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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과학 - 집파리에서 인공지능까지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쓰레기의 모든 것
곽재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평점 :

재료에는 선악이 없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적절히 활용한다면
플라스틱은 과거에 많은 동물들의 생명을 구했듯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료다. (p.258)
요즈음 플라스틱은, 욕을 꽤 많이 먹는다. 그도 그럴 것이 물범의 코에서, 바다거북의 배에서 발견이 되곤 하니까. 그런데 과연 그게 플라스틱의 잘못인가. 사실은 인간의 죄를 몽땅
뒤집어쓴 것 말고 죄가 없다. 그래서 “남은 것을 책임지는
사람이 어른인 것이다. (p.22)라는 작가의 말이 이렇게 마음에 맴돈다. 곽재식 신작 『쓰레기 과학』은 우리가 책임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단순히
쓰레기가 가지는 문제를 이야기함이 아니라, 그 쓰레기에서 전환되는 여러가지 생각의 전환들을 짚어볼 수
있어 무척이나 유익했다.
사실 우리 아이의 장래희망이 쓰레기로 에너지를 만들어 환경도, 에너지도
구하는 사람이기에 평상시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은 영역인데, 이러한 환경문제들이 600년 전의 서울에서도 대두되고 있었음으로 시작을 여는 이 책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나. 거의 첫 장에서부터 나의 관심을 끌었고, 조선시대의 쓰레기문제, 매립, 우주쓰레기, 재활용, 플라스틱 등 무척이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이어내고 있어서 단숨에 읽어내렸다.
사실 나는 분리수거도 잘하는 사람이고, 쓰레기를 적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온 사람이지만, 곽재식 신간 『쓰레기 과학』을 읽으며 이것에서 오던 안도감? 익숙함이 무지에서 오는 평온함이었음을 느꼈다. 내가 버린 쓰레기, 내가 분리수거한 것들을 누군가는 노동력이나 기술력을 이용해 처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이런 쓰레기천국을 어쩌면 좋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쓰레기에 대한 시각이 조금 달라진 부분도 있다. 나는 그동안 쓰레기를 “처리해야 할 무엇인가”로 바라봤다면, 곽재식 신간 『쓰레기 과학』을 통해 “문명이 낳은 또 다른 무엇인가”의 관점이 되었고, 내가 얼마나 좁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깨닫기도 했다. 우리가
소비한 무엇이, 어떠한 기술을 발달시키고, 또 무엇을 남기는
지를 풀어내는 작가의 문장에서 쓰레기를 통해서도 우리의 문명을 역추적해볼 수 있음을 배운다. 또 그런
것들 사이에서 발달, 소비, 변화 등까지 이야기할 수 있음이
놀라웠고.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쓰레기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싶었다. 특히
조선의 쓰레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쓰레기가 “사회가 생기면서 함께 발생해온 무엇인가”임을 느끼며 이것은 문명이 남긴 무엇이고, 그 과정들이 과학기술들과
맞닿은 과학이 남긴 무엇인가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무척 흥미로웠다. 쓰레기더미에서 시작해서, 오수에서 시작해서 과학의 어떤 분야에 다다르게
만드는.
곽재식 신간『쓰레기 과학』을 통해 내가 사용해 쓰레기를 만들어낸 그 무엇인가에도, 부지런히 해온 재활용 뒤에도, 그것들을 다시 처리하는 과정에도 과학이
있음을 깨닫고 보다 구체적으로 쓰레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