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양장) 풀빛 그림 아이
박주현 지음 / 풀빛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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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권의 수박 그림책을 소개해왔지만, 오늘 소개할 수박 그림책은 조금 더 특별하고, 조금 더 남다르다. 그저 쭉, 쫙, 쩍 등 의성어의태어와 일러스트만으로 구성된 수박 그림책 『쭉』. 표지에서부터 수박이 “쭉” 갈라진 모습을 담고 있는 이 특별한 그림책을 더 멋있게, 더 다양하게 즐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쭉』은 의성어”만” 담겨있지만,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책이다. 먼저 『쭉』의 가장 뛰어난 매력은 일러스트. 오롯이 일러스트로만 승부(?)를 봐야 했기 때문일까, 일러스트의 색감부터 구성이나 디테일 무엇하나 놓치지 않고 특별함을 잔뜩 지니고 있다. 마치 팝아트 작품을 감상하듯 선명한 색채감을 보다 보면 시선도 마음도 정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아주 어린 꼬꼬마들도 『쭉』을 만나보면 좋겠다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이 색감 때문인데, 다양한 색을 감상하고 그 색들이 주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구성. 주제도, 텍스트 없이 이어지는 책이다 보니 자칫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데, 수박의 크기나 확대한 모습, 스스로 뱉는 농장주인 등을 키우고 줄이고를 반복하며 다음 페이지에 나올 내용이 궁금해진다. 

 

과거 무성 영화들 역시, 아무 소리 없이도 전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전해지지 않았던가. 『쭉』 역시 무성영화처럼 적혀있는 스토리는 없더라도 독자에게는 분명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책이다. 글씨를 읽든 못 읽든 『쭉』만 있으면 풍성한 이야기를 읽게 된다. 마치 마법처럼.

 

하지만 무엇보다 『쭉』은 다양한 의성어의태어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라, 수박을 놓고 떠올릴 수 있는 소리가 무엇이 있는지. 아마 쫙, 이나 쭉 정도만 떠올릴 뿐 일터. 하지만 『쭉』를 읽고 나면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또 글씨는 없지만 분명한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들리지 않는 세상도, 쉽게 보이지 않는 세상도 보게 된다..

 

만약 아이와 『쭉』을 만난다면 아이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하면 좋겠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이야기가 태어날지도 모르고, 아이가 얼마나 풍성한 소리를 모으고 있는지 깨닫게 될 터. 나 역시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아이가 얼마나 많은 것들에 귀 기울이고 사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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