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면 줄수록
마시 캠벨 지음, 프란체스카 산나 그림, 김지은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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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1학년이 되어도 부지런히 그림책을 읽는 나에게 종종 사람들이 묻는다. 그림책은 몇 살까지 읽을 거냐고. 그럴 땐 그저 웃지만, 속으로는 “평생이요!”라고 대답하고 있다. 내가 학생일 때에도, 아가씨일 때도 부지런히 그림책을 읽어온 나는, 우리 아이도 평생 그렇게 그림책이라는 친구를 곁에 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 왜 그렇게 그림책이 좋냐고 묻는 이도 있겠지? 그 대답은 창비의 신간, 『사랑을 주면 줄수록』이 대신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랑을 주면 줄수록』은 마시 캠벨, 프렌체스카 산나 작가님의 그림책으로 가족의 사랑, 길게 이어지는 사랑의 참 의미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느 가족이 도토리나무와 함께 성장해온 일대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이 책은 우리 모두의 가족, 우리 모두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먼저 『사랑을 주면 줄수록』의 일러스트를 천천히 감상해보자. 나는 그림책의 표지를 오래도록 관찰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이 책은 표지만으로 엄청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 좋았다. 앞표지를 보면 여자아이와 할머니가 자세를 낮춘 채 작은 묘목에 물을 준다. 그 안으로 뿌리가 반짝반짝하는 것을 보니, 아이의 사랑이 잘 전달되는 모양이다. 아이와 그림을 먼저 감상하는데, 할머니와 마주 보는 아이의 모습에서 자신의 추억을, 계절이 바뀌고 나무가 자라는 모습에서 “사람처럼 쑥쑥 잘 크는구나”라며 변하는 모습들을 관찰했다. 

 

거의 같은 구도로 그려진 일러스트지만, 그 안에서 자리가 달라진 사람들, 자라는 나무, 변하는 풍경들을 보다 보니 새로운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기분이 들더라. 아이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는지, 나중에 자신의 딸과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말해 엄마의 코를 빨갛게 만들었다. 아이의 코가 빨개진 포인트는, 할머니와의 이별. 비가 쏟아지는 장면을 보며 아이는 상상도 하기 싫다고 엉엉 울었다. 

 

이윽고 숲을 이루게 된 장면에서는,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이 들었다. 작은 도토리가 자라 결국 숲을 이루듯, 우리의 사랑도 작은 씨앗으로 시작해 점점 자라는구나 하고 말이다. 우리 아이도 작은 씨앗으로 시작해 자신만의 숲을 이루어가겠는지 생각하니, 더욱 벅찬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감동을 주는 그림책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냐며, 이래서 그림책은 평생의 친구임을 새삼 깨닫기도 했고.

 

일러스트의 감동을 한결 짙게 만들고자 한다면 『사랑을 주면 줄수록』의 텍스트를 천천히 읽어보시길. 우리집에서는 아이와 한 줄씩 번갈아 읽었는데, “두 사람은 행복했어요”가 반복될 때마다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 또 도토리처럼 가족이 성장하는 내용을 읽으며, 우리도 도토리처럼, 또 이 가족처럼- 사랑을, 꿈을 키우는 사람이 되어 온 마음이 든든했다. 

 

『사랑을 주면 줄수록』은 복잡한 구조의 그림책이 아니다. 오히려 반복되는 문장, 비슷한 구도로 그려져 단순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아주 어린 아이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절대 가볍지 않다. 작은 도토리가 숲을 이루듯 거대한 이야기가, 위대한 사랑이 가득 담겨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꼬꼬마부터 어른까지- 그 누구에게라도 큰 의미로 다가올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움켜쥐면 사라지고, 나누면 커진다는 사랑을 온전히 담아놓은 책, 『사랑을 주면 줄수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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