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우정 -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된다
김달님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신적인 충만감이랄까. 내 안에 무언가가 쌓이기 시작하니까, 이제는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위축되거나 주눅 드는 일이 없어요. 오히려 그 사람이 궁금해지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들어보고 싶어지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저를 보고 그래요. “내가 알던 네가 아닌 것 같다”라고. 그런 말을 들으면 내심 기분이 좋죠. 나도 지금의 내가 더 나은 사람 같거든요. 

 

그렇게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도 바뀌었다. 그러니 어쩌면 선생님의 마음속 열두 살 소년이 그리던 “다른 세상은, 결국 “다른 나”로 살아보고 싶다는 바람이 아니었을까. (p.46)

 

 

비록 당일치기지만, 오랜만에 아이 없이 나 혼자 나선 여행길에 김달님 작가님의 『뜻밖의 우정』을 들고 나섰다. 책이라는 매개로 인해 우연히 친구가 된 언니를 만나는 데 이보다 적합한 책이 또 있을까 생각했던 것.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으면서도 동생을 만나겠다고 정성 가득한 선물을 바리바리 싸 온 언니의 마음처럼, 『뜻밖의 우정』에는 김달님 작가와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친구들의 뜨거운 우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나보다 더 젊은 김달님 작가님에게서 노인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주제일 것이다. 그녀의 성장 과정 때문인지, 특유의 깊은 문장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뜻밖의 우정』에서 느끼는 섬세한 이야기들도 어색함이라곤 전혀 찾을 수 없이 『나의 두 사람』의 연장선처럼 당연하고, 익숙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 역시 그 문장들에 흠뻑 취해있었다. 그녀는 오직 순전한 호기심에서 노인들의 '사는 일'을 찾았다고 말했다. 나의 부모님이 노인이 되어야 겨우 관심을 가지는 중인 나에게 낯선 주제가 아닐까 잠시 생각했으나, “당신은 어떤 삶을 살아오셨나요?”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은 나의 부모님 이야기가 되었고,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우리는 모두 언젠가 노인이 된다.”는 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뜻밖의 우정』에서는 꽤 많은 노인을 만날 수 있다. 랩을 하는 노인, 끝없이 학습하는 노인, 글을 쓰는 노인, 뮤지컬 배우가 되신 노인, 선생님'이었던' 노인, 지하철을 타고, 책을 읽고, 음식을 하고, 자신의 돌보는 노인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나는 그들에게서 “노인”이라는 단어가 아닌 그저 “人”만을 느끼게 되더라. 그렇게 그들의 나이가 아닌, 그들의 삶을 바라보며 문득 작가님이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것은 “그들의 지나온 시간”이 아닌, 여전히 부지런히 걷고, 촘촘히 살아내고 있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그들 사이에서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 일이 없었다는 그녀의 말이 쉬이 들리지 않았던 것은, 노인들이 치열한 삶에서 물러나 앉았기 때문이 아니라 한발 뒤에서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진 이들이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거의 대다수 타인에게서는 늘 무엇인가를 배우고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실감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노인이 된 나에게는 어떤 자리가 필요할까. (p.238)”하고. 마흔을 넘어서고도 아직 멀 일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지금쯤 내가 그것을 생각해봄이 당연하단 것을 문득 깨닫는다. 지금 내가 그들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가, 앞으로 내가 살아가게 될 세상임을 느낀다. 그래서 『뜻밖의 우정』을 읽는 내내 마음이 뜨거웠고, 깨달았고, 배웠다. 

 

김달님 작가는 자신이 노년의 이야기를 담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으나, 나는 『뜻밖의 우정』을 읽으며 노년을 넘어 사람 자체를 다시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가슴 깊이 노년이 되어갈 나의 여생을 더 제대로, 더 사람답게 살아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녀가 촘촘히 기록한 누군가의 삶에서 나를 보며, 나의 오늘이 얼마나 귀하고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시간인지를 새삼 깨닫는다. 그래서 감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날 아빠가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이재아 지음 / 담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관 비밀번호도 잊어버리고, 정말 쓸데 없는 인간이 됐어”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낄 때마다 이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아빤느 자신감 넘치는 분이었는데 관공서에서 오는 서류가 있으면 나를 통해서 다시 한번 내용을 확인하셨다. 어딘가 모르게 소극적으로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운전도 점차 기피하셨다. (P.45) 

 

 

차를 큰 것으로 바꾸었다.원래도 큰 편인 SUV를 타고 다녔지만, 최근에는 자녀가 많은 집 필수라는 차종으로 바꾸었다. 젊은 지인들은 “아이도 하나면서 왠 카**이에요?”라고 물었고, 내 또래 이상들은 한결같이 “그래, 점점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야하지?”하고 묻더라. 맞다. 내 차를 바꾼 것은 100% 부모님때문이다. 엄마도 아빠도 점점 나이를 먹어감을 느꼈고, 최근 몇년간 두분이 번갈아 병치레를 하며 내가 보호자의 위치로 자리를 바꿔가고 있음을 느낀 까닭이다. 그래서일까. 담다의 도서, 『어느 날 아빠가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를 읽는게 조금 힘들었다.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마구 뒤섞인 탓에. 

 

『어느 날 아빠가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두 아이가 부모님의 마지막 여정을 기록한 것으로,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지막을 기록한 책이자 알츠하이머를 대하는 마음 등을 모두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만약 안타깝지만 작가와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거나, 나처럼 부모님과의 포지션이 바뀌는 시점에 있는 이들 모두 공감하며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이 책에 기록된 것처럼 세상에는 “혼자할 수 있는 돌봄”이 없기에 모든 이들이 세상의 변화를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또 우리 사회에 다가올 자연스러운 현상들을 보다 현실적으로 제도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어느 날 아빠가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를 읽는 내내 짙어지는 병세의 엄마와 아빠를 모시는 것은 어떤 무게일지를 계속 생각해보게 되더라. 작가처럼 나역시 삼남매지만, 엄마아빠 곁에 사는 것이 나이기에 당연히 내가 부모님의 노후를 챙기리라 생각하고 살고 있기에 『어느 날 아빠가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의 문장들이 쉬이 읽히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부모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을 읽을 때에는 좀 많이 울었다. 지금은 아이의 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어플을, 언젠가 부모님의 폰에 깔아드려야 할 때, 나는 어떤 마음일까. 나는 어떤 얼굴이 될까. 그래서 이토록 술술 씌여진 책을 나는 오래오래 망설이며 읽었던 것 같다. 

 

그와중에도 작가는,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이 두 분을 보면서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란 걸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p.174)”고 기록한다. 혼자 짊어지기 무거운 것들을 짊어지고도 그안에서 성장을, 배움을, 감사를 하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것이 참 많았다. 담다의 윤슬님이 기록한 말처럼, “좋아하는 것을 향해 핸들을 쥐는 이야기”임을 여러번 느꼈다. 

 

어느새 나의 삶도 후반전을 막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전반전을 부지런히 뛰며 자라고, 어른이 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는 동안 감독이자 코치로 살아온 나의 부모님. 그 큰 사랑과 감사를 알지만 그럼에도 후반전에도 그렇게 있어주시기를 바라본다. 내가 그들을 엎고 걷는 날이 오더라도, 내 인생 일등석에는 늘 당신들이 앉아계시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용한 회복 - 삶의 균열 앞에서 나를 돌보는 연습
박재연 지음 / 한빛라이프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로움이 우리에게 주는 진짜 선물은 이것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절실한 존재인지 깨닫게 하는 것. 돌봄과 연결 속에서 우리는 인간다움을 느낀다. 외로움은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관계로 향하게 하는 신호다. 그 외로움을 누군가와 함께 나눌 때, 우리는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 (p.192)

 

성숙한 품위란, 사건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면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게 해주고,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한다. 그 멈춘 시간 속에서야 비로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화가 났을 때 머릿소게 떠오른 모든 것을 쏟아내며 서로를 공격하는 대신, 그 자리에 잠시 멈춰서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무척 중요하다. (p.262)

 

 

나는 지금 어떤 마음인가?”

조용한 회복을 읽다 이 문장에서 멈춰섰다.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비교적 내 마음을 자주 들여다본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문장 앞에서 멈칫하는 걸 보니 요즈음의 내 마음이 꽤 버거웠나 싶다. 혹 당신이 삶의 흔들림을 느끼고 있다면, 스스로를 돌봐주지 못하는 것 같다면 조용한 회복을 만나보길 추천드린다.

 

리플러스 인간연구소의 소장이자, 365부모말하기연습일력,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등의 책으로 꽤 오래 만나온 박재연 작가님의 신간, 조용한 회복은 관계와 맥락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상실감을 짚고, 그것을 이겨내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여실히 담고 있다. 이런 류의 책을 원래도 좋아하기도 하지만, 몇몇 일들을 겪어낸 여름의 끝자락이라 그런지 발목을 붙잡는 문장들이 많아 꽤 더디 읽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이 책의 챕터만으로도 쉬이 눈을 떼지 못할 수도 있다. “가족이 그리울 때, 가족이 힘들 때”, “주기만 해도 행복하다 생각했는데, 사랑이 고플 때”,“일도 삶도 어긋났다 느낄 때”, “삶의 유한함을 깨닫게 될 때등 제목만으로도 내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내용 역시 각 단락이 그리 길지 않았음에도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쉬이 깨달을 수 있었고, 생각나누기를 통해 나의 내면에 귀 기울이는 시간도 가졌다. 때때로는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담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공감하며 조용한 회복을 읽을 수 있었다.

 

조용한 회복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닿았던 장은 가장 중요한 인정은 나 자신에 대한 인정이었다. 인정욕구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 좋은 사람이고자 내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노력했던 한심한 시간들. 몸이 아파도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책상을 채우고,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일을, 내 마음이 슬퍼지는 배려를 하며 눈물짓던 날들. 조용한 회복은 그런 나에게 우리의 시선을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즉 내가 이 순간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탐색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p.285)”고 말해준다. 이 말을 그 시절의 내가 들었더라면 더 좋았을 테지만, 여전히 내 내면 어딘가에 존재하는 좋은 사람병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이를 먹고 성장하며, 마음이 무너져내린 곳에도 꽃이 피고 햇살이 내려앉는다(p.371)는 작가의 말에 작은 소리로 그럼요하고 덧붙일 수 있게 된 나는, 조용한 회복을 읽으며 내 내면아이의 등을 두드리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잘 이겨냈다고, 잘 지나왔다고, 요즈음은 점점 더 나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이다. 조용한 회복은 그런 책이다. 내안의 나에게 작은 응원과 토닥임을 전하는 책.

 

그래서 누군가 마음이 소란스럽다면 조용한 회복을 가만히 건내고 싶다. 잠시 쉬어도 괜찮으니 당신 마음부터 돌보라고, 인생이 흔들려도 우리는 결국 다시 스스로를 찾을거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어 필사, 인생의 문장들 - 고전 명문 명언의 향기
고광윤 지음 / 길벗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슬로우미라클. 어쩌면 슬로우와 미라클, 참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삶에서 만날 수 있는 기적은 대부분 슬로우미라클에 가깝다. 차근차근 이루어내는 일상의 기적. 나 역시 그런 기적들에 감사하고 감동하는 일반 사람이기에, 이 단어를 참 좋아한다는 작가의 말에 진심을 느꼈다. 고광윤 작가님의 영어 필사, 인생의 문장들은 긴 시간 수많은 사람이 만들어낸 느린 기적의 문장들, 그 문장들이 담아왔던 깊이 있는 생각들을 촘촘히 수놓은 책이다.

 

 

영어 필사, 인생의 문장들은 연세대 영어영문과 교수이자 슬로우미라클 영어 그림책 박물관 대표인 고광윤 님이 직접 고르고 엮은 책으로, 호라티우스, 니체, 릴케, 톨스토이 등의 고전 명문을 179가지나 만날 수 있다. 더욱이 소설부터 시, 희곡, 철학 아포리즘까지 다양한 영역을 담고 있어서 여러 방면에서 생각을 확장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또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문장을 만날 수 있어서, 해당 문장이 지니는 진짜 의미, 또는 한국어로 번역되며 담긴 우리 색과 우리 느낌 등을 느끼기도 할 수 있어 흥미롭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필사하는 시간이 가장 슬로우미라클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문장을 천천히 읽고 쓰며 마음에 깊이 새기고, 그 안의 뜻을 제대로 짚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영어 필사, 인생의 문장들과 슬로우미라클은 완벽히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닌가 생각했다.

 

실제 영어 필사, 인생의 문장들을 읽고 쓰며, 한국어보다 상대적으로 낯선 영어라서 더욱 또박또박 글씨를 쓰게 되기도 했고, 영어와 차별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한국어도 더 또박또박 쓰게 되었는데 그 시간들이 더 나에게 집중하게 했고, 문장에 집중하게 만든 것 같았다. 만약 필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영어 필사, 인생의 문장들을 만난다면 정성 들여 쓰는 자세를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나처럼 필사고인물(?)들은 초심으로 돌아가 더 집중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받아들었을 때 살짝 아쉬웠던 점은 영어 필사, 인생의 문장들가 완벽히 쫙 펼쳐지는 제본이 아니었던 점인데, 실제 필사를 해보니 책 자체가 묵직하고 두꺼워서인지 가운데 부분을 쓸 때도 그다지 불편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또 종이의 질이 좋아 어떤 펜을 써도 번지거나 미끄러운 느낌이 들지 않아 좋았다.

 

어느새 가을,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이럴 때 당신에게 영어 필사, 인생의 문장들을 통해 느린 기적을 선물하고 싶다. 한 글자, 한 글자를 새기며 당신의 마음에도 일상에도 문장이 주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의뢰: 너만 아는 비밀 창비교육 성장소설 14
김성민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의 의뢰 :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가진 아이들이 많아졌데요. 엄마와 아빠의 잔소리는 늘어나고, 친구들은 종종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곤 하죠. 이런 아이들의 비밀을 공감하고, 마음을 안아줄 수 있는 책을 찾아주세요!

 

오늘의 '안' 무모한 해결 : 네, 창비의 신간 『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을 제안합니다. 창비교육의 성장소설상 부문 대상수상작인 이 책은 네 아이들의 질투와 복수, 우정과 용기를 모두 공감하고 배울 수 있답니다. 

 

 

의아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그림책과 동화책, 그리고 청소년문학을 좋아한다. 그림책에 대해서야 수십번 이야기해서 이미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림책이야말로 읽는 환경에 따라 다른 이야기들을,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 좋아하고, 동화나 청소년문학을 좋아하는 것은 깔끔해서다. 어른들 책에서처럼 “열린결말”이라는 병나는 끝(?)을 만날 일도 거의 없고, 읽고나서 미칠 듯 찝찝한 주제를 만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복잡할 때면 청소년 문학을 읽곤한다. 사실 『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은 아이에게도 흥미로울 것같아 시작했는데, 나 또한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에 초등고학년, 조금 넉넉히 중학생가량까지의 아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다. 

 

『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은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상호간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이트가 열리며 시작된다. 문제를 올린 사람도, 의뢰를 해결하겠다는 사람도 서로를 모른 채 시작되기에 어른의 눈으로는 걱정과 우려가 가득한 시작. 실제 용기가 없어 고백하지 못하는 여학생의 신상털이나, 누군가의 시험을 망치게 해달라는 요청 등이 올라오는 게시판은 실제 생길까봐 겁부터 났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아이들의 본심에 가까운 마음이라 생각하니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고. 아무튼, 『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은 이성에 대해 눈뜨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의 마음, 인정욕구, 열등감, 군중심리 등을 무척이나 상세히 다루고 있어 아이들의 심리상태나 상황을 여실히 만날 수 있다. 더욱이 익명에 기대어 평소보다 더 강하거나 더 못되게 말하는 인터넷의 폐단이나, 집단성에 숨어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고도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요즈음의 문제들을 자세히 살필 수 있어 더욱 큰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들이 『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을 읽는다면, 분명 깊이 공감하고 자신이 가졌던 고민이나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 등장인물들의 판단오류 등을 보며 무엇이든 깨닫고 배우기도 할테고. 

 

나 역시 『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을 읽는 내내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 우리 아이들이 겪는 세상에 대해 깊은 고민이 들었다. 또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은 청소년기의 아이들도, 어른들도 꼭 한번 만나보길 추천드린다. 아이들의 마음을,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을 더욱 가까이 만나게 하는 책, 『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