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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거북이 뚜뚜
송태고 지음 / 이지북 / 2025년 4월
평점 :

세상에! 수영을 못해서 배를 타고 여행을 하는 거북이라니! 어른들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돼”!라며 소리라도 지를 일 같습니다. 『용궁 공주와 붕어빵』의 송태고 작가의 신간, 『뚜벅뚜벅 거북이 뚜뚜』의 주인공 뚜뚜는, 책 제목처럼 뚜벅뚜벅 세상을 여행하는 거북이죠. 물론 어른들의 눈처럼, 동물들의 나라에서도 선입견은 무시못할 존재인지, 뚜뚜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배를 타고 여행하며 멀미까지 하는 뚜뚜에게 “무슨 거북이가 수영도 못해?”라며 손가락질을 합니다. 그뿐인가요. 날지 않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새도 만날 수 있죠.
처음에는 『뚜벅뚜벅 거북이 뚜뚜』에 등장하는 “날지 못하는 새”와 “수영하지 못하는 거북이” 등을 보며 의아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뚜뚜의 고운 마음에 도움을 받은 동물들이 하나둘 뚜뚜를 지지하는 모습에서,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걷는 뚜뚜의 모습에서, 뚜뚜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치치의 모습에서- 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점차 깨달아갔습니다.
우리의 뚜뚜는 수영을 못하는 거북이었습니다. 하지만 뚜뚜가 섬을 떠나지 않았던 것은 수영을 못하기 때문이 아니었죠. 스스로 계획한 시간, 목표대로 움직인 것일 뿐.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뚜뚜에게는 수영을 못하는 것이 불편한 것이기는 하더라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걷고 또 걸으며 뚜뚜는 수많은 세상을 만납니다. 때로는 매서운 바람을 만나기도 하고, 새차게 쏟아진느 비에 감기도 걸립니다. 하지만 뚜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걷습니다.
비록 다른 친구들처럼 헤엄을 치지 못해도, 다른 동물들보다 걸음이 느려도- 뚜뚜는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대로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조금 더, 조금 더- 세상을 향한 꿈을 키워가는 뚜뚜를 보며 어쩌면 이 모습이야말로 우리 아이가 꼭 가지고 살았으면 하는 세상의 지혜였습니다. 다른 친구들보다 못하는 것이 있더라도, 다른 친구들보다 속도가 늦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향해 자신만의 세상을 묵묵히 나아가는 자세.
『뚜벅뚜벅 거북이 뚜뚜』를 아이와 함께 읽으며 어쩌면 내가 세상의 속도에, 우리 아이를 끼워넣으려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다수가 가는 방향에 맞추어, 아이의 방향을 설정하려한 것은 아닌지 생각이 많았습니다. 『뚜벅뚜벅 거북이 뚜뚜』처럼 우리 아이는 자신의 방향으로 잘 걸어가고 있는데 말입니다.
『뚜벅뚜벅 거북이 뚜뚜』를 만나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목표, 자신만의 방향을 잘 따라갈 수 있기를 응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