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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고 사랑하라
헤르만 헤세 지음, 신혜선 옮김, 나태주 해설 / &(앤드) / 2026년 5월
평점 :

나이를 먹어가며 생각하는 것이, 누군가와 인연을 잘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마무리 짓는 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임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이별하고 사랑하라』를 읽는 내내 마음에서 여러 감정들이 느껴졌다.
헤르만헤세의 시와 나태주 시인의 해설을 만날 수있는 책, 『이별하고 사랑하라』는 그렇게 살아가며 마주하는 만남, 헤어짐 등에서 배우는 삶의 태도와 위로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아무래도 『이별하고 사랑하라』의 가장 큰 매력은 독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의 시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헤세의 문장에서 고독이나 아픔, 슬픔 등을 느끼면서도 그 감정들이 단순히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별 또한 배우고 자라는 과정임을 깨닫게 하는 듯 했다. 이미 여러번 읽은 헤세의 시임에도 묵직한 문장들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사실 헤세의 시가 다소 어렵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이별하고 사랑하라』에서는 나태주 시인의 해설 덕분에 한층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태주 시인만큼 쉬운 시를 쓰시는 분이 또 있을까. 글을 쉽게 쓰는게 더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그의 문장은 더 큰 감동을 주는데, 『이별하고 사랑하라』에서도 그의 정겹고 쉬운 문장 덕분에 한층 깊은 공감을 느꼈다. 나태주 시인 특유의 다정하고 따뜻한 시선이 헤세의 시어 위에 덧입혀지며 겨울칼바람을 지나 피어난 봄꽃의 아름다움이 더 생생해졌달까.
해설이나 평론이 어려운 문학이라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나태주 시인 특유의 문장력은 어려운게 아니라 그냥 도닥임 같아서, 헤세의 시를 한층 더 따뜻하게 느끼게 했다.
이별이란 게 가벼운 안녕에서 부터, 연인들의 이별, 죽음이라는 큰 벽을 넘어야하는 이별까지 무척 다양하지않나. 그러나 그것들에서 느끼는 여러감정의 깊이는 그보다 더 다양하기에 더 잘 소화하고 더 잘 지내야하는 거라 생각한다. 『이별하고 사랑하라』에서 헤세가 가진 인간 본연의 깊이와 나태주 시인이 가진 따뜻함 모두를 느끼며, 점점 헤어질 일이 많은 나이의 나에게 단단함을 키워줄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주말, 지인들의 sns에는 유독 이별 소식이 많았다. 우리 또래의 이별은 차마 위로의 말도 하기어려운 사별이 많기에, 이 책이 더욱 짙게 느껴진다. 마음이 허기진 날, 혹은 위로가 필요한 밤, 이 책이 누군가에게도 짙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이별해도 여전히 사랑할 이들에게 『이별하고 사랑하라』를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