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믿는 일 -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도록
최원석 지음 / 마음시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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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연이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생각했다. 진정한 만남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해야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말과 글을 접하곤 했다. 그러나 나는 이제 그런 말이나 글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에 남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과의 인연을 이어가려고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p.61) 

 

 

나는 거의 매일 책을 읽는다. 모닝커피와 함께 책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여력이 있을 때마다 읽고, 아이가 잠든 후에도 두 시간가량 읽는다. 한 지인은 '전업 독서가'라는 애칭(!)을 붙여줄 만큼 책은 나에게 일상이다. 그렇다 보니 시간대에 따라 장르를 나눠 읽는 편이다. 머리가 맑은 아침에는 자기계발서나 육아서 등을, 밤에는 재미있는 책(문학)을 읽는다. 낮에는 뭘 읽냐고? 말해 뭐해, 에세이지!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는 등 바쁘게 보내는 시간대에 읽는 에세이는 마치 라디오처럼, 친구와의 수다처럼 위로와 응원이 된다. 이번 주 내가 만났던 사람 사는 이야기는 일명 최초딩, 최원석 작가의 『내 마음을 믿는 일』이다. 

 

생각해보니 작가님을 안 것이 꽤 된 것 같다. 나 역시 그가 'OO동네'에 있을 때 운영하던 계정의 팔로워였고, 그의 아버지 소식을 읽으며 나도 눈물 꽤 훔쳤으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두 번째 에세이, 『내 마음을 믿는 일』의 표지를 가만히 바라보는데, 그가 넘었어야 할 슬픔의 시간과 스스로의 마음을 믿고자 걸어온 길이 절대 쉽지는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는 어쩌면 쉽지 않았기에 더 단단해졌을 마음을 고스란히 느꼈다. 

 

『내 마음을 믿는 일』은 술술 읽히는 책이다. 어려운 단어도 전혀 없고, 호흡이 긴 문장도 전혀 없다. 정말 라디오라도 듣듯 일상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이어간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편안함에서 위로가 느껴지더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를, 누군가가 공감하고 힘을 내주기를 바랐던 작가의 말 때문이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보통사람'이 하루하루를 부지런하고 촘촘히 이어가는 마음을 많이 느꼈다. 일상에서 느끼는 감사와 깨달음, 지친 날 작은 위로가 되는 소소한 것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깨를 이어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부지런히 먹고 사는 '보통'의 하루들. 이미 여러모로 보통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그가 『내 마음을 믿는 일』에 기록해둔 그의 '똑같고도 다른 날들'은 나의 '그런 날'들을 돌아보게 했다. 

 

『내 마음을 믿는 일』을 읽으며 두어 번 울었다.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외롭고 힘들어하시는 어머니를 혼자 두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킬 수 있다면, 체면치레 따위 필요 없었다”(P.178)를 읽으면서는 꽤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우리는 체면을 차리기 위해, 혹은 '중요하다고 착각한 것'을 지키기 위해 정작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지 못하는 순간을 경험하곤 한다. 나 역시 욕심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다 넘어지고 나서야 멈추지 않았던가. 욕심에 현혹되어 흘려버린 소중한 것들을 후회한들 소용없음을 알면서도 나는 후회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중한 것들, 지켜야 할 것들이 생기고, 또 사라지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 채. 

 

『내 마음을 믿는 일』은 여리고 약한 나를 인정하는 것이라 했다. 나를 살펴주고 보듬어주는 일이라 했다. 맞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하면 그 무엇도 채울 수 없다. 내가 내 마음을 안아주지 못하면, 나는 그 누구도 안아줄 수 없는 사람이 된다. 그의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진짜 사랑하는 법'에 대해 생각했고, 소중한 이들을 더 사랑하는 방법도 전혀 다르지 않음을 생각했다. 

 

『내 마음을 믿는 일』은, 나를 소중한 이들을- 더 사랑하게 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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