비벼반”등의 익살넘치는 줄임말로 기억하기도 좋아진다니, 어떻게 역사가 가까워지지 않을 수 있나. 개인적으로는 역사 선생님들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주시면 좋겠다 싶어진다. 선생님이 “고려 거란전쟁은 '서양강'장군~” 이러면서 서희, 양규, 강감찬 장군을 소개한다면 평생 그 수업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사실 한국사와 관련한 책도 무척 다양하게 출간되기에, 딱 이 책이 “제일”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내가 그럴 만큼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좋은 책도 읽히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종이가 아닌가 생각하기에 이렇게 “읽히는 책”들이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은 진짜 펼치고 그 자리에 앉아서 마지막 장을 만났다. 그만큼 설명이 재미있게 느껴졌고, 다양한 주요 사건들을 딱딱 짚어주어 재미있는 한국사 수업을 듣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에 딱딱 남는 한 줄 코드들을 보며 “이걸 학교 다닐 때 알았으면 내가 조금 더 성적이 좋았을걸”하며 아쉬워하기도 했고, “일오구이”같은 것들은 몇십 년 전에 배웠는데도 똑똑히 기억이 나서, 이 한 줄 코드 암기법이 얼마나 유용한지 확인하기도 했다. 

 

학생이나 공시생, 또 어른도 다양한 책을 다 읽을 수는 없기에 짧은 시간에 막강한 효과를 가지는 책들을 좋아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시험이라는 제도 앞에 선 이들은 더욱 그럴 테고. 그럴 때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 같은 책들이 큰 역할을 하리라 싶어진다. 정말 재미있고, 정말 기억하기 좋은 한국사 책을 찾는다면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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