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팬티 입은 늑대 4 - 난 게으름뱅이가 아니야 ㅣ 팬티 입은 늑대 4
윌프리드 루파노 지음, 마야나 이토이즈 그림, 김보희 옮김, 폴 코에 도움글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8월
평점 :

요며칠 너무 바빴던터라 리뷰를 좀 게을리올렸더니 친한 친구가 톡이 온다. “팬티입은 늑대 4권은 도대체 언제 소개해줄꺼야?” 순간 너무 웃겨서, “아니, 고객님 왜이렇게 재촉하세요?”했더니 그동안 내가 올린 리뷰를 보고 도서관에서 아이와 『팬티입은 늑대』시리즈를 계속 빌려보고 있는데, 4권을 올려주지 않아서 혹 4권은 재미가 없나, 했다는 것. 아니 그럴리가! 『팬티입은 늑대』는 정말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다 재미있고, 다 의미를 지닌다. 내가 키위북스에 입덕한게 바로 이 『팬티입은 늑대』때문인데 (입덕하고보니 재미있는 그림책이 정말 많은 곳이다. 『팬티입은 늑대』시리즈 후에는 이 책들도 소개할 예정이니 많관부) 『팬티입은 늑대』4권은 그야말로 배울 것이 많은 책이니 꼭 만나볼 것.
『팬티입은 늑대』4권에서는 숲속에 장이 열린다. 늑대는 국수를 사먹다가 도둑으로 몰리게 되었으나 점입가경, 그 “돈”이 어디에서 났는지에 대해 추궁을 당한다. 돈을 벌지 않지만 국수 사먹을 돈이 있던 우리의 늑대. 감옥에 갇히고 만다. 이때 다른 도둑이 말한다. “네 행동 때문에 화가 난 걸거야.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네가 노느 동안 남들은 계속 일했거든. 일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으니 열심히 일하라는 얘기잖아. 신문에서도 널 게으름뱅이라고 부르더라”
이 부분을 읽으며 아이와 무척이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돈”을 내지 않고 음식을 먹은 것이 나쁜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돈을 얻은 것이 나쁜지. 아이는 “노력하지 않고 돈을 얻은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노력하지 않고 돈을 바란거라면 늑대에게 너무 실망할 것 같아”라고 말하더라. 아이의 이 말에 나는 너무 깜짝 놀랐다. 아이가 이미 노동의 의미와 재화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줄 안다니. 나의 놀라움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부자가 되지 않아도 멋진 인생을 즐기는 게 더 가치있다는 늑대의 말이나, 늑대가 욕심내지 않았는데 생긴 재화에 책임이 있는가 하는 부분, 또 그동안 늑대가 해온 일들에 대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내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아이의 생각이 잘 자라고 있음도 놀라웠고, 그림책으로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역시 『팬티입은 늑대』는 단순히 재미있는 그림책이 아닌 아이들이 생각을 키우고, 세상의 가치에 대해 배우는 엄청난 책임을 또 깨달았다.
『팬티입은 늑대』4의 부재였던 “난 게으름뱅이가 아니야”을 읽으며 노동애 대해, 재화의 가치에 대해, 이익을 만들지 못해도 가치있는 것들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시간은 그 어떤 배움보다 깊은 지혜를 만들어준 것 같아 기뻤다. 또 우리집 꼬마는 어릴때부터 자신의 집안일을 부여받아 실천하고 있는데, 『팬티입은 늑대』4를 다시 읽으며 자신이 하고 있는 다양한 일,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 등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엄마 역시 삶이 느슨해질 무렵, 이 책을 읽은 덕분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 행복했고. 노동의 가치, 게으름과 부지런함에 대해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꼭 한번 만나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