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불문 관통하는 글쓰기 : 기본 이론편
문수림 지음 / 마이티북스(15번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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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햇살 한 줌 받아보겠다고 양팔을 벌린 떡잎을 부러워하지 말자.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 인생에서 책 한 권 남겨 보고 싶다는 욕심, 그 책이 내 이력을 빛내주길 바라는 욕심은 고작 떡잎이 아니라 굳게 뿌리 내린 나무의 열매에 있다. 그것도 아주 잘 익어서 탐스러운 상태. 그러니 마음이 흔들릴 때면, 긴 호흡을 유지하며 당신이 머릿속에 그리는 열매를 떠올리자. (p.192) 

 

 

나이를 먹을수록, 엄청난 작품을 쓰시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나는 독자의 자리가 어울리는 사람임을 깨닫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잘 쓰고 싶다”라는 욕심은 늘 마음에 자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글쓰기에 관한 책을 즐겨 읽지 않는다. 유명한 작가님부터 유명 강사들의 스킬을 담은 책들을 읽으면서 항상 막연히 '꼭 그들 같아야 잘 쓰는 것일까?', '모두 이 책을 읽고 이 사람들만큼만 쓰면 모두 변별력이 없어지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곤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문수림의 장르 불문 관통하는 글쓰기』를 시작하면서도 딱 하나의 팁만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문수림의 장르 불문 관통하는 글쓰기』를 읽고 얻은 것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거'라도 자꾸, 많이, 자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 돌아보니 과거에는 그래도 뭔가 쓰다마다 시도라도 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그저 리뷰만을 남긴다. 『문수림의 장르 불문 관통하는 글쓰기』를 읽는 내내, 내가 얼마나 열심히 글을 쓰던 사람인가를 생각했다. 

 

『문수림의 장르 불문 관통하는 글쓰기』는 이 책이 “기초입문서”이기에 당연할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문장을 '잘' 쓰는 스킬보다는 문장을 '쓰는' 것에 집중한다. 이 말은 같고도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같은 까닭은 결국 잘 쓰려면 많이 써야 하고, 많이 쓰다 보면 잘 써지기 때문이다. 다른 까닭은 많이 쓴다고 해서 반드시 잘 써진다는 보장도 없고, 타고난 달필이라고 해도 쓰지 않으면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문수림의 장르 불문 관통하는 글쓰기』는 분명 “쓰는 기술”에 집중한 책이 맞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무엇을 쓸 것인지에서부터, 잘 읽는 방법, 영상화를 고려한 글쓰기, 다양한 장르를 쓰기, 일상기록하기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문장을 생산하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문수림의 장르 불문 관통하는 글쓰기』를 읽으며 공감되는 문장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그럼에도” 쓰라는 것. 잘 쓴 문장이든 아니든 간에, 하다못해 감사일기는 증오일기든 무엇인가를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것이었다. 읽은 것을 잊지는 말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던 블로그에 글이 수천 개 쌓이면서, 어쨌든 나는 “기록하는 습관”을 꾸준히 들여왔다. 그 덕분에 무엇인가를 쓰는 것에 두려움은 없기에, 일상이 특별하지 않더라도 무엇인가를 쓰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호기심을 끌기 위해 이해되지 않는 문장을 쓰는 것이 맞는 일인가, 또 대중매체를 겨냥한 글을 쓰는 것이 맞는 것일까 등의 고민이 들기도 했다. 

 

사실 글쓰기도 집을 지을 때처럼 기초를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정작 글쓰기 기초에 관해 다룬 책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문수림의 장르 불문 관통하는 글쓰기』에 담긴 팁들은, 글쓰기의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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