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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유태은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때때로 우리는 실제 그 사물이나 공간 자체보다 거기에 연결된 추억을 더 짙게 기억한다. 나 역시 그런 것을 이야기하라면 몇 개쯤은 이야기할 수 있고, 우리 아이도 그렇게 자신의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이번에 아이와 함께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을 읽으면서 또 한 번 사람에게 추억이 얼마나 깊은 행복을 주는지 생각해보게 되었기에, 행복이 피어나는 책,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을 소개한다.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은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되는 등 왕성히 사랑받는 작가, 유태은 작가님의 신간으로 정원이 있는 집에서 자랐던 유년의 추억, 다시 엄마가 되어 아이와 그 추억을 깨닫고 누리는 행복이 가득한 책. 특히 일러스트로 유명한 작가님답게 책 전체의 일러스트가 마치 작품집처럼 아름답다. 아이와 이 책을 감상하신다면 부디 일러스트를 충분히 느끼시길 권해본다. 페이지마다 다채로운 컬러와 여러 식물들, 온 마음이 푸근해지는 표정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꼬마(=작가님)는 그림을 그리고 할아버지는 분재에 물을 주는 페이지를, 아이는 할아버지가 선물한 모란꽃이 있는 페이지를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모든 페이지가 너무 멋진 일러스트로 채워져 있어 “가장 좋은 일러스트”를 뽑기 꽤 어려웠다. 페이지마다 무척 다채로운 색이 사용되고 다양한 식물들이 등장해 그것을 감상하는 매력도 뛰어났지만, 등장인물들의 표정이나 분위기의 부드러움이 온 마음을 반짝이게 하는 기분이었다. 누가 나에게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의 매력을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그림책에서 물을 머금은 햇살이 반짝이는 듯 아름다운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의 일러스트가 햇살이 반짝이는 느낌이라면, 내용은 포근한 목도리를 두른 것 같다. 유년 시절, 할아버지의 정원에서 느낀 사랑을 자신의 딸아이가 반복하여 느끼는 내용을 읽으며 우리 아빠가 나에게 준 사랑을 우리 아이가 누리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마 모든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며 가족의 사랑을 깊게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할아버지가 보내신 모란꽃 덕분에 할아버지와의 먼 거리가 가깝게 느껴졌다는 표현을 읽으며 물리적인 거리가, 물리적인 공간이나 사물이 결코 사람의 감정을 넘어설 수는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달았다. 작가님 역시 '나의 길'을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어디에 있든 어떤 형태로든 가족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라고 기록해두셨는데, 그런 사랑을 우리 아이도 평생 느낄 수 있게 더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랑이 반짝이는 정원』은 사실 가장 반짝이는 것은 가족의 사랑이고, 우리를 키워내는 것은 온 가족의 응원과 지지임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