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 - 왜 인생이 행복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재영 지음 / 포르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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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인생은 부조리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빈발한다. 물론 소리를 지르고 화를 터트려도 된다. 어떻게든 뜯어고치려고 덤벼드는 것도 선택이고 뜨거운 용기다. 하지만 다른 대응책도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분노하지 않고 기꺼이 수용하는 것이다. 그 또한 괜찮은 선택이고 온화한 용기다. 젊거나 늙거나 건강하거나 병들었거나 가용한 용기는 두 종류다. 뜨거운 부정의 용기와 온화한 수용의 용기. 두 용기는 언제나 우리에게 선택지로 허용된다. (p. 172)

 

사람은 자신의 행복에 책임이 있고 인생의 행복은 생각의 질에 달려있다.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p.103)

 

 

『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이라는 날카로운(?) 제목의 책을 만났다. 어떤 경우의 '불행'이 사실은 불행이 아닌데 착각이라 말할 수 있을까 선뜻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불행도 행복도 사람마다 느끼는 강도가 다르니 불행도 착각이라 여기면 더욱 작게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만난 『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은 괴로움을 극복하는 법, 상실감을 이기는 법, 두려움을 이기는 법, 슬픔을 감내하는 법,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법, 희망을 지니는 법 등에 대해 무척이나 세세히 다루고 있었다. 사실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천성이 낙천적인 나는 불행하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 이 책에서 크게 얻을 것이 없다고 자만했으나, 그것이야말로 착각이었고, 책을 읽으며 더욱더 현재의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특히, 타인보다 많이 불행해 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행도 행복도 결국 나에게 달려있으며, 그것을 바꾸는 것은 나의 작은 변화로부터 온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인간은 깨지기 쉽지만, 가루가 되지는 않는다”라는 말로 묶어진 내용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뭐든 잃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뭐든 다 잃게 되어 있다.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기보다 잃어도 괜찮고 그 경험이 선물처럼 값진 가르침을 줄 것이라 기대했을 때 현실적으로 평안한 사람이 될 수 있다.”(p.72)라는 말이 너무 공감이 가서 고개를 끄덕였다. 불과 몇 년 전의 나는 그 자리가 아니면 큰일 나는 줄 알고, 마음이 부서져도, 몸이 아파도 참았다. 그런데 다 놓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 아니, 오히려 훨씬 행복해졌다. 

 

물론 지나간 시간을 어찌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의 나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보다 나 자신을 믿기로 했다. 내가 좋은 곳을 향해 가자 마음먹는다면,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 믿음은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다른 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단 한 줄이라도 희망의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요즘은 “중꺾마”의 시대가 아닌가. 남들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데, 유리 마음을 가진 이들은 그놈의 중꺽마란 말조차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사실 마음이 꺾이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나. 마음을 단단히 지키는 법을 모를 뿐이지. 그 점에서 이 책은 중꺽마가 아닌 “중다마”를 알려준다. 나의 상처를 딛고 다시 마음먹게 하는 것.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이에게 '중꺽마'를 강요하는 엄마가 아닌 “중요한 건 다시 마음 먹는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다짐했다. 물론 나에게도 그렇고. 

 

사실 돌아보면 우리가 고민하는 정도의 고통은 누구나 갖고 있고, 우리가 앓는 걱정 정도로 아픈 사람은 너무 많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것에 무너지고, 누군가는 그것을 딛고 올라선다. 힘들때마다 되뇌었던 “하느님은 내가 감내할 수 있는 크기의 고통만을 주신다”라는 말을 책으로 만난 기분이다. 『당신이 불행하다는 착각』은 넘어져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그래, 일어설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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