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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있고 싶은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
교있사(김준석)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8월
평점 :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자본가가 중간에 ‘착취’를 하기 때문이에요. 노동자는
하루 일당을 3천 원만 받습니다. 이 3천 원은 최저 생계비예요. 자본가들은 딱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일당을 주는 겁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아무리 더러워도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돈을 받으며 하루에 16시간씩 일을 하는 겁니다. (P.177)
연휴의 마지막 날, 하필이면 이 문단이 발목을 잡는다. 문득, 나는 굶어 죽지 않을 만큼 벌고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는
억울함과 내일 회사에 가고 싶지 않다(게으른 놀부)는 생각이
반복된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위험한 논리. 실제 급여는
그저 ‘노동력=가격’으로
계산되지 않고, 마르크스의 이론은 적법성보다는 “관점과 구조를
보는 시각, 토대, 상부구조 분류 같은 다른 방식을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했다(P.188)”는 것에 의의를 지닌다는 것을 배웠기에, 내일 입고 갈 옷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어쩌면 여전히 우매한 내가, 이정도의 생각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교양
있고 싶은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같은 책을 읽기라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런 책이 아니면 내가
칸트나 마르크스, 니체 같은 이들의 깊이를 다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교양 있고 싶은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은 철학이 어렵고 먼 학문의 느낌이 아니라, 철학에
발을 들이는 이들을 위해 막막하지 않은 철학을 펼쳐준다. 플라톤에서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마르크스 등 대부분이 알만한 철학자들의 이론을 쉽게 풀어주고, 여기에
살을 붙여 이야기를 확장해 나간다. 아무래도 축약된 내용이다 보니 이 책으로 충분히 풀어주지 못했다
싶은 내용들은 다른 책을 더 읽어보라고 권하기도 하고, 요점을 정리해주기도 하는 등 무척이나 재미있게
철학수업을 듣는 기분이 든다.
사실
철학책을 꽤 읽었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책장을 덮고 나면 여전히 너무 모른다. 철학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부끄럽고,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에는
궁금함이 많다. 그래서 『교양 있고 싶은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을 읽으며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철학자들이 있다면 받아들이려 노력했고, 이미 읽었던 철학자들의 이론은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이 책은 많은 철학자들의 이론을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이게 했고, 철학자들이 남긴 이론이 우리에게 어떤 생각과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앞의 철학자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먼 훗날 다른 철학자가 이런
대답을 한 거구나” 하고 생각해보다 문득, 『교양 있고
싶은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이
이래서 쓰여졌구나! 하고 느끼기도 했다. 잘은 모르지만, 많은 철학자들이 남긴 이론들이 책장 속에서 잠들기를 바라지 않고, 오래오래
후대에서 곱씹고, 생각하고, 소화시키기를 바라는 마음말이다.
물론 300페이지 남짓에서 수많은 철학자들의 생각을 전부 깊이 있게 공부할 수는 없을 터. 그러나 이 책이 철학의 큰 맥을 보여주고, 내가 만나고 싶은 철학자들로
이끄는 책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교양 있고 싶은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이 훌륭한 철학입문서라고 말해두고 싶다. 다음
책을 찾게 만드는 책, 다음 문을 열고 싶게 만드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