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팥팥
콩양신쨔오 지음, 구미 그림, 남은숙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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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싫어했는데, 어른이 된 후 좋아진 것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아무래도 “팥”이 아닐까 싶다. 어릴 땐 분명 단팥빵도 싫고, 빙수도 연유 맛이나 폴폴 나는 게 좋았는데 나이를 먹고 보니 연유 없이 팥이나 듬뿍 들어간 게 더 맛나질 게 뭐람. 팥이 후두두 떨어지는 찐빵은 또 왜 그렇게 맛나? 그런데 누가 내 딸 아니랄까 봐, 별로 가리는 것도 없는 놈이 밭이 너무 싫단다. 훗, 네가 이 그림책을 읽고도 팥이 싫을 수 있을까? 전국에 팥 싫다는 분들, 정말 귀여움 넘치는 그림책, 『칙칙팥팥』을 만나러 오세요~

 

기차를 타는 빨간 녀석들로 가득한 가로로 길쭉한 표지. 제목이 『칙칙팥팥』이라 망정이지, 이 귀염둥이들이 누군지 모를뻔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우리의 팥들은 저마다 다른 액세서리, 다른 머리 모양을 고수하며 방글방글 웃는다. 팥들이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 보려고 표지를 살짝 열면, 익살 넘치게도 엉엉 우는 길잃은 팥이 나온다. 아무래도 『칙칙팥팥』은 귀엽고 재미있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칙칙팥팥』의 감상 포인트 첫 번째는 바로 일러스트! 일러스트가 어찌나 다채로운지 각각의 페이지가 모두 다른 이야기로 느껴질 만큼 풍성하다. 무려 99개의 팥을 태운 기차가 어디로 가는지, 어떤 풍경을 지나고 어떤 동물들을 만나는지 살펴보거나 팥들이 어떤 멋을 부렸는지를 살피는 것도 재미 포인트. 목도리, 모자, 이어폰, 리본까지 저마다 다르게 치장한 팥을 구경하는 것도 무척 재미있고, 꿀벌이나 무당벌레, 벚꽃이나 제비꽃 등 다양한 꽃을 관찰하는 재미도 있다. 가장 큰 재미는 그들이 마주하는 음식들. 아마 아이가 먹어본 것도 있고, 그렇지않은 것도 있겠지만 다양한 음식과 익살스러운 표정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무척 뛰어나다. 군데군데 소지품을 잃어버리는 녀석들도 있으니 아이들의 관찰력을 키우는 재미가 있겠다. 

 

『칙칙팥팥』의 두 번째 포인트는 재미있는 문장! 제목인 『칙칙팥팥』에서도 엿볼 수 있듯, 여기저기 재미있는 문장들을 잔뜩 만날 수 있다. 울퉁불퉁 이나 드르렁, 삑삑, 철컹, 끼익 등의 수많은 의성어와 의태어를 만날 수 있어 어휘 확장에도 좋고 팥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다. 각각의 페이지마다 풍성한 언어로 이야기를 펼쳐주기에, 아이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기 매우 좋다. 

 

그 외에도 『칙칙팥팥』에는 숨은 퀴즈나 판의 이모저모 등을 배울 수 있는 책 속 부록이 있어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아이와 같이 여러 팥 음식들을 계절별, 맛별로 나눠보기도 하고, 소지품을 잃어버린 팥들을 퀴즈로 내기도 하기에 본 것들 다시 떠올려보는 등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미리부터 이 문제를 보여주고 관찰하게 하는 것도 좋다. 그 외에도 정거장마다 몇 알씩 줄어든 팥을 세려 보며 숫자를 익히기도 하고 뺄셈을 배울 수도 있다. 각 여행지에 남은 팥들이 왜 거기에 남았는지를 이야기해보며 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어, 여러 방면으로 아이의 머리를 깨울 수 있어 따로 독후활동을 즐기지 않아도 풍성한 읽을거리가 되더라.

 

어느새 더워지는 계절, 아이와 나란히 앉아 팥빙수 한 그릇을 먹으며 『칙칙팥팥』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겨울이 오면 또 찐빵이나 팥죽에서 팥 친구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말이다. 그 순간 일상이 그림책이 되는 마법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칙칙팥팥』은 그런 그림책이니, 꼭 한번 만나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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