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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 줄줄 티라뇽 씨 - 2023 볼로냐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쉘프 선정 도서
퉁옌 지음, 류페이페이.창보원 그림, 류희정 옮김 / 현암주니어 / 2023년 9월
평점 :

아이와 『콧물 줄줄 티라뇽 씨』를 읽고 있다고 인별그램 스토리에 올리자마자 표지만 봐도 너무 재미있다며 “믿고 보는 마곰이네 그림책, 당장 리뷰를 내놓아라”라는 친구들의 성화가 빗발쳤다. 훗, 다들 재미있는 건 기가 막히게 알아본다니까. 일러스트부터 스토리까지, 우리 꼬마가 별 다섯 개가 부족하다고 특별점수도 줘야 한다고 말한 『콧물 줄줄 티라뇽 씨』를 소개한다.
『콧물 줄줄 티라뇽 씨』는 대만 신의 아동문학상 그림책 창작부문 대상, 어메이징 북쉘프 선정도서, 20203년 볼로냐 라가치상 등 이미 세계적으로 굵직한 '메달'을 수여한 그림책! 하지만 『콧물 줄줄 티라뇽 씨』이 수여한 메달은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의 티라뇽 씨는 황금 헬멧 상, 황금 수도꼭지상, 황금 소방관상 등 수많은 상을 받은 '능력자'란 말씀! 처음엔 우리 티라뇽 씨는 불 쪽으로 유명했지만, '불의의 감기'로 인해 볼 대신 콧물이 줄줄 나오게 되고, 더이상 불 뿜는 역할을 할 수 없어 좌절하고 만다. 침울한 시간을 보내던 티라뇽 씨는 우연한 기회에 콧물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새로운 직업까지 얻게 된다.
어른들이 보기에도 너무 귀여운 『콧물 줄줄 티라뇽 씨』가 아이들에게는 더욱 친숙하고 귀여울 터. 더구나 공룡, 콧물이라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더러운 소재'다 보니 그 자체로 웃음 포인트! (실제 우리 아이는 '방귀 뿡뿡 티라뇽 씨' 등의 속편(?)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티라뇽 씨 직업을 풍력발전가로 바꾼다나 뭐라나) 일러스트는 또 얼마나 재미있는지! 일단 거의 모든 페이지에서 티라뇽은 콧물을 줄줄 흘린다. 아니, 공룡 중에 제일 강력한 라인이 티라노 아니었나? 어설퍼서 더 웃긴 우리의 티라뇽이다. 그뿐인가 비둘기가 밀크티도 마시고 생쥐는 모던룩으로 멋을 냈다. 티라뇽을 관찰하는 재미도, 깨알같이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도 가득하다. 심지어 속지까지 재미있으니 어느 한 페이지도 놓치지 말고 천천히 일러스트를 감상할 것! 휘리릭 읽어버리기엔 『콧물 줄줄 티라뇽 씨』는 깨알 같은 재미가 너무 많다.
근데 만약 재미있고 끝나기만 했다면 이 정도 사랑받는 그림책이 되지는 못했을 거다. 재미있는 그림책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콧물 줄줄 티라뇽 씨』는 재미에 감동도 더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넘어지는 날도 당연히 있고, 장단점이 서로 자리를 바꾸는 날도 있다. 우리 아이들도 하루하루 성장하며 그런 순간을 여러 번 겪게 될 터. 그럴 때 좌절하고 주저앉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다른 용기를 꺼내쓸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그게 더 멋진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고 티라뇽이 소곤소곤 가르쳐준다. 그저 재미있게 『콧물 줄줄 티라뇽 씨』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면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우리 집 꼬마도 『콧물 줄줄 티라뇽 씨』를 읽는 내내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응원하기도 하며 심취하더니 “엄마, 나도 잘하는 게 한두 개는 있겠지?”라며 씩 웃더라. 우리 집 꼬마도, 다른 모든 아이도 저마다 반짝이는 달란트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의 다양한 장점을 말해주는 대신 “그럼! 한 세 개쯤은 있을걸!”하고 같이 웃어주었다.
『콧물 줄줄 티라뇽 씨』를 알차게 즐기는 세 가지 포인트!
1. 여기저기 등장하는 동물들을 찾아보기. (티라뇽 씨 콧물도 몇 방울인지 세려 보기)
2. 티라뇽 씨처럼 마음 같지 않아서 슬펐던 일, 생각보다 잘 풀려서 기뻤던 일 이야기해보기
3. 방귀 뿡뿡이나 똥 뿌지직 등 기발한 상상력으로 티라뇽 씨의 직업을 또! 바꿔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