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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입은 늑대 5 - 팬티 대신 바지를 입다! ㅣ 팬티 입은 늑대 5
윌프리드 루파노 지음, 마야나 이토이즈 그림, 김보희 옮김, 폴 코에 도움글 / 키위북스(어린이) / 2023년 3월
평점 :

오늘은 『팬티입은늑대』의 다섯번째 이야기, 바지입은 늑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늑대시리즈 중 제일 좋아하는 책! 이상하게도 『팬티입은늑대5』에서는 늑대가 팬티가 아닌 바지를 입고 있다. 평소와 다른 바지하나 때문에 책을 펼치기 전부터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생겼다. 우리집은 팬티가 지겨워진 것인지, 팬티가 사라진 것인지 아이와 다양한 상상을 펼치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
『팬티입은늑대5』 에서는 늑대의 팬티가 유행을 한다. 한 재빠른 동물이 상표등록을 하여 늑대의 팬티를 출시하게 되어 이 동물 저 동물 할 것 없이 팬티를 입고 다니게 되는 것. 더구나 이제 팬티는 도토리 담는 주머니도 생기고, 모양도 이래저래 변형된다. 하지만 더는 할머니가 떠준 따뜻한 팬티도, 늑대의 팬티도 아니다. 화가 난 늑대는 가지고 있던 팬티를 모두 불태우고 만다. 그러나 할머니의 따뜻한 팬티가 생각나 점점 슬퍼지고, 허수아비의 바지를 훔쳐입는 상황까지 오고야 만다. 마을에서는 늑대팬티를 입지 않은 아이가 왕따를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까지 하며 늑대는 팬티는 어떤 존재였으며, '나만의 팬티'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 사이 숲에서는 토끼팬티가 유행하게 되지만, 늑대는 결국 자신만의 팬티를 되찾아와 입고 행복해진다.
어쩌면 『팬티입은늑대5』의 내용은 모든 사람들이 마움 한 편에 늘 간직하고 있는 고민을 다룬 게 아닐까 싶다. 나만의 개성과 대중의 취향 사이에서 늘 무엇인가를 선택하며 살아가니까. 그 두가지가 공존해서도 안되는 이상한 세상에 살면서 당연한 고민이 되어버렸지만, 그 고민이 어째서 당연한가. 유행은 왜 당연한 것이고, 왜 모두가 “당연히” 그렇게 해야할까?
『팬티입은늑대』자체가 아이와 나눌 이야기가 많은 책이지만 특히 5권이야말로 쉽게 휩쓸리고마는 아이들에게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던져주는 책이다. 또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도 “왜 우리 아이에게 다른 아이의 모습을 강요하지?”하는 생각을 하게 하고.
분명 가볍게 재미있게 읽기만 하는데, 본질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팬티입은늑대』. 우리 아이들이 무엇인가 고민이 생길 때마다,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가 생길 때마다 늑대네 집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꼭 한 번 만나보길 강력추천 드리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