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는 사회 - 어른들은 절대 모르는 그들만의 리그
이세이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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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기똥찬 말을 들었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 자녀는 사회에서 상처받으며 독학한다.”는 거였다. 맞는 말이다. 부모가 아무리 귀하게 키우려 안간힘을 써도, 아이는 종국에 이 거친 세상을 사는 법을 배우고야 만다. 그걸 가정과 학교에서 배우느냐, 혹은 사회에서 상처받으며 독학하느냐의 차이일 뿐. 아이이 마음에 굳은살이 생기게 하지 않겠다는 부모의 욕심은 한동안 아이의 고양감을 드높일 테지만, 그 애는 '사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순간 부모가 꾸며진 세상과 진짜 세상 사이의 낙차를 겪어내야 한다. (p.260) 

 

 

육아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가 홀로서기가 가능한 어른이 되는 것” 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육아서도 열심히 읽고 강의 등도 부지런히 찾아듣지만, 아직도 나는 아이가 무엇인가를 쏟으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내가 독립이 어려운” 엄마다. 하지만 최근, 『어린이라는 사회』라는 에세이를 읽고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똑바로 사지 못하면 나의 아이를 세상과 맞짱(!)을 뜨게 해야한다. 내 아이를 진짜 귀하게 사랑하는 방법은, 나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타인에게 욕먹지 않는 사람으로 길러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린이라는 사회』는 10년 차 교사가 교실 안팍에서 만난 아이들에 대한 기억이다. 물론 교사 한 명의 기록이 절대적일 수도 없고, 절대적이어서도 안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교실은 작은 사회'라는 말을 공감할만한 사례와 문장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단 생각이 든다. 에세이답게 술술 읽힌다. 어려운 문장도 없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도 없다. 오히려 늘 교단에 서온 구력답게 강의를 듣듯 술술 읽히는 책이다. 그런데도 무엇인가 마음에 남기는 것이 많았고, “나는 어떤 엄마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큰 기대없이 시작했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났을 때에는 왜 이 책에 수많은 학부모들이 공감하고 지지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떤 문장에 웃고, 어떤 문장에는 울컥하며 이아이 저아이의 엄마라도 된 듯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어떨 때엔 나도 이렇게 잘 키워야지, 하는 다짐을 하기도 했고, 부모로 인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며 나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언제인가 들었던 한 부모강의에서 “진짜 문제있는 부모는 이런 강의를 들으러도 오지 않아요.”했던 말이 가시처럼 마음에 박히기도 했다. 진짜 이 책을 읽어야 할 10%의 부모는 이 책을 읽지않겠지. 그래서 『어린이라는 사회』에도 작가가 걱정하던 “사회가 걱정해야 할 아이”도 생겨버리겠지 싶어서 안타까워졌다. 

 

“무제한의 사랑을 주는 대신, 그들의 서툰 시도와 실패와 성공을 응원한다”는 작가의 말에 오히려 진실되다 느낀 것은 사회가 너무 보여주기에 급급하기 때문일까, 요즘의 아이들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사랑이 너무 많아서일까.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린이라는 사회』를 읽고 난 후 들었던 마음만은 잊지 말아야겠다. “나는 단 하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니까 무제한의 사랑을 주어야지. 하지만 그것을 시도 때도 없이 티내지는 말아야지. 응원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더 많이 보여주어야지. 내 아이가 자신의 사회에서 더 단단하게 살 수 있도록, 선 뒤에서 부지런히 사랑하고 응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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