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컬러링 필사 노트 - 손으로 따라 쓰고, 색으로 물들이는 컬러링 필사 노트 필사 예찬 1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박혜원 옮김 / 서사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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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던 거예요! 

꽃의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해야 했어요. 

꽃은 내게 향기를 주고, 빛을 비춰주었어요. 

그렇게 도망쳐서는 안 됐어요. 

꽃의 어설픈 잔꾀 뒤에 숨은 연약함을 알아챘어야 했는데. 

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았어요. 

하지만 나는 너무 어려서 꽃을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거에요. 

 

 

여러 번 읽은 책이 꽤 많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다시 읽은 책을 고르라면 아마도 단번에 『어린왕자』를 고르지 않으려나 싶다. 소장한 『어린왕자』만 해도 열 권가량, 필사만 세번째이니 말이다. 사실 6개월간 가톨릭 성경 쓰기를 했던 터라 필사를 살짝 쉬어볼까 고민도 했지만, 서사원에서 출간된 “손으로 따라 쓰고 색으로 물들이는 컬러링 필사 노트” 『어린왕자』를 보는 순간 그 고민은 쑥 들어갔다. 어린왕자를 쓰고, 색칠까지 할 수 있다고?! 아마 나 말고도 수많은 덕후들이 눈이 휘둥그레질 소식이다. 

 

시작되는 가을, 모두의 책상에 감성을 한스푼 더해줄 책, “손으로 따라 쓰고 색으로 물들이는 컬러링 필사 노트” 『어린왕자』를 소개한다. 

 

“손으로 따라 쓰고 색으로 물들이는 컬러링 필사 노트” 『어린왕자』는 서사원의 필사 예찬시리즈의 첫 권으로, 어린왕자 원작 그대로의 그림과 문장을 만날 수 있다. 또 필사하기 좋도록 만들어진 제본이라 첫 장부터 끝장까지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더욱이 색연필로 쓱쓱 그려놓은 일러스트를 그대로 옮겨두었기 때문에, 그것을 보며 따라 색칠하는 재미가 엄청나다. 수없이 읽은 어린왕자임에도, 직접 손으로 쓰고 삽화를 색칠하며 얻는 위안은 말로 다 표현할 길이 없다. 혹 마음이 소란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부디 필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새벽이든 밤이든 혼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대에 인센스 등과 함께 필사를 하다 보면 문장이 마음에 깊이 닿을 뿐 아니라 내 내면에 더 깊이 집중할 수 있어서 수면시간을 좀 줄여도, 오히려 명쾌한 상태가 되곤 하는 것. 또 여러 색을 사용해 색칠하는 것은 집중력과 치유를 동시에 선사하기 때문에 나 스스로에게 주는 안식을 맛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손으로 따라 쓰고 색으로 물들이는 컬러링 필사 노트” 『어린왕자』의 좋았던 점을 몇 가지 꼽자면, 가장 먼저 종이의 질! 사실 필사책이 볼펜이 걸리거나 번지는 종이를 사용하면 글씨도 예쁘게 써지지 않고, 끝까지 쓸 마음이 들지 않는데, “손으로 따라 쓰고 색으로 물들이는 컬러링 필사 노트” 『어린왕자』는 종이 자체가 무척 부드럽고 번짐도 적어서 글씨를 더욱 예뻐 보이게 만들어준다. 또 완전히 펼쳐지는 제본도 큰 매력! (부디 세상의 모든 필사책은 이렇게 쫙~ 펼쳐지게 해주시면 좋겠다!) 하지만 “손으로 따라 쓰고 색으로 물들이는 컬러링 필사 노트” 『어린왕자』의 가장 좋았던 점은 삽화의 온도. 내가 어린시절 어린왕자를 처음 접하던 때의 그 온도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은 질감과 온도를 고스란히 담아두어 마음이 무척이나 편안하게 느껴졌다. 바쁘게 변하는 세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무엇인가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 준 고마움이랄까, 그런 알 수 없는 감동이 느껴졌다. 

 

어느새 세상에 태어난 지 100년이 다 되어가는 어린왕자(1943년 출판). 사실 어린왕자야말로 느리게 변하는 것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 나이가 변해가며 마음에 닿는 문장이 이렇게도 다를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고. 그때는 너무 어려, 꽃을 사랑하는 방법을 제대로 몰랐다는 그의 말이 이토록 마음에 닿는 길었던 여름의 끝자락. 부디 당신에게도 또 한 줄의 어린왕자가 남아주길 바라며, 다시 돌아온 가을을 “손으로 따라 쓰고 색으로 물들이는 컬러링 필사 노트” 『어린왕자』로 열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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