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맹순과 오수아 작은책마을 58
은영 지음, 최민지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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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 너! 한별이한테 고백받았구나!!”

“응, 아니야!”

“내가 먼저 고백했지, 한별이한테. 좋아한다고 말이야.”

 

그 순간 난 알았지. 어떻게 그 얼굴이 귀여울 수 있어? 사랑이 아니라면 말이야. 사실 나는 맹순이가 한별이를 좋아하는 줄 알았거든. 그게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친구끼리 같은 남자를 좋아하면 좀 그렇잖아? 삼각관계 이런 거 난 딱 질색이거든.

 

“쟤 대체 뭐라니?” (P.67~68 발췌)

 

 

『하맹순과 오수아』. 이 익살이 넘치는 제목의 동화책을 딱 한 줄로 설명하자면, “티라미숙케이크”다. 정말 그 풋풋한 첫사랑과 우정, 배려, 투덕거림 그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사춘기 시절의 미숙함과 풋풋함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동화책이기 때문이다. 

 

먼저 『하맹순과 오수아』는 무척이나 익살 넘치는 일러스트로 우리를 반긴다. 어딘가 살짝 우습기도 한 일러스트에는 아이들의 감정과 분위기가 뚝뚝 묻어난다.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같이 시소를 타자고 말하자는 첫 장의 감성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시소 위에 올려놓은 듯 이쪽저쪽으로 치우치고 흔들린다. 『하맹순과 오수아』 일러스트에서는 그런 흔들림을 한가득 느낄 수 있다. 그림책이 아닌데도 일러스트가 많은 것을 담고 있어서, 긴 글 밥을 읽는 것이 훈련되지 않은 아이들도 일러스트의 도움을 받아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엄마 시선을 하나 보태자면, 한별이를 올려다보는 맹순이를 그린 부분을 보며, 아이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위축이나 경외감 등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음이 무척 놀라웠다. 또한, 그 부분을 아이도 느끼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하맹순과 오수아』의 내용은 재미와 감동, 이야기를 나눌 점 등이 골고루 들어있어 너무 좋았다. 아이들이 한 명의 남자아이를 좋아하며 겪는 혼란과 다툼, 긴장감 등에서 아이들이 흔히 겪을만한 감정에 대해 느끼고 이야기해보기 좋았고, '첫사랑'이라는 소재에 대해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감정, 우정과 비슷하고도 다른 감정임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도 너무 좋았다. 또 아이들의 대화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느끼고 배우게 될 것들을 미리 생각해볼 수 있어 배울 점이 많은 동화라는 생각도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수아가 자신의 환경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그것을 오해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점도 무척 기특하고 대견해 보였다. 

 

사람의 마음이나 사랑은 양보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그때의 우리들은 친구에게 또래 이성 친구를 양보하고 양보받고, 그것을 우정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다. 우리 아이들 역시 그런 과정을 통해 하나하나 배워가겠지. 오늘 맹순이와 수아의 귀여운 우정과 다툼에서 풋풋한 우정과 사랑을 배우고 또 한발 성장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이런 든든한 동화책이 많이 출간되면 좋겠다. 『하맹순과 오수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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