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축제에서 만날까? 국민서관 그림동화 281
실비아 보란도 지음, 이세진 옮김 / 국민서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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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봄축제를 소개하는 그림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어느새 봄이 다 끝나가는데 무슨 놈의 봄축제 그림책이냐고? 그건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모르니 하는 소리!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만나고 나면 절대 그런 소리를 하지 않을테니 나만 믿고 따라오라구!

 

『봄축제에서 만날까』는 실비아 오란도 작가님의 그림책으로, 마치 느린우체통같은 그림책이다. 귀염둥이 거북이가 느릿느릿 걷고 있는데 온갖 동물들이 그를 지나친다. 모두 하나강이 “우리 봄 축제에 가는데 너도 같이갈래?”를 외치며 말이다. 물론 우리의 거북이도 축제에 갈거다. 꽃이 만발하고 나비들이 날아다니며, 친구 오소리도 만나게 될지도 모를 그런 축제니 말이다. 

 

이쯤에서 『봄축제에서 만날까』의 진짜 매력이 등장한다. 거북이가 부지런히 걷는 사이 봄이었던 배경이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고, 겨울까지 되어버린다. 우리의 꼬꼬마들도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거북이가 얼마나 느리게 걷는지 느끼고 웃음이 터지게 된다. 그러나 거북이가 느린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면 진짜 멋진 그림책이 아니지. 겨울이 되어 겨우 봄 축제에 도착해, 꽃도 나비도 그 어떤 친구도 만날 수 없던 거북이의 울음이 터지려는 순간! 친구의 인사가 들려온다. 그 주인공은 또 하나의 느림보친구, 달팽이! 둘은 즐거운 마음으로 겨울 속 “봄 축제”를 즐기고 내년 봄에는 꼭 만나자며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만날 때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첫번째, 봄 축제에 가는 동물은 누구인지, 동물들은 어떤 봄을 만나고 싶어 축제에 가는지 이야기를 나눠본다. 두번째는 거북이 뒤로 나타난 배경들의 특징을 이야기해본다. 이 계절은 언제인지, 어떤 점에서 그걸 느꼈는지 등등을 이야기하다보면 아이가 가진 계절 지식도 느끼게 되고 아이의 생각도 확장할 수 있다. 세번째는 겨울에 도착한 거북이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은 누구일지 상상해볼 것. 처음부터 느림보친구들을 떠올릴수도 있고, 전혀 다른 친구를 떠올릴 수도 있다. 또 어떤 동물이 겨울잠을 자느라 인사하지 못하는지를 이야기해보는 것도 즐거운 놀이! 『봄축제에서 만날까』는 그림책 자체로도 너무 멋지지만,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해서 더욱 좋았다. 우리는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읽은 후 우리 동네에서 끝나가는 봄의 흔적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아이는 어느새 느껴지는 여름의 흔적들을 보며 “거북이는 이제 중간쯤을 시작하겠네”하고 깔깔 웃었다. 

 

신나게 봄을 탐험하고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며 문득, 어쩌면 거북이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더욱 여유있게 즐길지도 모르는데 매일 빨리 준비하라고, 서두르리고 재촉하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분명 우리 삶에는 내일 아침 당장 가져다주는 로켓배송도 필요하지만, 느긋하게 기다려야하는 느린 우체통도 필요한데 말이다. 

 

『봄축제에서 만날까』는 책 안에서도 책 밖에서도 생각할거리가 많은 그림책이었다. 자, 지금도 『봄축제에서 만날까』를 봄에만 읽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봄의 끝물인 지금 읽기에도, 여름에 읽기에도, 다시 봄을 기다리는 겨울에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그림책, 나눌 이야기가 너무 많은 그림책, 『봄축제에서 만날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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