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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왜 그랬지? - 일상적 착각과 습관적 후회에 관한 29가지 생각 실험
미리암 프랭클.매트 워랜 지음, 염지선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9월
평점 :

“오늘따라 시간이 잘 가는 것 같아”, “요즘 들어 부쩍 옛날 생각이 자주 나네….”, “벌써 마흔이네.”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이럴 때 주변 사람들이 당신에게 무엇이라고 말했던가. 또 반대로 이런 말을 하는 주변인에게 당신은 무엇이라고 대답했는가? 날씨나 기분 등을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남자애치고 섬세하네요”, “오늘따라 초콜릿이 당기네”, “나는 숫자에 약해!” 이런 말에는?
어쩌면 위의 말에 조금 더 긍정적인 대답을 했지만, 밑의 말에는 '헛소리'라고 생각한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뇌' 때문이다. 날씨도, 기분도, 헛소리 탓도 아닌 뇌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을 알고 나면, 복잡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한결 가벼워지고, 유쾌하게 바뀌기도 한다. 일상적 착각과 습관적 후회를 29가지 생각실험으로 재미있게 풀어낸 『나 오늘 왜 그랬지?』를 소개한다.
『나 오늘 왜 그랬지?』라는 과학저널리스트인 미리암 플랭클과 언론인 매트 워렌의 공저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 또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편견을 깬다. 반복되는 일상이나 습관이 우리의 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사랑에 빠졌을 때 '현실적이지 못한' 것들이 왜 발생하는지, 우리 몸이 어떻게 감정을 조정하는지, 우리가 왜 광고의 덫에 걸리는지, 왜 다른 사람의 기준에 허덕이며 살아가는지 등을 과학적으로 풀어준다. 그 내용이 무척이나 흥미롭고 유쾌해서, 뇌과학에 대한 선입견마저 바꿀 수 있었다. 그동안은 뇌과학이나 신경과학 등이 어려운 용어와 이론이 가득한 학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나 오늘 왜 그랬지?』를 통해 만난 여러 과학적 견해는 그저 내가 음식을 먹고 수다를 떨 듯,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졌던 것.
책의 전반적이 유용하다 느꼈지만, 『나 오늘 왜 그랬지?』에서 고정관념에 관한 내용이 가장 유익했다. 고정관념이 명확하고 직접적인 방식의 상처를 주는 일이라는 작가의 말에 내가 가졌던 고정관념이 반성 되기도 했고, 나의 판단으로 나에게도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우려의 마음도 들었다.
다소 어려울 수도 있으리라는 걱정으로 시작했지만, 『나 오늘 왜 그랬지?』는 나에게 새로운 지식과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또 우리의 의식과 사고는 늘 진화하고 변화하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였기에, 앞으로는 그것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노력하게 되리라 다짐해본다.
작가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머리가 부서질 듯 아픈 고민은 뇌의 탓이라고 살짝 미뤄보려고 한다. (긍정적인 생각은 나의 덕분이라고 생각해보고). 물론 나와 나의 뇌는 다른 존재가 아니지만, 그로 인해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는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우리 의식과 생각에 관련한 유쾌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