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키비움 J 블루 - 그림책 잡지 라키비움 J
제이포럼 외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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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에서도 슬픔은 푸른 빛으로 표현되었다. 슬픔이 체크인을 하면 지배인은 커다란 욕조가 있는 방을 내주고, 슬픔이 마음껏 울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린다. 커다란 수건과 넉넉한 휴지도 준비해 둔다. 슬픔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슬픔이 오래 머물러도 불평하지 않는다. 지배인의 이런 행동은 이 책의 진정한 멋짐이다. 어린이들이 감정을 수용하고 표현하고 더불어 조절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p.25, '감정호텔' 이야기)

 

 

사실 평소의 나는 소위 '잡지'라 불리는 책들을 그리 즐기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잡지는 월간지인데, 월간지라는 이름처럼 한달만 유효한 정보들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정보도 너무 좋다. 어디까지나 내가 느끼기에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런 내가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잡지가 하나 있다면 바로 『그림책잡지 라키비움 J』다. 이 책에서는  수십, 수백권의 그림책들을 소개하고- 그림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나본 『그림책잡지 라키비움 J』 블루는 여름을 맞이한 까닭인지 온통 푸르다. 아이와 '블루'라는 색에서 연상되는 것들을 이야기해보다 깜짝 놀랐던 게, 아이가 『그림책잡지 라키비움 J』에서처럼 다양한 시선으로 파랑색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거였다. 역시 그림책을 읽어온 시간들이 헛되지는 않았다 싶어 마음이 뿌듯했다. 

 

이번 『그림책잡지 라키비움 J』에서는 파랑이 슬픔으로 표현되는 부분을 다루고 있었는데, 마침 많은 아이들이 인사이드아웃2를 보았을 시즌이라, 그림책을 읽고 느끼듯-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다루고 표현하는 것에 보다 편안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더라. 

 

또 여름과 옛이야기테마로 이어지는 내용들이 너무 유익했다. 『그림책잡지 라키비움 J』에 소개된 여러 책들을 아이와 따라가며 이미 읽었던 책은 조금 더 깊게- 아직 읽지않았던 책은 조금 더 흥미진진하게 만나보았다. 그러면서 『그림책잡지 라키비움 J』의 진짜 매력은 그림책을 더욱 맛있게 즐기는 방법들을 제안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그림책을 더 재미있게, 이제 막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에게는 그림책을 더 제대로 만나는 가이드가 되어주는 책이구나, 하고 말이다. 

 

그 외에도 육아칼럼이나 그림책 칼럼, 그림책물성안내서 등 그림책과 연결하여 생각할 수 있는 여러 주제들이 함께 제시되어 더욱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잡지 라키비움 J』가장 뒷페이지, 라키비움을 만든 사람들의 코멘트를 읽다가 문득 눈물이 날뻔 했다. “다른 라키를 만들 땐 그리책을 읽었는데, 블루를 만들면서는 나 자신을 가장 많이 읽었다.” 내가 마흔이 되어서도 모든 책 중에 그림책을 가장 사랑하는 이유가 사실은 이게 아닐까, 싶어져서 괜히 코가 시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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