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달리기를 합니다 - 작은 성취로 쌓아 가는 즐거움 아잉(I+Ing) 시리즈
러닝해영 지음 / 샘터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리는 중요하지 않다. 짧든 길든 정하지 않고 일단 달려보는 것이다. 달리기의 장점 중 하나는 일상의 풍경을 근사한 명화처럼 바꾸어놓는다는 것이다. 매일 걸어 다니던 길도 뛰면 또 다르게 보인다. 평상시에 드나들지 않던 길로 들어섰는데 지름길이라도 발견하면, 뜻밖의 기쁨으로 하루가 채워지기도 한다. (p.43) 

 

틀 깨기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쉽다고 생각하면 쉽고,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없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에 쌓여 용기를 낼 수 있다면 누구나 틀을 깨고 나올 수 있다. 달리기는 그런 면에서 나를 용기 있는 사람으로 만든다. (p.130)

 

 

작고 귀여운 판본, 아기자기한 러너가 그려진 책, 『오늘도 달리기를 합니다』였기에 사실 큰 부담도 큰 기대도 없이 책을 펼쳐 들었다. 그저 달리기에 대한 예찬이겠거니 생각했기 때문일까. 『오늘도 달리기를 합니다』을 읽으며 만나는 문장은 기대보다 감동이었고,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기대를 훨씬 넘어서는 찡함이 있었다. 만약 당신이 그저 “변해야 하는데”하고 생각하고만 있다면 부디 이 책을 만나보기를 바란다. 아니, 일단 나가서 뛰어보라고 말하는 게 옳을까? 이 책에는 그녀가 세상을 달리며 만난 땀, 노력, 끈기뿐 아니라 신념과 용기까지 듬뿍 담겨있다. 그래서 분명 나아갈 용기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도 달리기를 합니다』의 앞부분은 오롯이 달리기 책 같은 느낌이 가득하다. 귀여운 일러스트로 그려진 달리기 준비 자세, 준비물 등을 만날 수 있고, 각 준비물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어 달리기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그뿐인가, 다양한 달리기 용어도 만날 수 있어 기본상식도 장착할 수 있다. 사실 달리기에 큰 관심이 없다 보니 앞부분의 내용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어쩌다 한번 달릴 때 내가 느꼈던 고통(?)의 원인을 알 수 있게 되며 나의 관심도 조금씩 늘어갔다. “21km”에서부터는 나의 마음을 뺏는 문장들을 꽤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문장들은 감동을 주었고, 세상을 향한 도전처럼 느껴지는 것들에서는 용기를 얻기도 했다. 종류는 다르지만, 한가지 취미를 긴 시간 지속하고 있는 나에게 “그래, 너도 너의 속도로 너의 마라톤을 뛰는 거야!”라고 말해주는 거 같아 순간순간 힘을 얻었다. 내가 이 책을 다른 이들이 만나보길 바라는 이유도 이 부분이다. 분명 종류는 다르지만, 대부분 이들이 취미 하나쯤 갖고 있지 않나. 진정성을 가지고 달리는 그녀의 이야기에서 우리도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성취하며 무엇인가를 이루는 삶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무작정 한번 달려보기를 권해보고 싶기도 하다. 혹시 아나, 사실은 달리기를 좋아했는지. 아니면 그렇게 뛰다가 하고 싶은 무엇인가가 문득 떠오르게 될 수도 있는 거고. 

 

살아보니 무엇인가에 빠져 사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은 너무 다르다. 또 좋아하는 것을 쫓아 사는 사람은 좌절의 순간에도 조금 더 자신을 다독일 수 있더라. 사실 지난 2주간 바쁘고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도 달리기를 합니다』를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작은 성취감으로 채워가는 하루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