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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돕고 싶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99
사이먼 필립 지음, 루시어 가지오티 그림,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5년 11월
평점 :

올해도 우리집 책트리에는 귀여운 크리스마스그림책들이 한 권, 두 권 찾아들고 있다. 아이는 매년 그 그림책들을 몇번씩이나 반복해서 읽곤 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데, 그 시간이 참으로 우리집스러워서 나역시 무척이나 좋아하는 공간이다. 그 아름다운 공간에 찾아든 또 하나의 크리마스그림책, 귀엽고 사랑스러움이 가득 담긴 그림책 『정말 정말 돕고 싶어!』를 소개한다.
『정말 정말 돕고 싶어!』에서는 우리 아이처럼 간절히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귀염둥이를 만날 수 있다. 크리스마스가 준비할 게 너무 많다며 한숨을 쉬는 엄마아빠를 적극적으로(?)돕는 귀여운 녀석. 꼬마는 트리장식, 편지쓰기, 포장하기, 카드 만들기, 양말걸기, 산타할아버지 간식챙기기, 식탁차리기, 크리스마스 음식만들기 등 무척이나 야심찬 계획을 세운다. “난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라며 시작한 크리스마스 준비답게 무척이나 근사하고(?) 아름다운(?) 준비가 이어진다. 비록 벽이 좀 더러워지고, 카드에 우표붙이기를 빼먹었고, 포장은 엄청나게 삐죽삐죽 엉망이 되며 어른에게 도와달라고 해야했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누군가를 돕고싶은 마음만큼은 진짜!
그런데! 그 마음을 빛낼 기회가 찾아온다. 산타가 벽난로에 꽉~! 끼어버린 것. 우리의 꼬마는 엄청난 꾀를 내서 산타를 구출해주고, 아주 잠시 산타와 티타임도 나눈 뒤 멋지게 배웅까지 해낸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산타가 한 말이 떠올라, 역시 누군가를 돕는 일은 멋지고 좋았다고 행복해하는 아이의 모습은, 익살넘치는 과정을 모두 잊게 할 만큼 행복하다.
『정말 정말 돕고 싶어!』의 꼬맹이가 나누는 도움은 어른의 눈에서는 “오마이 갓!”을 외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그 마음만큼은 너무나 기특하고 예쁜 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와 『정말 정말 돕고 싶어!』를 읽으며, 아이는 “어른들 눈썹이 아래로 내려갔어, 좀 잘 도와줘봐~”하는 깨달음을, 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만 봐주자”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더라. 그만큼 『정말 정말 돕고 싶어!』속의 아이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같았던 것. 그래서인지 더욱 더 『정말 정말 돕고 싶어!』를 읽는 내내 깔깔 웃기도 하고, 이상한 모습이 되어가는 크리스마스준비에 소리를 지르기도 하며 온 마음으로 책에 풍덩 빠졌던 것 같다.
평범한(?) 크리스마스그림책, 당연한(?) 크리스마스그림책이 좀 지겨워졌다면, 『정말 정말 돕고 싶어!』처럼 익살넘치는, 그러면서도 서로에게 깨달음을 주는 그림책은 어떨까?
재미와 익살이 가득한 크리스마스 그림책, 『정말 정말 돕고 싶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