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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양말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9
권민지 지음 / 북극곰 / 2024년 6월
평점 :
‘외유내강’, ‘구밀복검’, ‘경이원지’, ‘권상요목’ 등은 “겉과 속이 다르다”라는 의미를 지닌 사자성어다. 이 중 ‘구밀복검’, ‘경이원지’, ‘권상요목’ 등은 겉과 속이 다른 부정적인 의미가 크고, ‘외유내강’은 “겉과 속이 달라 더 매력적”인 의미가 더 크다. 이와 같은 느낌을 주는 친숙한 단어가 “겉바속촉”이 아닐까? 사자성어 이야기하다가 뭔 소리냐 싶겠지만, ‘겉바속촉’이야 말로 겉과 속이 달라 매력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최고의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북극곰의 신간 『새우 양말』을 “겉바속촉”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하고 싶다. (겉바속촉도 좋은 의미를 가진 네 글자니까, 사자성어로 끼워줍시다.)
자, 그러면 왜 『새우 양말』이 겉바속촉이냐! 지금부터 찬찬히 풀어보겠다.
먼저 바삭바삭한 겉모습(?)을 이야기해보자. 아무래도 그림책의 첫인상은 일러스트가 책임지고 있으니, 그림책의 ‘겉’이라 말할 수 있는 일러스트! 화려한 컬러와 익살이 가득한 동물들의 얼굴에서 재미가 가득한 그림책임을 눈치챌 수 있다. 더욱이 동물이 양말은 신은 등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양말을 신고 수영한다거나, 그 양말 속에 숨은 비밀은 웃음이 빵빵 터질 재미 요소! 침을 질질 흘리며 도기를 쫓아오는 물고기들까지, 『새우 양말』의 처음과 끝까지 재미있는 일러스트로 가득하다.
스토리도 너무 재미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제비구출 대작전’과 “이 양말이 네양말이냐?냐”까지 어른도 아이도웃을 수밖에 없는는 재미들이 가득하다. 혹 ‘흥부와 놀부’, ‘금도끼은도끼’ 등을을 아직 읽지 않은 어린이라면 이럴때 슬쩍 전래동화를 들이밀어 보자.새우 양말양말』과 더불어 전래동화의 매력까지 풍덩 빠질 수 있을 터.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스토리에 신나게 수다떨다 보면보면 어느새 『새우양말』을 사러 가고 싶을지도 모를만큼 구석구석 웃음요소가 뚝뚝 묻어난다.
하지만 『새우양말』의 매력은 이게 끝이 아니다. 촉촉한 ‘속’이 남아있기 때문. 우리의 도기가 왜 양말을 신게 된 것인지, 도기 양말에 숨은 비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새우양말』의 진짜 매력을 깨닫게 된다. 사실 나는 처음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어머, 도기 비밀은 발냄새였구나~”라며 깔깔 웃기만 했는데, 우리 아이가 그러더라. “일부러 나고 싶어 나는 게 아닌데, 수영하면서까지 이걸 숨기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하고 말이다. 그제야 문득 이 그림책의 진짜 매력은 나의 약점, 또는 친구의 약점이나 비밀을 마음 깊이 이해하고 그것으로 위축되거나 놀림감으로 삼지 않는 착한 마음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세상에 대한 경험이 적은 우리 아이들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약점이나 비밀로 인해 상처받지 않고, 그것을 이겨내고 도움받는 긍정적인 마음을 배우게 하는 게 『새우양말』의 진짜 매력이었던 것!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의 『새우양말』이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우리 아이가 가진 약점을 안아주고, 당당히 세상에 설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말이다. 나아가 우리 아이도 친구의 약점을 알게 된다면 그것을 놀리거나 비웃는 사람이 아닌, 『새우양말』처럼 감싸주는 아이가 되도록 키워야지.
겉으론 깔깔 웃고, 속으로는 깊은 이해와 보완을 배우게 하는 멋진 그림책, 『새우양말』. 정말 온 마음을 다해 강.력.추.천!
『새우양말』 이렇게 즐기면 더욱 좋아요!
1. 『새우양말』의 표정들을 따라해보고, 감정을 유추해봐요.
2. 『새우양말』과 연결할 수 있는 다른 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기곰은 수영을 하는 도기가 자라를 만나는 스토리, 도기를 따라 일부러 양말을 빼앗기로 간 친구들이 혹을 달고 오는 스토리 등을 상상했어요.
3. 『새우양말』에 숨은 비밀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봐요. 우리 가족의 비밀도 이야기해보며 서로를 더 잘 아는 시간을 가져요. ’비밀’을 털어놓으면 더이상 비밀이 아닌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