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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위한 첫 심리학 공부 -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아이 마음, 심리학이 답하다!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11월
평점 :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기대하는 부분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남들보다 빨리 걷고 말도 잘하고 키도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부모의 바람은 자식이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자녀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좋은 마음에서 부모는 여러 가지를 요구합니다. (...) 방법은 제각각일 수 있지만, 궁극적인 뿌리는 하나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도달점은 바로 “행복”이니까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목표는 다를 수 있지만, 부모가 바라는 것도 결국 자녀의 행복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으신가요? (p.237~238)
누군가는 『우리 아이를 위한 첫 심리학 공부』라는 제목에서 피로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먹고사는 것도 너무 바쁜데 심리학까지 공부해야 하는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먼저 읽은 사람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심리학”의 눈으로 보면 한층 쉬워질 수 있을 듯하다. 한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왜 그러는 걸까요?” 그 자체를 들여다보게 하는 느낌이랄까. 엄마의 생각(생각이라 쓰지만, 사실은 엄마의 입장이 덧씌워진 편견) 덜어내고, 세상의 프레임 덜어내고 순수히 내 아이의 마음을 보게 하는 그런 책이었다.
『우리 아이를 위한 첫 심리학 공부』는 '멈추어 바라보기', '부모와 자녀로부터 독립하기', '아름다운 거리 유지하기', '자녀와 더불어 성장하기', '행복한 삶 완성하기'를 주제로 '문제'로 인식되어온 아이들의 행동과 심리를 풀어낸다. 담담한 어투로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부모를 위한 심리가이드'로 집중력을 끌어가고, '실전연습'으로 가정에서 적용할 팁들을 마구 방출한다. 각 파트의 이야기가 다소 짧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지만,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해 잘 짚고, 잘 풀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훗날 저 5가지의 주제가 제목이 되어, 더 깊은 내용의 다섯 권의 책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더라.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부분은 '자녀와 더불어 성장하기'였다. 사실 나는 주변에도 아이에게도 “나도 이제 엄마 된 지 7살이라 서투르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그 안에는 내가 아이와 함께 한 살씩 먹으며 자라고 있음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읽는 내내 “나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것을 되새기는 느낌이었다. 특히 '관찰학습 효과'에 나온 한마디, “아이가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고 관찰학습이 이뤄지길 원하시나요? 그렇다면 지금 하는 일을 진심으로 즐겨보세요”라는 문장이 마음에 깊이 닿았다. 맛있는 것도 못 해주고, 부지런히 키우지도 못하지만, 딱 하나 “내가 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하라고 하지 말자”는 반드시 지키려 노력했는데, 나는 그저 노력만 했을 뿐, 온전히 즐기지 못했구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고, 조금만 바꾸면 훨씬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들기도 했다.
사실 『우리 아이를 위한 첫 심리학 공부』를 받아들고 둘러보면서 “걱정은 비우고 확신으로 채우는 육아 필독서”라는 말이 좀 과한 것은 아닌가 생각했었다. 다소 짧은 분량들에 과연 확신을 채울 수 있으려나 의심하기도 했고. 그런데 내게 닿은 문장 하나를 만난 순간, “아! 우리 아이를 두고 나는 이런 걱정을 하듯, 다른 집은 다른 문장에서 느낌표를 얻겠구나”하고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각 주제로 한층 깊어진 책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이 책은 『우리 아이를 위한 첫 심리학 공부』이고, 두 번째, 세번째를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