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이 궁금하다 - 나를 알고 나를 높이는 방법
모기룡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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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객관화는 나의 외부에서 작용하는 객관성을 통해 나의 정체성 일부를 인지하는 방법입니다. 한편 나 혼자서 내부적으로 나를 알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나에 대한 타인들의 의견도 있고 나의 의견도 있습니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아정체성은 자신의 내부와 외부, 그 두 관점을 모두 고려했을 때 가장 완전한 모습에 가까워집니다. (p.196) 

 

남들을 무시하지 않아야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러면 얼마든지 자신을 높여도 되고, 남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자신을 높일 수 있습니다. (p.79)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으나, 지난 연말 내내 여러 번 반복해서 본 '짤'이 하나 있다. 전여빈 배우님의 수상소감이었던 '중꺾그마'가 바로 그것이다. 데프트 선수가 말했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중꺾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란다. 사실 나는 이 짤을 보고 나서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딸이 그런다. “꺾이면 좀 울고 나서 다시 하면 안 돼? 꼭 그냥 해야 해?” 솔직히 이 말을 듣고 한 3초 멍했던 것 같다. 물론 혹자는 요즘 애들은 나약해서 그런다고 말하기도 할 테지만, 그래, 좀 울고 하면 안 되는 건가? 안 한다는 것도 아닌데? 나는 문득, 적어도 내 아이는 꺾여도 그냥 하지 말고, 꺾이면 괜찮아질 때까지 울 줄도 알고 아파할 줄도 알고, 멈추어 쉴 줄도 알고, 충분히 괜찮을 때 다시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생각했다. 해야 할 일도, 알아야 할 사람도 너무 많은 이 세상에서 진짜 번아웃없이 잘 살려면 말이다. 

 

그 마음은 『누구나 자신이 궁금하다』를 읽으며 더욱 확고해지더라. 자아청제성을 잃고 방황하고, 번아웃된 사람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서 꺾이고 부러지지 않으려면, 내가 나를 알고 내가 나를 존중해주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어디 또 있나. 

 

『누구나 자신이 궁금하다』는 우리나라에 몇 안 된다는 인지과학 박사의 책이다. 진정으로 자신을 높이는 법,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사회에서 복잡함과 번아웃에서 벗어나는 법, '나'를 정확하게 알아가는 법,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 법, 자기 주도성과 환경 주도성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법 등 현대사회에 필요한 것들을 무척이나 자세히 다루고 있다. 다소 무거울까 걱정했던 내용이지만, 구어체로 서술되었기에 마치 강의를 듣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고, 쉽게 잊어버리고 살던 것들을 꼼꼼히 짚어주는 기분이 드는 상세하고 자상한 책이었다. 

 

특히 많은 생각을 주었던 것은 '나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이어진 내용이었다. 알아야 할 사람도 너무 많고, 해야 할 일도 너무 많은 세상. 챙길 것도 너무 많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 모두 TMI홍수 속에 사는 지금. 그 안에서 진정한 내 모습을 찾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런 가운데 나의 구획을 정할 수 있고, 나의 자아는 다양한 모습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면 진짜 내 모습을 알고, 나를 더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을 터.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 같았던 『누구나 자신이 궁금하다』는 사실, 진짜 내 모습을 알고, 나를 더 사랑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진짜 자존감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십여 년 이상, “나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존감을 부르짖어 왔는데, 정작 그 앞에 “나를 아는 것”을 먼저 놓아야 함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다. 그러나 분명 나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당신의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 한 번쯤 『누구나 자신이 궁금하다』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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