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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입은 늑대 ㅣ 팬티 입은 늑대 1
윌프리드 루파노 지음, 마야나 이토이즈 그림, 김미선 옮김, 폴 코에 도움 / 키위북스(어린이) / 2018년 8월
평점 :

아무래도 우리집에는 그림책 등이 워낙 많다보니 꼬마를 데리고 놀러오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신이 난다. 그건 우리 언니와 조카도 예외는 아닌터라 여러 그림책을 읽으며 즐거워했다. 그러다 언니의 한 마디! “팬티 입은 늑대 이거 엄청 유명해? 이렇게 시리즈로 나올 일이야?” 훗, 아직 3세 어린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직 모르나봐, 이 『팬티 입은 늑대』가 얼마나 재미있고, 교훈이 가득한지! 신나게 책을 설명하고 읽어주다 문득 혹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이 재미있고 배울 게 많은 책을 모르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오늘부터 『팬티 입은 늑대』 리뷰시리즈를 이어가볼까 한다. 물론 내 블로그에는 이미 여러번 소개되었지만, 1권부터 차근차근 소개할테니 잘 따라오라구!
오늘은 『팬티 입은 늑대』는 첫번째 이야기를 소개해볼까 한다. 『팬티 입은 늑대』의 첫 장면부터 늑대가 등장한다. 긴 주둥이, 엄청 북슬대는 꼬리를 가진 늑대! 심지어 눈빛도 살벌하고, 마주치면 엉덩이를 물어간단다. 그런데 묘하게 따뜻한 색감과, 어딘지 모르게 정적인 느낌의 늑대는 아이들에게 아리송함을 느끼게 한다. 우리 아이 역시 5살인가 6살에 이 책을 처음 만났는데, “이게 무서운 늑대야? 이빨을 안 그렸어”라며 분위기부터 눈치챘던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숲의 동물들은 늑대를 공포의 소재로 삼아 여러가지를 한다. 늑대범죄소설을 쓰고, 늑대를 이기는 견과류를 팔기도 하며, 늑대 올가미 등으로 무장한 늑대사냥군인들을 조성하기도 한다.
그토록 무시무시한 분위기에서 등장한 늑대는!!!! 바로!!! 『팬티 입은 늑대』. 심지어 빨강 줄무늬 늑대다. 사실 이 팬티에서부터 아이들은 웃음을 멈출 수 없다. 너무 천진한 얼굴을 하고 등장한 늑대에게 군인은 늑대가 오니 도망치라며 말을 걸기까지 한다. 이 것을 시작으로 늑대와 동물들의 이상한 설전이 벌어진다. 늑대는 자신이 늑대라고 우기고, 동물들은 늑대가 늑대가 아니라고 우겨댄다. 그것도 모자라 늑대가 팬티를 입은 것까지 토론의 장으로 이어가는데, 이 과정엣허 아이들은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펼챠보기도 할 수 있다. 아이가 늑대를 맡고, 내가 동물을 맡아 토론을 해보았더니, 아이가 꽤 일목요연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해 엄마를 놀라게 했다.
재미있는 설전을 지나 『팬티 입은 늑대』의 하일라이트! 동물들이 왜 늑대를 공포의 대상으로 삼았는지가 등장하면 많은 생강을 펼쳐볼 수 있다. 놀랍게도 동물들은 늑대가 공포의 대상이라서가 아닌, 늑대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서 실망한다. 올가미는 누가 사고, 책은 누가 읽느냐 등의 고민을 마구 늘어놓으며 말이다. 이때 우리의 『팬티 입은 늑대』가 한마디 한다. “그동안 내가 무서워서 힘들었던 거 아니야? 내가 무섭지 않다는 걸 알았는데도 왠지 더 힘들어보인다? 도대체 왜 사는 거야? 두려움이 삶의 이유야?”하고 말이다.
늑대가 던진 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분명 책은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웃긴데, 그 재미 사이에서 느끼는 깨달음은 몹시 깊다. 친구들이 무서워한다고 해서, 친구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자신의 생각이나 목적없이 친구를 따라하는 아이들이 무척 많다. 물론 어른도. 마치 숲의 동물들처럼 말이다. 그래서 늑대의 한마디는 쉬이 넘어가지지 않는다. 만약 아이와도 『팬티 입은 늑대』를 읽는다면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늑대와, 타인의 말들에 휘말려 무엇이 두려운지도 모르고 사는 동물들에 대해 꼭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좋겠다. 분명 그 안에서 얻어지는 것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 생각할 것이 많은 책이니 아이들과 꼭 한번 만나보시길!
아, 무섭도록 똑똑하여 견과류 간판을 바꿔버린 꾀돌이도 찾아보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