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지구가 다툰 날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05
데이비드 더프 지음, 노에미 볼라 그림, 강미숙 옮김 / 북극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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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배달온 날, 택배를 뜯으며 아이에게 “달이랑 지구가 싸웠데”라고 말했다. 그러자 우리아이의 대답. “아니 왜? 그렇게 수천 년 수만 년 같이 태양계로 묶여 살아놓고, 갑자기 왜!”. 아니, 왜 싸웠는지만 궁금해하던지, 달과 지구는 싸울 수 없다고 말하던지 둘 중 하나만 해야지, 양다리 걸치는 대답은 뭐야~ 너는 T니 F니? 그런데 바로 이 그림책, 『달과 지구가 다툰 날』이 정말 “너는 T니 F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귀여워 죽을 것 같은 지구와 달, 그리고 태양계 친구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읽다 보면 태양계의 순서, 특징을 알게 된다니! F의 감성적인 재미와 T의 사실적인 과학상식 둘 다를 잡게 하는 그림책, 『달과 지구가 다툰 날』이다.

 

먼저 『달과 지구가 다툰 날』의 반짝반짝 빛나는 표지! 까만 배경 위에 반짝이는 달과 별들을 보니 정말 밤하늘을 바라보기라도 하는 듯 기분이 좋아졌다. 표지를 열고 들어서자마자 태양계 친구들이 가득 들어찬 속표지는 웃음이 피식 날 정도. 익살 넘치는 태양계 친구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누가 누군지를 맞추는 재미가 시작부터 쏠쏠하다. 롱다리 달이 철철 울고, 이티가 위로하는 장면이나 지구와 달이 싸워 등돌린 장면 역시 웃음 포인트. 

 

『달과 지구가 다툰 날』의 일러스트는 익살과 재미가 가득하다. 세상에 이렇게 귀엽고 개성넘치는 표정부자 달이라니! 달 뿐만 아니라 달이 만나는 태양계 친구들 모두 각각의 특징을 너무 잘 표현해두어, 아이가 척척 맞추며 신날 뿐 아니라 각각의 특징을 머리에 새길 수 있어 무척 좋다. 실제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태양계를 배우며 각각의 크기나 특성을 무척 헷갈린다고 하는데, 『달과 지구가 다툰 날』의 일러스트와 실제 모습을 비교한다면 그런 고민은 뚝딱, 사라질 것 같다. 

 

아이가 뽑은 베스트 장면은 위성을 95개 가지고도 달에 96번 위성이 되라는 목성과 행성인지 위성인지 묻는 달의 질문에 “난 그냥 나아”라고 모호한 대답을 하는 명왕성이었고, 엄마가 뽑은 것은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며 “난 멈출 수 없어”를 외치는 수성! (사실 모든 페이지가 너무 재미있고 개성 넘쳐서 베스트장면을 뽑기 너무 힘들었다) 더욱이 한참이나 일러스트를 바라보던 아이는 “엄마, 페이지마다 달이 다른 크기야. 아마 실제 차이를 나타낸 건 가봐”라고 말해 엄마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림책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상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니, 이거 왜 안 봐요?

 

아직도 『달과 지구가 다툰 날』의 매력은 한참 남았다. 실컷 일러스트를 즐기고 난 후 만나는 텍스트에는 각각 행성들의 특징을 무척이나 잘 설명하고 있다. 태양계를 처음 만나는 아이들도, 이미 몇몇 책을 통해 만나본 아이들도 『달과 지구가 다툰 날』과 함께라면 더욱 재미있게 태양계 상식을 쏙쏙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이와 태양계에 관련한 책을 몇 번 시도했는데, 한번도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달과 지구가 다툰 날』를 읽으며 일러스트에 한 번, 상세한 내용에 또 한 번 감탄했다. 그야말로 감성과 상식 둘 다를 잡은 “엄친아”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정말 강력추천하고 싶은 멋진 그림책, 『달과 지구가 다툰날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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