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멍멍 개를 보라, 냥?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99
데이비드 라로셀 지음, 마이크 우누트카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 고양이를 보라, 멍?』만 소문내고 자려고 했으나, 궁금증에 큰일 날(?)분들이 계실까 봐 졸음을 무릅쓰고, 『저 멍멍개를 보라, 냥?』도 소문내고 자기로 했다. 앞서 소개한 『저 고양이를 보라, 멍?』도 무척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저 멍멍개를 보라, 냥?』이 조금 더 입체적인 감상이 가능하니, 부디 두 권 다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린다. (우리 꼬마는 『저 고양이를 보라, 멍?』가 더 재미있다고 한다.)

 

『저 멍멍개를 보라, 냥?』은 앞서 『저 고양이를 보라, 멍?』에 등장했던 파란 고양이가 주인공! 그런데 우리의 책이 이번에는 멍멍이를 찾는다. 하지만 당찬 고양이는 멍멍이와는 달리 인사를 건네고, 왜 자신이 나왔는지를 소개하기 시작한다. 능청스러운 말투로 연기해주었더니 우리 딸이 말하길 “어머, 너무 얄밉다”라고 하더라(깔깔). 딸이 읽을 차례에서는 나보다 더 능청스럽게 연기하는데, 보기만 해도 웃겨서 숨이 넘어갈 뻔했다. 고양이는 책이 시키는 대로 하긴 하는데, 자기 스타일대로 바꾸어서 한다. 

 

앞에서 소개했던 『저 고양이를 보라, 멍?』에서 멍멍이가 다소 수동적이었다면, 『저 멍멍개를 보라, 냥?』은 꽤 능동적인 부분이 무척 재미있다. 또 고양이와 강아지가 가진 특성들이 대조되어 더욱 웃음 넘친다. 우리 아이는 고양이가 수영하기 싫어 난리 치는 장면에서 깔깔 웃으며 “아이고 물 좀 봐~”라며 이야기에 풍덩 빠져들었다. 나는 고양이가 양을 나무 위에 올리는 장면이 제일 웃겼다. 오랫동안 “타인의 처지를 이해하는 이야기”로 사용되었던 두루미 이야기가 이제는 바톤터치를 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더라. 『저 멍멍개를 보라, 냥?』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뜻하지 않게 나무 위에 올려진 양의 이야기여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짝꿍 책이다 보니 『저 멍멍개를 보라, 냥?』과 『저 고양이를 보라, 멍?』이 비슷한 느낌이라 지겹지는 않나 생각하신다면, 절대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다. 두 이야기는 같은 구조를 가졌지만, 너무나 다른 성향의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고, 완전히 다른 방향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각각의 매력이 넘쳐난다. 

 

일러스트 역시 『저 멍멍개를 보라, 냥?』만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저 고양이를 보라, 멍?』보다 조금 다양하게 등장하는 소품(?)과 고양이, 강아지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일러스트들이 스토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우리 아이는 두 권의 책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두 책 모두 이야기 끝에 상대방이 등장하고, 매일 그렇게 일상을 반복하며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 같다며 말이다. 그 말을 들으며 그림책은 이렇게 평생, 아이에게 상상력과 즐거움을 주며 함께 하는 친구가 되어주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내가 마흔이 다 되도록 그림책과 절친인 것처럼 말이다. 『저 멍멍개를 보라, 냥?』과 『저 고양이를 보라, 멍?』은 딱 그런 그림책이다. 엄청나게 특별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고 기발하고, 피식 웃음이 나는 일상 같은 이야기. 

 

아이가 그림책과 오래 친구가 되길 바란다면, 꼭 『저 멍멍개를 보라, 냥?』과 『저 고양이를 보라, 멍?』 같은 그림책을 들려주길 추천해 드린다. 분명히 이 책을 만나는 모든 아이는 웃고, 상상하며 책과 친구가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