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 로빈의 그림책장
로빈 제이콥스 지음, 닉 네베스 그림 / 안녕로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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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가 그렇겠지만 우리 아이는 장래희망이 참 많다. 가장 오래, 지속적으로 말하는 것은 “지구를 지키는 사람”이지만 “지구에 도움 되는 물건을 만드는 디자이너”나 “모든 가족이 같이 살 수 있는 건강한 집을 만드는 사람” 등에도 관심이 많다. (그저 “웃긴 공연하는 사람”인 줄 알았던 이모는 디자이너, 삼촌은 건축가라는 사실에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 세상의 다양한 직업에 관심이 많은데, 그 카테고리가 친환경에서 벗어나지 않는 아이, 그런 아이의 호기심을 가득 채워 준 책,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다.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는 안녕로빈 출판사의 신간 그림책으로, 집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모든 장면을 만나볼 수 있는 책. 집을 지을 것도 아니고, 건축에 관심도 없다고? 일단 이 책을 만나보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갈 테다. 관심 없던 사람도 건축에 관심을 끌게 만드는 매력 요소가 가득한 책이니 말이다. 

 

일단 일러스트. 다채로운 컬러와 패턴은 물론, 여러 기법을 만날 수 있어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가 뛰어나다. 수십 가지 패턴을 한 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도 산만하거나 지저분한 느낌 없이 다채롭고 재미있는 느낌이 가득한 것. 정교한 건물이나 설계도, 중장비 차량, 건설 도구 등도 무척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러스트를 감상하게 된다. 또 모든 페이지에 등장하는 에코 씨네 가족을 찾아보는 것도 숨은 재미. 그들 가족은 정말 깨알같이 여기저기 등장하는데 표정도 자세도 각각 달라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일러스트를 즐길 수 있다.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는 내용 면에서도 무척 유익하다. 여러 형태의 집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집을 짓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기도 해 건축에 관심이 많은 아이도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흥미롭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또 친환경에 대한 정보도 무척 다양하게 얻을 수 있어 우리아이의 호기심을 충족해주었다. 

 

대부분이 아파트에 사는 나라이기도 하고, 뭐든 “빨리빨리” 만들어지는 나라다 보니 사실 아이들이 집이 천천히 지어지는 과정을 구경하기 참 어렵다. 그렇다 보니 우리도 지난해 내내 집 앞에 학교가 지어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관찰'했던 것. 이 책을 읽으며 집이 지어지는 과정, 친환경적인 설계 등을 배우기도 하고, '느리게 제대로'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의 독후활동으로 안녕로빈에서 주신 '내가 원하는 집'을 아이는 오래도록 신중히 고민했다. 원래 '모든 가족이 같이 사는 건강한 집'을 짓는 걸 희망했던 터라 뚝딱해낼 줄 알았는데 고민이 길기에 물으니 “친환경도 해야 하니까요” 하며 머릿속에서 새로운 집을 짓기 시작했다. 진짜 좋은 책은 아이를 상상하게 하고 고민하게 한다. 우리 집에서 『에코 씨가 친환경 집을 지어요』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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