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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이기주의자 - 선 넘지 않고 내 몫을 챙기는 기술
신고은 지음 / 스몰빅라이프 / 2026년 9월
평점 :
당신은 당신 자신에게도 착한 사람인가요?
책을 펼치자 마자 책이 나에게 묻는다. 나도 그랬지만, 이 질문 앞에 곧장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실제 나는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기 위해, 때때로 나에겐 악한 사람이 되어왔던 사람이기에, 이 질문이 더 아프다. 그런데 정작, 나를 아프게 하면서까지 좋은 사람“인 척” 했던 시간들이 나에게 그렇게 약이 되었나? 이 대답은 오히려 빠르게 대답할 수 있겠다. “아니요”라고.
그래서 “‘오래’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적당히 이기적으로 살아온 시간과 심리학이 내게 준 지혜를 담은 기록(p.9)”이라는 설명의 책, 『최소한의 이기주의자』를 읽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미리 말하자면, 만약 당신이 조금만 더 실속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은 꼭 만나봐라.
『최소한의 이기주의자』의 첫 장에서는 모든 선택이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타인을 위한 마음, 즉 이타심도 ‘내가’편하고 싶고, ‘내가’행복하고 싶어서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고. 즉, 모든 선택은 자신을 위해 시작되고 그것은 꽤 정당한 일인데도 우리는 “이기심”이라는 마음 자체를 죄책감과 묶어버린다. “억울하지 않을 만큼만 하고 남는 시간과 자원으로 나를 챙겨보는 건 어떨까.(p.32)”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다짐을 하는 나를 보니, 나는 또 억울해질만큼 헛된 마음을 쏟았구나 싶었다.
무척 인상깊게 다가온 부분은 이타주의에도 안정형과 갈등회피형이 있다는 것. 이 부분을 읽으며 생각한 점이 많지만, 오히려 마음에 남은 두 문장만 기록해두고자 한다.
- 타인의 만족을 위한 노력은 깨진 그릇에 붓는 물과 같아서, 채우려 애써봐도 금방 바닥에 흘러버리고 만다. (p.37)
- 우리는 종종 참는 것을 배려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배려를 받으려면 그만한 자격을 갖춰야 한다. (p.39)
건강한 이타심은 자발적 의지, 감당가능한 수준, 할 수 있는 상태를 기반으로 한다는 말을 오래오래 잊지 않고 마음에 담아 둬야지. 그래서 날 아프게 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머리를 툭! 쳐버린 문장도 있었다. “따뜻하기만 한 사람은 호구가 된다. 그러나 따뜻함과 단호함이 공존하는 사람은 호걸이 된다. (p.76)” 이 말이야 말로 우리가 직장을 살아가며 꼭 잊지 말아야 할 문장 아닐까. 오늘도 호구로 하루를 버텼던 나에게 조금 더 냉정한 단호함을 가져보자고 응원을 했다.
그런데 정작, 이 책이 내 마음만 알아주고 끝났다면 나는 이 책에 이토록 많은 인덱스를 덕지덕지 붙이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원래 인덱스를 잘 붙이지 않는다. 내 책이 끈적이는 게 싫다.) 이 책에는 최소한의 이기주의를 가지라는 응원과, 조금은 뻔뻔해도 괜찮다는 위로와, 본인의 행복을 충전하는 게 먼저라는 충고와 그럼에도 기꺼이 주는 사람으로 살아가라는 가르침이 담겨있다. 흔한 심리학 책에서 보듯 두루뭉술한 뭔가 아닌, 구체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해보는 법이나, 나를 위한 돌봄을 가지는 법, 거절하는 법, 목소리 내는 법 등을 차곡차곡 나열한다. 그래서 결국에는 이타심이 어떻게 나를 구원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제목이 “이기주의자”라고 하여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가짜 이타심으로 스스로를 아프게 하지 말고, 최소한의 이기심으로 나를 더 사랑하고 나를 돌봐서 진짜 이타심을 가지라는 말이다. 그래서 결국, 그 이기심이 이기심이 아니라 자기돌봄이 되라는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나를 위해서만 한 일, 나를 위해 나를 돌본 일 등을 곱씹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고 되짚었다.
부디 다른 이들도 이 책을 통해 “내가 나를 위해 한 일들”을 꼭 짚어보면 좋겠다. 없었다면 채우면 좋겠다. 있었다면, 더 행복하게 그런 것들을 또 하면 좋겠다. 그래서 타인에게 그런 행복을 진심으로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먼저 챙길 때 역설적으로 타인에게 내미는 손길은 더 단단하고 진실해진다. 다른 사람을 챙길 여력이 없는 숨 가쁜 우리에게 ‘최소한의 이기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p.47)
사회적 지지는 오늘을 견디는 힘이 된다. 인간은 인간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준다. (p.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