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는 마법 - 세계 교사상 수상자 자피라쿠의 아주 특별한 수업 이야기
안드리아 자피라쿠 지음, 안진희 옮김 / 롤러코스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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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학생은 매우 드물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삶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수업을 들으러 교실을 옮겨 다닐 때 복도에서 나누는 얘기들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 (p.198)

 

대부분 아이는 자기 전자 기기를 뺏기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이런 문제들을 숨기려고 한다. 사회는 이 아이들에게 거대한 짐을 떠넘기고 있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일은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p.268) 

 

 

『가르친다는 마법』이라는 책을 우연한 기회에 접하며, 사실은 과연 내가 만났던 '교사' 중에서 또는 아이가 만나고 있는, 만나게 될 교사 중에서 이런 분이 몇 명이나 계실까 고민했다. 아니 몇 명이 무슨 사치인가. 단 하나만 만나도 엄청난 영광인 것을. 그래서 나는 『가르친다는 마법』을 읽는 내내 내가 아이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리라 생각하기도 했고, 어디엔가 이런 불씨를 가진 '선생님'들이 이 책을 만나시길 바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게 교사상을 받은 자 안드리아 자피라쿠의 첫 책, 『가르친다는 마법』은 아이들의 삶에서 '미술'이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변화를 끌어냈는지를 경험하고 기록한 책이다. 문화 예술이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깨닫기도 했고, 누군가의 관심이 한 사람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느끼기도 했다. 이제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입시 위주로 돌아가는 우리의 공교육이 바라봐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현실적이고도 감동적인 묘한 책이라고 느꼈다. 

 

환경에 의해 학습장애를 앓는 아이, 불행한 가정에 놓인 아이, 통제하기 어려운 성향이 있는 아이, 미디어 중독을 겪는 아이. 사실 이런 아이들은 이미 책 속에만 사는 아이들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 꽤 많은 아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을 작가처럼 바라보는 '선생님'을 가지지 못했고, 그런 '선생님'을 양성할 느긋한 나라를 가지지 못했다. 『가르친다는 마법』을 읽는 내내 우리와 똑같이 경쟁 사회에서 자라기는 하나, 조금은 더 나은 환경에서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나라의 아이들이 부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가르친다는 마법』을 부러움으로만 읽는다면 실패한 독서가 아닐까. 나는 『가르친다는 마법』을 읽는 내내 작가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 언어 등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나는 교사가 아니지만, 우리 아이에게만큼은 교사보다 더 절대적인 존재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싶었다. 

 

많은 교사가 선생님이 아닌 교사로 살기를 바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기적인 학부모, 교사에게 너무 많은 책임과 인내를 지우는 사회, 돈벌이수단으로 '교사'를 하는 일부 교사 등이 각각의 영역에서 “실력 발휘”를 하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문득 이 책, 『가르친다는 마법』이야 말로 요즘의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가르친다는 마법』은 학부모는 내 아이를 가르치는 이에 대한 존경을, 나라는 온전히 가르치는 업무에 몰두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가르치는 자는 그 거룩한 일의 진의를 잊지 말라고 쉼 없이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도 이제 그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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